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전협 박단 비대위원장 SNS로 강희경 교수 저격
선거규정 위반 논란에 비대위 "강 교수 지속적으로 박 위원 비방"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차기 의협회장 선거를 한달 앞두고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박단 비대위원이 자신의 SNS에 특정 후보를 저격한 데 이어, 비대위가 이를 감싸는 듯한 입장문을 낸 것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의료가 엉망진창이 될 때까지 서울의대 교수들은 무엇을 했느냐”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강희경 비상대책위원장을 저격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전공의를 구속하겠다고, 처단하겠다고 할 때 강희경 당신은 교수로서 뭘 했나. 권력에 맞서본 적은 있나. 당신은 거리로 나갔나. 하겠다던 사직은 했나. 대통령실 사회수석에게 머리 조아리고 전공의에게 부모 운운하며 패륜을 일삼은 것 외에 무엇을 했나”라고 격앙된 어조로 강 교수를 비난했다.
이어 “계엄령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역사적 사건 앞에서 이러한 소모적 논쟁을 하고 있자니 울화가 치민다"며 "의협 회장이 도대체 무엇인지 그 자리가 그리 탐나나 보다. 서울의대 교수들은 이런 자를 대표로 앉혀놓고 부끄럽지도 않은가”라고 성토했다.
문제는 현재 강희경 교수가 의협 차기 회장 보궐선거 후보로서 선거기간 중이며, 박단 비대위원장은 회장 공석 기간 의협의 방향키를 잡고있는 의협 비대위 소속 위원이라는 점이다. 비대위원이 선거기간 중 특정 후보를 공식적으로 비난한 셈이 된다.
의협 선거관리규정 제4조(공정의무)에 따르면, '각 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장 및 위원, 협회 및 산하단체 기타 협회 관련 조직에 소속된 임·직원은 선거 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일체의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르면 박단 위원의 행동은 선거 규정을 어긴 행위로, 경우에 따라서는 비대위의 선거 공정성 논란으로 확대될 수 있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앞서 지난 2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무슨 염치인지. 권력 앞에 굴복하거나, 후배 협박을 일삼거나, 분별없이 임을 추종하거나, 그리고 차마 지지할 수 없는”이라고 후보들을 평가하는 듯한 글을 남겨 논란이 된 바 있다.
의협 선관위, 비대위 측에 공문 발송
비대위 입장문에 강 후보 측 “근거 없다”
관련하여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의협 비대위 측에 '선거개입' 관련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의협 비대위는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비대위의 공정성 논란을 부정했다. 선관위로부터 받은 공문 역시 “비대위의 선거중립에 관한 일반적인 내용으로 특정 비대위원에 관한 사항이 아니다”고 답했다. 한마디로 박단 위원의 행동을 지적한 경고성 공문이 아니었다는 해명이다.
또 “특정 후보와 박단 위원 글의 내용적 적절성과 책임은 두 개인의 문제일 뿐 비대위의 공식적 입장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강 후보가 단체대화방 등을 통해 박단 대표를 지속적으로 비난해 왔다”며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비대위원이 특정 후보를 비난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으나,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무기대등의 원칙에 따라 특정 비대위원도 특정 후보를 비난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박 위원을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비대위가 근거로 든 것은 8일자 한 매체의 보도다. 해당 보도 내용은 ‘강희경 의협회장 후보은 7일 의사 단체 대화방에서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을 직격하며 "박단이 무슨 활동을 했는지? 정책을 제안했나? 전공의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하고 국민들을 설득했나?"라며 "무슨 일을 했는지 알려주시면 답변하겠다"고 날을 세웠다’이다.
이 같은 비대위 입장문에 발표에 강희경 후보 측은 즉각 반발했다. 강 후보 캠프는 “해당 대화방에서 선배 의사께서 박단 위원의 역할 혹은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개인 관계가 어떤지 등을 물어보시기에 이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되묻는 과정에서 나온 말을 기사화 한 것”이라고 밝히며 “‘날을 세웠다’는 표현은 기자의 해석으로 후보 의사와는 관련 없으며, 지속적으로 박 대표를 비난했다는 비대위의 입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강 후보는 박단 위원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대해 “서울의대 교수들이 언급되어 교수님들께 송구하다”며 “박단선생의 활동을 팔로우 하지 않았기에 몰라서 한 질문인데 비난으로 받아들이다니, 이 젊은이가 많이 힘든가보다 싶어 안타깝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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