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회장 불신임 가결…비대위 구성, 13일 비대위원장 선출
의협 대의원회, 10일 회장 불신임안 및 비대위 구성안 상정
비대위와 전공의 소통과 협의 통해 여야의정협의체 참여 여부 결정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노환규 전 의협 회장 이후 또 다시 임현택 회장이 탄핵 되면서 의료계는 연말까지 비대위 체제로 운영된다. 다만, 연말까지 보궐선거를 통해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설 때까지다.
비대위 구성과 새로운 집행부 출범으로 의대증원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10일 의협 지하 대강당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임총은 임현택 회장 불신임안과 의료농단 저지 및 의료 정상화를 위한 의협 비대위 구성안이 상정됐다.
전면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임총은 재적대의원 246명 중 224명이 참석해 의협 정관에서 규정하는 불신임안 의결을 위한 재적 대의원 2/3 이상 참석 요건을 충족했다.
임총 결과, 재적 대의원 224명 중 불신임 170명(75.89%), 반대 50명, 기권 4명으로 의결 정족수를 훨씬 넘겨 압도적 찬성으로 임현택 회장이 탄핵 됐다.
그리고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재투표 해프팅까지 벌어진 비대위 구성은 찬성 106표, 반대 63표로 가결됐다.
이번 임총에서 임 회장은 신상발언을 통해 임시총회가 열리게 된 것에 회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다며, 이 자리에 서게 된 것 자체가 무거운 마음을 넘어 참담하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회장으로서 기대를 온전히 충족하지 못한 부족함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며 “불신임안에 담긴 사유 하나하나가 비수로 가슴을 찌르는 듯 하다”고 대의원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했다.
이어 “의대증원 저지와 의료악법 폐기, 수가 정상화 싸움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전공의와 의대생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그들의 희생과 헌신을 잘 보듬어주지 못한 점은 큰 실책”이라며 “회장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깊이 반성한다.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개인적인 경솔한 언행으로 누를 끼친 점은 참으로 부끄럽다며, 회장으로서 의협의 위상을 지켜야 했지만 전공의 지원금 관련 허위사실 유포에 분노해 감정적으로 대응했다고 자아 비판했다.
임 회장은 “모든 SNS 계정을 삭제했으며, 앞으로도 어떠한 경우에도 회장의 품위를 지키겠다”며 “오늘 불신임 사태가 의료계 내부의 갈등과 분열과 이어져서는 안된다. 의료계가 갈등으로 스스로를 소모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사적인 자리를 포함해 어떤 상황에서도 언행에 주의하며, SNS 등 논란이 생길 수 있는 발언과 행동을 하지 않겠다며, 앞으로 회무 진행 사항을 소상히 밝히며 투명하고 소통할 수 있는 집행부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또 인적 쇄신을 통해 기존과 다른 새로운 집행부의 모습을 보여 회원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주어진 사명을 끝까지 완수할 수 있도록 집행부에 마직막으로 힘을 모아달라고 읍소했다.
임 회장의 신상발언에도 불구하고 대의원들은 임 회장이 더 이상 회장으로 회무를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불신임안을 의결했다. 임 회장이 탄핵 되면서 의협은 60일 이내 차기 의협 회장 보궐선거를 진행해야 한다.
대의원 224명 중 170명이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불신임이 가결되면서 의협은 앞으로 탄핵 정국이 지속될 예정이다.
비대위 구성도 찬성 106표, 반대 63표로 가결됐으며, 대의원회는 13일까지 비대위원장을 선출하고, 비대위원장은 보궐선거에서 차기 회장이 당선될 때가지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이번 임 회장의 탄핵과 비대위 구성, 보궐선거에 따른 새로운 회장 선출은 11일 출범하는 여야의정협의체 향방에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의대증원 사태 해결의 키맨인 사직 전공의들의 입장 변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대위원장은 그간 임 회장이 사퇴할 경우 의대증원 사태 해결을 위한 새로운 기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임 회장은 지난 5월 제42대 회장으로 취임했지만, 그동안 선명성을 위해 SNS 등을 이용한 도가 넘는 발언들을 쏟아 내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특히 서울시의사회 최주현 홍보이사의 전공의 지원금 4억원 슈킹 게시물 고발과 함께 5만원권 현금 1억원 합의금 요구가 알려지면서 임 회장 탄핵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김교웅 대의원회 의장은 임총 이후 브리핑을 통해 연말까지 보궐선거를 통해 새로운 집행부를 출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비대위원장 선출은 13일 진행할 것"이라며 "비대위 활동은 보궐선거에 당선되는 차기 회장 선출 때까지"라고 설명했다.
또 비대위는 전공의가 참여하는 형태로 구성돼 전공의와 협의를 통해 여야의정협의체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대위에서 전공의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게 되면 의대증원 등의 문제들은 부수적으로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비대위와 차기 집행부, 전공의 간 소통과 협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