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동학 분석 결과, 저용량 복용 시 체내 혈중 약물 농도 안전하게 조절

저용량 아픽사반(apixaban)이 투석을 받는 심방세동 환자의 치료 대안으로 조명받았다. 

JASN 3월 16일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투석 중인 심방세동 환자가 저용량인 아픽사반 2.5mg을 1일 2회 복용했을 때 체내 혈중 약물 농도가 표준용량을 복용한 경우보다 안전한 수치로 조절됐다.

투석을 받는 신부전 환자는 심방세동 유병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부정맥도 흔하게 발생한다. 때문에 신기능이 정상인 일반인보다 뇌졸중 발병 위험이 더 높다.

이러한 환자들의 관리전략으로 2015년에 발표된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부정맥학회 심방세동 관리 가이드라인에서는 투석을 받는 환자들에게 항응고요법으로서 와파린을 투약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IIa, B).

단 말기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asease) 또는 투석 환자에게 비-비타민 K 경구용 항응고제(NOAC)인 다비가트란과 리바록사반은 위험 대비 혜택이 있다는 근거가 부족하므로 권고하지 않았다(혜택없음, C).

그러나 와파린은 정기적인 혈액검사가 필요하고 INR(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을 2~3으로 조절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와파린이 말기 신질환이 동반된 심방세동 환자에서 위험 대비 혜택이 큰지에 대해서도 명확하지 않다.

와파린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항응고요법이 아픽사반이다. 아픽사반은 다른 NOAC보다 신장 배설률이 낮고 대부분 간에서 배설되기 때문에 신기능이 악화된 환자가 복용해도 안전할 것으로 추정됐다.

또 지난해 JAMA Cardiology에 실린 ARISTOTLE 하위분석에서는 신기능이 점차 악화된 환자에서 아픽사반의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바 있다(JAMA Cardiol 2016;1(4):451-460.). 

이에 캐나다 주이시종합병원 Thomas Mavrakanas 박사팀 안정적으로 투석을 받는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아픽사반의 약동학을 평가했다.

연구에는 투석 중인 심방세동 환자 7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아픽사반 2.5mg을 8일 동안 1일 2회 복용했다. 

환자들의 혈액 샘플은 아픽사반 복용 후 1~8일 동안 채취했으며, 이 기간에 투석은 진행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아픽사반 복용 후 체내 혈중 약물 농도를 '약물의 평균 분포 면적(area under the concentration-time curve, AUC)'으로 평가했다.

AUC는 시간에 따른 농도 값을 면적으로 구하는 것으로, 약물이 환자 체내에 분포된 양을 뜻한다. AUC가 너무 낮다면 거부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너무 높을 경우 약물 독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저용량 아픽사반 복용 시 체내 혈중 약물 농도가 안정적으로 분포됐다.

구체적으로 저용량 아픽사반을 투약하는 동안 AUC는 628시간·ng/mL에서 2054시간·ng/mL로 증가했다(P<0.001). 이와 함께 최저 농도도 45ng/mL에서 130ng/mL로 증가했다(P<0.001). 약물 제거율은 4%에 그쳤다. 

이어 연구팀은 저용량이 아닌 표준용량의 아픽사반을 투약했을 때 체내 혈중 약물 농도를 평가했다.

저용량을 복용한 환자 중 5명에게 5일 휴약기간을 가진 후 표준용량인 아픽사반 5mg을 8일간 1일 2회 복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체내 혈중 약물 농도가 위험한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AUC는 저용량을 복용했을 때보다 약 3배 더 높은 6045시간·ng/mL로 증가했고(P=0.03), 최저 농도 역시 218ng/mL로 2배가량 높아졌다.

Mavrakanas 박사는 한 외신(Medical Xpress)과의 인터뷰에서 "투석 환자에게 아픽사반 5mg을 절대로 투약해선 안되며, 저용량인 2.5mg은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 "아직 많은 근거가 없으므로 저용량 아픽사반 투약을 권고하기 위해서는 향후 투석 중인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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