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제약사 5곳, 3분기 매출 대부분 상승…수익성은 엇갈려
유한·녹십자·대웅 주요 품목 약진에 수익성 개선…종근당·한미는 악화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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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국내 상위 제약사의 3분기 매출과 누적 매출이 대부분 상승했다. 상위 5개사가 지난해에 이어 1조원 안팎의 매출에 도달했다.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 기업 중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의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희비가 갈렸다. 자체 개발 신약의 라이선스 수익 및 글로벌 매출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곳이 있는가 하면, R&D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곳도 있었다.

'렉라자' 덕 톡톡히 보는 유한

연내 '매출 2조원 달성' 가능할까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까지 58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인 4689억원에 비해 24.8% 상승한 수치다. 

작년 3분기 69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이번 분기 545억원까지 치솟으며 690.6%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번 분기 실적 상승의 주역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다. 렉라자가 미국 FDA 승인 후 판매를 개시하면서 존슨앤드존슨(J&J)으로부터 6000만 달러(한화 약 827억원)의 마일스톤을 수령한 것이 회사의 영업이익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회사의 사업부별 실적을 들여다보면 3분기 약품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하며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생활건강사업과 해외사업으로 인한 매출은 각각 13.3%, 19.6% 증가했다. 

반면 작년 3분기 5억원에 불과했던 라이선스 수익은 이번 분기 약 982억원을 달성하며 1만 9495%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로써 유한양행은 3분기까지 1조 532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연매출 2조원 달성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회사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 3824억원이었으며, 지난해 총 매출은 1조 8590억원이었다. 

현재 렉라자의 국내 처방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렉라자의 미국 처방이 본격화되면 유한양행은 판매액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게 되며, 연내 유럽 승인을 받을 경우 추가적인 마일스톤도 수령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수익은 내년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 

 

녹십자·대웅, 3분기 수익성 개선

알리글로·나보타 등 글로벌 매출 상승

GC녹십자는 3분기 464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5.8%의 성장률을 보였다. 작년 3분기 328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396억원으로 증가해 20.7% 성장했다. 지난 2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던 당기순이익은 이번 분기 들어 흑자전환했다. 

회사는 3분기 실적 개선의 이유가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판매 개시와 독감 백신 및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매출 증가에 따른 이익 상승이라고 설명했다. 

알리글로는 지난해 12월 미국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를 획득하고 올해 7월말부터 미국에서 출시됐다. 알리글로의 미국 출시 후 2개월 간 매출은 약 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마진 품목인 '헌터라제'의 수출 정상화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끼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부진했던 헌터라제의 수출은 지난 2분기부터 정상화됐다. 헌터라제의 3분기 누계 수출은 지난해 전체 수출 보다 30% 가량 증가했다. 

대웅제약은 3분기 3159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4.3% 상승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9381억원으로 작년 3분기 대비 4.0% 증가했다. 

수익성은 더 크게 개선돼 3분기 영업이익이 4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인 342억원과 비교해 20.3% 증가한 수치다. 

대웅제약의 3분기 매출 성장을 이끈 품목이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라고 설명했다.  

특히 나보타가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며 매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3분기 나보타의 매출은 474억원으로 연간 누적 매출은 1376억원에 달한다. 

펙수클루는 3분기 22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연간 누적 매출은 739억원으로, 회사는 연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펙수클루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처방이 늘어나며 매출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종근당·한미, 매출 늘었지만 수익성은 하락

메우지 못한 '케이캡' 공백...R&D 비용 증가도 원인

종근당은 3분기 4085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1%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1469억원이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나빠졌다.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252억원을 기록해 531억원이었던 지난해 3분기 대비 52.5% 감소했다. 

종근당의 영업이익 감소에는 케이캡의 공동 판매 계약 종료와 연구개발비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종근당은 지난해까지 HK이노엔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공동 판매해왔으나 올해 계약이 해지되면서 이로 인한 수익을 올리지 못하게 됐다. 

케이캡은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제품인 만큼 이로 인한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돼왔다. 더불어 이번 분기 연구개발비가 작년 동기 대비 26.2%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3분기 36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 1439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수치다. 

한미약품은 이번 분기 누적 매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이며, 이는 '로수젯', '아모잘탄' 등 주력 제품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의 3분기 처방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해 535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수익성은 더 하락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510억원으로 575억원이었던 작년 3분기 대비 11.4% 감소했다. 

수익성 하락에는 한미약품의 중국 현지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의 매출 감소가 영향을 줬다. 북경한미약품은은 영업일수 감소와 중국 현지 자연 재해 등 환경 요인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다.

더불어 R&D 비용 증가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3분기 R&D 비용으로 매출의 15.1%에 해당하는 548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분기에 비해 21.5% 증가한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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