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9곳 영업이익 12% 감소...R&D투자·과당경쟁에 의한 성장 둔화 등 이유

국내 주요 상위제약사들이 매출은 증가하는 반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종근당과 LG생명과학이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양행, 녹십자 등 3분기 실적을 잠정공시한 상위제약사 9곳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조 1713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4조 6718억원보다 10.7% 성장했다. 

그러나 수익성은 악화됐다. 3098억원을 올린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11.9% 줄어들었다. 이는 R&D 투자 증가, 약가인하, 시장경쟁 심화에 주요제품 성장둔화 등이 이유로 분석됐다.  

 

유한양행, 도입신약 여전히 강세...3년 연속 1조 달성 '코앞'

3분기까지 964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유한양행은 3년 연속 매출 1조원 달성에 성큼 다가섰다.

도입품목이 선전 중인 전문약 매출이 6145억원으로 전년보다 18% 늘면서 외형 확장에 기여했다.

1031억원의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 730억원의 당뇨치료제 '트라젠타', 632억원의 고혈압약 '트윈스타' 등 대형품목이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또한 새로 추가된 HIV치료제 스트리빌드가 전년대비 61.4% 성장하면서 19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누적 786억원을 올린 일반약의 매출도 약 16% 늘었다. 대표품목인 소염진통제 안티푸라민이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으며 영양제 '메가트루'도 힘을 보탰다. 

반면 영업이익은 520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보다 13.6% 감소했다. 퇴행성디스크치료제(YH14618)와 고혈압복합제(YH22189) 임상 중단 등 악재와 연구개발비, 광고선전비 증가가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녹십자, 전문약 국내 실적 61% 성장

분기 매출 최대치를 경신한 녹십자는 3분기까지 876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사업이 매출 성장세를 주도했다. 특히 주력인 혈액제제 국내 매출 규모가 13.8% 늘었고, 전문약 국내 실적은 61%나 성장했다. 여기에는 특허만료 후 주춤하기는 하지만 700억원대 처방액을 올린 도입품목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가 기여했고, 가다실, 조스타박스 등도 도움이 됐다.     

그러나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3.7% 감소했는데, 효율적인 판매관리비 집행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비가 약 39%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순이익도 54.1% 줄었다. 일동제약 주식 처분으로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던 작년 3분기 대비 역기저 효과가 나타난 탓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 4분기를 기대해

한미약품은 북경한미의 부진과 라이선스 계약금 유입 역기저 효과 탓에 지난 3분기 고전했다. 실제 3분기 누적매출은 7106억원으로 전년 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또는 올해 선보인 자체개발 제품인 고지혈증치료제 로수젯과 고혈압-고지혈증복합제 로벨리토 등이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실제 로수젯의 처방액은 156억원으로 2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로벨리토는 148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4분기에는 제넨텍과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금이 유입될 예정으로 매출 1조원 달성은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다.

 

종근당, 매출-영업이익 동반상승 '선전'

종근당은 상위 5개 제약사 중에서는 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상승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40.1% 늘어난 6123억원을 올렸으며 영업이익은 411억원으로 27.6% 증가했다. 
 
외형 확대에는 올해 초 도입한 당뇨병치료제 '자누비아패밀리'와 고지혈증치료제 '아토젯', '바이토린'이 한 몫했다.

유비스트 기준으로 자누비아패밀리 3분기까지 원외처방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으며, 고지혈증약도 합계 537억원을 기록했다. 종근당글리아티린은 198억원, 타미플루는 177억원을 올렸다.

종근당은 도입품목 외에 자체개발 제품도 선전하는 등 안정적인 구조를 띄고 있다. 고지혈증치료제 리피로우가 누적 343억원, 고혈압약 딜라트렌 286억원, 복합제 텔미누보 208억원 등 대형품목들이 포진했다.  

도입품목 마케팅 등에 지출되는 판매관리비용 구조도 개선됨으로써 영업이익도 증가했다. 

 

대웅제약, 도입품목 공백 메우기 시간 걸려 

대웅제약 3분기 누적 매출은 5809억원으로 전년 보다 4.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06억원으로 55.6% 줄었다. 

올 초 대형 도입품목이 빠져나간 대웅제약은 LG생명과학의 제미글로군과 아스트라제네카 크레스토, 다이이찌산쿄 릭시아나를 수혈했지만 공백을 메우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듯 하다. 

이 가운데 올메살탄 패밀리인 세비카(525억원)와 올메텍(260억원) 시리즈가 선전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자사제품 실적이 부진해 수익성이 악화되는 모습이다. 영업이익은 216억원으로 51%, 순이익은 57억원으로 82% 줄었다. 주요제품인 위염치료제 스티렌이 약가인하 타격을 입었고 모티리톤과 오팔몬, 리피논 등의 주요제품도 고전했다.

반면 LG생명과학은 자체개발 신약인 제미글로 시리즈가 대웅제약 손을 잡고 쑥쑥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도 22.6% 늘어난 3854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378억원으로 107.7% 증가했다. 

보령제약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활약 중인 카나브의 선전으로 호실적을 보였다. 3분기 누적 매출은 3114억원, 영업이익은 209억원으로 각각 3.9%, 11.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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