10일 의협 선관위 주체 첫 후보 합동설명회 개최
‘의대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저지’ 한 목소리
“의협 중심으로 의료계 목소리 모아야” 처방도 비슷
선제적 정책 제시, 젊은 의사 통합 등도 강조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한 목소리로 “정부의 의료농단을 저지하고, 전공의들을 보호하겠다”고 밝혀 대정부투쟁 강경론에 방점이 찍혔다. 또 “의협이 의사단체의 법정단체로서 대표성을 확고히 하고 의료 정책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10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후보자합동 설명회’가 진행됐다.
지난 3일 후보등록을 마치고 4일 기호 추첨을 통해 후보기호를 받은 김택우, 강희경, 주수호, 이동욱, 최안나 후보들은 각자의 정견과 각오를 발표하고, 준비된 공통질문과 개인질문에 답했다.
최우선 과제 ‘정부 의료농단 저지’ 한 목소리
“사태 해결 자신있다” 적임자 자처
이날 후보들은 모두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저지하고, 의료 사태를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리고 그 과제를 해결할 적임자임을 자처했다.
1번 김택우 후보는 “한번 시작한 의료붕괴는 도미노처럼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국가적인 재앙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정부의 무모한 의료개혁 추진을 막고 의대정원 문제를 풀어가는 데 협회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정견을 발표했다.
또 자신에 대해 “25년간 회무를 떠난 적 없으며 어려운 상황마다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프로비대위원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고 설명하며 “이번에는 ‘프로협회장’이라는 별명으로 여러분과 함께 이 난국을 헤쳐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2번 강희경 후보는 “의협회장 선거는 의료대란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 치러지고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을 회장으로 선출해야 한다”며 “서울대병원·서울의대교수비대위원장으로 한덕수 국무총리부터 여야 국회의원, 병원 노동조합 위원장, 소비자단체 대표까지 다양한 분들을 만나 소통하고 지지를 이끌어 냈던 강희경, 바로 제가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렬 믿고 불통해온 정부가 아집을 꺾고 올바른 시스템 개선을 위해 나서도록 하여, 의사와 국민, 국가가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명예로운 승리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3번 주수호 후보는 “현재 대한민국 의료계는 전례없는 위기 상황으로, 전공의 사퇴와 의대생들은 휴학으로 당장 내년부터 새로운 의사도 전문의도 나오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확정적”이라며 “백천간두 같은 대한민국 위기에서 구하는 일에 그 어느 때보다 의협의 강력한 리더십과 능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과 같이 엄중한 시기에는 직무에 적응할 시간이 없이 곧바로 회무에 뛰어들 수 있는 준비된 사람이 회장을 해야 한다. 나는 준비되어 있다”라 선언했다.
4번 이동욱 후보는 “전공의, 의대생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잃어버렸고, 교수도, 개원의도 의사 악마화 갈라치기와 현 사태의 장기화로 많이 지쳐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은 “의대증원 의료대란사태에서 말보다 행동해 온 후보”라며 “투쟁만 하는 사람이라는 오해도 있지만 지난 6년간 경기도의사회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압도적 지지로 재선 성공한, 투쟁력과 회무능력이 모두 검증된 후보”라고 자평했다.
5번 최안나 후보는 “모두 뭉쳐 우리 전공의들을 처단하겠다고 한 자를 잡아 처단해야 하는 상황에 회장 선거에 참여하고 있는 제 마음이 참담하다”며 “지난 6개월 대변인으로서 활동하며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도 보이지만 제대로 일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회원들께서 저를 회장으로 믿어주신다면 반드시 성과를 보이고 그 결과를 책임지겠다. 그동안 정부가 날린 수많은 어음을 모두 현금으로 받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의협 대표성 다시 찾아야” 강한 의협 강조
국민 설득 등 방법론에는 차이 보여
의협의 위상을 강하게 하고, 정부와 맞설 수 있도록 의료계의 대표성을 되찾아야 한다는 처방도 공통적이었다. 의료계가 의협을 중심으로 단일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주 후보는 “대한민국 의사들의 유일한 법정단체인 의협을 감히 외부에서 의사단체 중 하나로 여기는 지금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시군구의사회를 통해서만 개원할 수 있도록 하고, 봉직의들의 노조화를 협회 차원에서 지원해 의사들의 조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안을 소개했다.
이 후보는 “경기도의사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민원고충처리센터와 전공의 멘토-멘티 제도를 협회 차원에서 전국으로 확대해 회원들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법정단체 여부를 떠나서, 전 회원의 지지를 받고 전 직역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의료계 대표단체로 의협을 만들어내겠다”며 “내부 집안 싸움에 매몰되지 않고 혁신적이고 도발적인 정책으로 의협이 앞으로 나가게 해서, 국민이 의협을 통해 의료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김 후보는 “비대위 시절 의협의 대표성 논란과 다른 직역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가장 가슴 아팠다”며 “전공의들을 상임이사직에 임명하고 의대생에게 준회원 자격을 부여하는 등 젊은 의사들을 아우르도록 체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강 후보는 “꼭 추진하고 싶은 것이 의협을 진정한 의사 대표단체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라며 “이익단체로서의 기능은 개원의협의회 등 각 직역의 세부단체로 이양하고 의협은 그 연맹으로서 정책 마련 및 체계적인 홍보와 소통, 유관단체와의 돈독한 협력관계 구축에 집중하도록 할 것”을 제언했다.
대정부 투쟁 기조, 의료 개혁에 지지를 보내는 국민 설득 등의 방법론에서는 비슷한 듯 다른 입장을 보였다.
김택우 후보와 강희경 후보는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소통하겠다고 답변했다. 김 후보는 “의사는 데이터에 의해 환자를 치료하는 의과학자”라며 “의료정책연구 용역 등을 통해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해 국민들 설득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그 데이터를 모으고 연구용역을 부탁하는 일을 내가 했다”며 “의료체계를 개선하면 증원이 필요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만큼 이를 기반으로 국민을 설득하면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피력했다. 또 “쟁점이 되는 문제들은 유튜브 등을 통한 국민대토론회 등으로 공개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자”고도 제안했다.
이동욱 후보와 최안나 후보는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최 후보는 “국민들도 해외와 비교해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이 얼마나 뛰어난지 안다”며 “국민들에게 우리 의료가 어떻게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지 이해시키고 그에 맞게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도 “의사들이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데 정부의 갈라치기와 대국민 선동으로 서로 멀어져 있다”며 “의사와 국민의 이해관계가 다르지 않고, 국민과 진정성을 가지고 소통할 때 여론이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수호 후보는 의견을 달리했다. 소통과 설득 이전에 지금은 크게 목소리를 낼 때라는 것이다. 주 후보는 “이런 말하면 욕을 먹겠지만, 우리가 국민들의 입장에서 말하지 않아서 안 듣는 게 아니라 국민들은 그냥 이 제도가 좋은 것”이라며 “국민들은 이성적인 말보다 정치인이나 시민단체의 감성적인 목소리에 더 끌린다. 왜 의사들이 들고 일어났는지 귀담아듣겠다는 자세를 갖출 때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의협회장 선거 후보들은 오늘 정견발표회를 시작으로 17일 부산시의사회, 19일 대구시⋅경북도의사회, 20일 여자의사회, 21일 서울시의사회, 23일 의협 출입기자단 주최 합동설명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 서울시醫, 21일 의협 회장 후보자 토론회 개최
- 의협 회장 선거 공정성 논란…비대위, 박단 의견만 옹호
- 김택우 “사직 전공의의 아버지로서 간절함 남달라”
- 기호 확정된 의협회장 후보들, 누가 어떤 공약했나?
- 내년 의정갈등 ‘방향키’ 쥐는 차기의협 회장, 후보들 성향은?
- 의협, 4일 회장선거 후보자 정견발표회 개최
- 박형욱 號, 한 달 ‘한 것 없다’ vs ‘단일화로 충분’ 평가 엇갈려
- “이대로는 큰일” 의협후보들 ,정부 전공의·의대 해결 촉구
- 野 토론회 두고 의협 비대위와 강희경 교수 또 한번 마찰음
- “의료사태, 국회 나선다” 교육⋅복지위원장 의협 찾아
- 의협회장 후보 5인 5색 의대모집 해법 눈길
- 의협 중앙선관위, 의협회장 선거 ‘적극 참여’ 당부
- [신년특집] ‘폭풍우 속’ 2024년 의협 2025년 향배는?
- 제43대 의협회장 선거 김택우, 주수호 결선 진출
- 결선 오르는 金⋅朱, “내가 당선 후 가장 첫 번째 할 일은...”
- 제43대 의협 회장에 김택우 당선
- 의협 김택우 신임회장 "전공의 수련⋅입영 특례만으로 복귀 안 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