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학회, 엠파글리플로진, 비만한 당뇨병환자 치료전략 조명

당뇨병 치료전략의 전환점이라고도 불리는 '엠파글리플로진(empagliflozin)'이 비만한 당뇨병 환자의 치료전략으로도 조명받았다.

지난 2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대한비만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영국 란도우의대 Marc Evans 교수는 "비만한 사람에서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은 높고, 향후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세계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에 엠파글리플로진의 효과를 인정하고 치료전략으로 권고하고 있다"고 엠파글리플로진의 효과를 발표했다.

▲ 지난 2일 대한비만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영국 란도우의대 Marc Evans 교수가 'A new clinical insight on multi-factorial perspective in glucose lowering therapy' 주제로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전략을 발표했다.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은 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다. 그리고 이를 예방하는 것이 당뇨병 치료제가 풀어야 할 숙제였다. 특히 1995년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BMI가 높아질수록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고 밝혀져(Ann Intern Med 1995; 122:481~486.), 학계는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 전략에 대해 꾸준히 논의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학회에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비만 관리와 SGLT-2 억제제 역할' 세션이 마련됐고, 비만 관리 및 혈당강하제 치료전략의 논의가 이뤄졌다.

Evans 교수는 "심혈관질환과 신기능장애 발병 사이에 공통된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에,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질환 유병률뿐 아니라 사망 위험이 높다"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이 없는 경우보다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2~4배 높았고, 심근경색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에서 기대수명이 12년 짧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환자의 치료전략으로 SGLT-2 억제제인 엠파글리플로진을 제언했고, 그 근거로 대표 연구인 EMPA-REG 연구를 꼽았다.

결과를 살펴보면 엠파글리플로진은 다른 SGLT-2 억제제 계열의 약물과 다른 행보를 보인다. 다른 약물이 성공하지 못한 심혈관질환 예방에서 효과를 보인 것이다. 그동안 혈당 조절과 함께 RAAS 억제제 등 표준치료를 받았음에도 심혈관질환 유병률과 사망률이 꾸준히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만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엠파글리플로진으로 치료할 경우 위약 대비 심혈관 원인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 등의 주요 심혈관사건(3 point MACE)이 14% 더 감소했다. 

아울러 심혈관 원인 사망률도 38% 감소했고,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도 이와 비슷하게 32% 낮았다. 다시 말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의 입지를 탄탄히 다진 것.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EMPA-REG 하위분석에서도 같은 행보를 보였다. 심부전으로 입원한 당뇨병 환자에게 엠파글리플로진을 투여하면 심혈관 사망 위험이 34%, 심부전 사망이 39% 감소했다. 즉 심부전 환자에서도 엠파글리플로진 치료전략은 효과적이었다.

제2형 당뇨병에서 문제가 되는 뼈 골절, 급성 신부전, 요로감염 등 이상반응은 엠파글리플로진과 위약에서 유사하게 나타나, 안전성 프로파일도 입증했다.

Evan 교수는 "엠파글리플로진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예방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됐고, 이는 유럽심장학회(ESC) 심부전 관리 가이드라인과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미국내분비학회(ACE),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도 반영돼 치료전략으로 제시되고 있다"며 "최근 개정된 캐나다 가이드라인에서도 메트포르민 단독치료로 목표 혈당치에 도달하지 못한 심혈관질환 환자의 치료전략으로 엠파글리플로진을 권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엠파글리프로진의 독주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아직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이유. 

서울의대 박경수 교수(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는 "아직 국내 당뇨병 환자에서도 엠파글리플로진이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다"면서 "우리나라에서 발표된 임상적 데이터가 없지만, 일부 임상에서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므로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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