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존제약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 유력…연내 허가 기대감
지난 5년간 허가된 국산신약 7개…차기 후보는?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올해 상반기 국산 신약 37호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가 승인을 받은 가운데 연중 38호가 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비보존제약의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오피란제린)'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어나프라는 수술 후 통증에 사용되는 비마약성 진통제다. 지난해 임상3상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회사가 품목허가 심사를 신청한 시점이 지난해 11월이고, 통상 허가까지 1년 여가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중 허가가 날 가능성도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비보존제약이 허가를 신청한 어나프라의 적응증은 수술 후 통증을 포함한 중등도~중증의 급성통증이다.
약은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에 직접 작용해 통증을 완화하는 기전을 가졌다.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세로토닌 수용체 2A와 글라이신 수송체 2형을 동시에 억제해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 다중-타깃 억제에 의한 시너지 효과로 진통 효과와 안정성을 높였다.
어나프라는 수술 후 통증 환자 2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내 임상3상에서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
임상3상 1차 목표점인 투여 개시 후 12시간 통증강도차이합(SPID 12)에서 어나프라군은 위약군 대비 평균 35% 높은 통증 감소 효과를 보여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p=0.0047).
펜타닐 등 부작용 큰 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가 대체재 될까
현재 수술 후 통증, 신경병증성 통증 등 중증 통증 환자에는 펜타닐 등 오피오이드 계열 마약성 진통제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마약성 진통제는 중독성이 심해 오남용으로 인한 문제가 크지만 대체제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중독성이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100배에 이르는 펜타닐로 인한 문제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펜타닐로 인한 미국 내 사망자는 최근 6년간 21만명에 달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마약성 패치제 초과 사용 현황'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755명이 펜타닐 패치를 연간 사용 한도를 초과해 처방 받았다. 같은 기간 마약성 진통제 부프레노르핀 패치를 초과 처방 받은 환자도 4893명에 달했다.
다행히 올해 6월부터 펜타닐 처방 시 지난 1년간의 투약내역 확인이 의무화 되면서 과다·중복 처방 등 오남용 사례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를 대체할 비마약성 진통제가 없다는 점에서 개발이 시급한 상태다.
이에 비보존제약은 어나프라 허가 시 마약성 진통제로부터 각종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혁신 신약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비보존그룹 이두현 회장은 "마약성 진통제가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현실에선 여전히 수술 후 통증 제어를 위해 마약성 진통제가 남용되고 있다"며 "어나프라는 통증 감소 효과도 뛰어나지만 통증 감소에 걸리는 시간도 단축시키기 때문에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록버스터 가능성 높은 차기 국산신약 후보들
글로벌 시장까지 노린다
한편, 지난 5년간 허가된 국산 신약은 총 7개 품목이다.
2021년에는 유한양행의 폐암치료제 렉라자(31호),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32호), 한미약품의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33호), 대웅제약의 위식도역류염 치료제 펙수클루(34호)가 허가를 받았다.
2022년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35호), 대웅제약의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36호)가 허가를 받았으며 올해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위식도역류염 치료제 자큐보(37)호가 허가됐다.
허가된 국산 신약들은 꾸준한 매출을 올리며 회사의 실적 상승을 이끌고 있다.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까지 획득한 유한양행 렉라자는 국내외에서 선전하며 국산 신약 중 연매출 1조원 품목을 노리고 있으며, 대웅제약 펙수클루는 지난 5월 매출 1000억원을 넘겼다.
국산신약 허가를 받은 품목의 경우 그만큼 블록버스터 치료제 등극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차기 국산신약 후보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더구나 차기 국산신약 후보들은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까지 노리고 있어 매출 신장의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어나프라에 이어 차기 후보에 올라 있는 제품은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와 LG화학의 통풍치료제 '티굴릭소스타트'가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2019년 FDA 승인을 받고 2020년 미국에서 '엑스코프리'라는 이름으로 이미 출시됐다.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은 올해 상반기에 이미 1000억원을 돌파했다.
SK바이오팜은 한국, 중국, 일본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세노바메이트의 임상3상을 연내 마무리하고 2025년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티굴릭소스타트 역시 현재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 중으로 2025년 12월까지 종료가 목표다. 회사는 국내뿐만 아니라 FDA에도 통풍 1차 치료제로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