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연구 결과, 트로포닌 T 수치 가장 높은 군에서 30일 내 사망 위험 227배 높아

피 한 방울에 들어있는 트로포닌 T 수치를 측정해 비심장수술을 받은 환자의 사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VISION으로 명명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심장수술 후 '심근경색의 바이오마커'라고 불리는 트로포닌 T 수치가 높아질수록 30일 내 사망 위험도 급증했다. 특히 트로포닌 T 수치가 가장 높은 환자군의 사망 위험은 가장 낮은 환자군보다 무려 227배나 더 높았다.

트로포닌 T 수치와 비심장수술 후 30일 내 사망 위험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이번 연구는 19일 제66차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17)에서 첫선을 보였다.

▲ P.J. Devereaux 교수

연구를 주도한 캐나다 맥마스터의대 P.J. Devereaux 교수는 "수술 후 신체 내에서는 출혈, 혈전 형성, 장기간 염증반응 등과 같은 심장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된다"며 "게다가 이는 심장손상을 숨길 수 있는,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받은 후 24~36시간 이내에 발생한다. 때문에 비심장수술 전·후로 심장손상을 확인하지 않는다면 심장에 나타난 문제를 놓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팀은 고감도 트로포닌 T(hs-cTnT) 검사로 측정한 트로포닌 T 수치와 비심장수술 후 30일 내 사망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한 대규모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는 13개국 23곳 의료기관에서 확인된 2만 1842명 환자가 포함됐다. 나이는 45세 이상이었고, 65세 이상은 41%를 차지했다.

hs-cTnT 검사는 비심장수술 후 6~12시간 이내와 3일 후에 진행했다. 추적관찰은 30일 동안 진행됐고, 이를 완료한 환자는 96.4%였다. 266명(1.2%)은 수술 후 30일 이내에 사망했다.

연구팀은 트로포닌 T 수치와 비심장수술 후 사망 위험의 독립적인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암, 말초혈관질환 과거력, 나이, 관상동맥질환 위험, 뇌졸중 과거력 등의 변수를 보정했다.

트로포닌 T 최고 수치에 따라 △5ng/L 미만군 △5ng/L 이상 14ng/L 미만군 △14ng/L 이상 20ng/L 미만군 △20ng/L 이상 65ng/L 미만군 △65ng/L 이상 1000ng/L 미만군 △1000n/L 이상군으로 분류해 30일 내 사망 위험을 비교했다.

최종 결과, 트로포닌 T 최고 수치가 1000ng/L 이상으로 가장 높은 환자군은 5ng/L 미만으로 가장 낮은 환자군보다 30일 내 사망 위험이 227배 더 높았다(aHR 227.01; P<0.001). 30일 내 사망률을 비교하자면 5ng/L 미만군은 0.1%에 불과했고, 1000ng/L 이상군은 29.6%를 차지했다.

이러한 경향은 트로포니 T 최고 수치가 5ng/L 이상인 군에서 모두 유사하게 나타났다.

▲ 트로포닌 T 최고 수치에 따른 비심장수술 후 30일 내 사망률 및 사망 위험 - ACC 2017 press release

30일 내 사망 위험은 5ng/L 미만군과 비교해 △5ng/L 이상 14ng/L 미만군 3.73배(사망률 0.5%; aHR 3.73; P=0.003) △14ng/L 이상 20ng/L 미만군 9.11배(1.1%; aHR 9.11; P<0.001) △20ng/L 이상 65ng/L 미만군 23.63배(3.0%; aHR 23.63; P<0.001) △65ng/L 이상 1000ng/L 미만군 70.34배(9.1%; aHR 70.34; P<0.001)로, 트로포닌 T 최고 수치가 높아질수록 사망 위험도 동반 상승했다.

아울러 수술 전·후 모두 hs-cTnT 검사를 받은 40.4% 환자 중 13.8%가 수술 전에 트로포닌 T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연구팀은 수술 중 또는 후에 발생할 수 있는 심장손상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수술 전에도 hs-cTnT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evereaux 교수는 "hs-cTnT 검사로 심장손상을 확인해 더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비심장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사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비심장수술 후 트로포닌 T 수치에 따라 항응고요법을 시작했을 때 심혈관질환에 따른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hs-cTnT 검사는 급성 심근경색을 빠르게 진단하기 위한 검사법으로, 2015년 유럽 CE 인증을 받았고 지난 1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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