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파글리플로진 심혈관 아웃컴 연구결과 반영

 

유럽의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이 새롭게 선을 보였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대혈관합병증, 즉 직접적인 심혈관질환 예방에 경구 혈당강하제의 적용을 고려하도록 권고하면서 큰 변화를 추구했다. 이 외에도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혈압조절, 지질치료, 항혈소판제 사용 등이 뜨겁게 이슈를 달궜던 터라, 관련 권고안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심혈관질환 예방 적응증
그간 심혈관 위험인자를 보유한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스타틴이나 항고혈압제 등이 지질·혈압조절 이외에 심혈관질환 위험감소를 목적으로 권고돼 왔다. 이에 근거해 관련 적응증 또한 승인돼, 스타틴과 더불어 RAS 억제제 등 항고혈압제가 심혈관질환 예방에 온라벨(on-label)로 처방되고 있다.

하지만 항당뇨병제는 대혈관합병증 임상혜택과 관련해 명확한 결론이 어려워, 심혈관질환 예방에 직접적으로 권고된 적은 없었다. 이번 유럽 가이드라인이 처음으로 심혈관질환 위험감소에 항당뇨병제 사용을 명시함에 따라 해당 약제의 심혈관질환 예방 적응증 전망이 밝아 보인다.

유럽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
유럽심장학회(ESC)는 10개 유관학회와 공동으로 2016년판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을 발표, European Heart Journal 2016년 5월 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2012년(European Heart Journal 2012;33:1635-1701)에 이어 4년 만에 업데이트된 개정판으로, 그간의 최신 임상연구들을 새롭게 반영한 결과다.

그동안 심혈관질환 예방과 관련해 혈압 목표치, 지질치료 전략, 혈당조절의 심혈관 임상혜택, 항혈소판제의 적용범위 등을 놓고 열띤 논의가 이어져 왔다. 때문에 지난 2013년 미국의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예방을 위한 지질·혈압 가이드라인 이후 유럽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돼 왔다.

SGLT-2 억제제
가장 주목할 변화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에 항당뇨병제를 권고한 대목이다. ESC는 가이드라인에서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동반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이환 및 사망의 감소를 위해 초기에 SGLT-2 억제제의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 Class IIa·Level B의 등급을 부여했다.

권고등급 Class IIa는 ‘근거의 무게가 유용성과 효능 쪽으로 기울기 때문에 권고안 적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근거등급 Level B는 ‘단일 무작위·대조군 임상시험(RCT)에 기반한 데이터’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여기서는 SGLT-2 억제제 엠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 아웃컴을 검증한 EMPA-REG OUTCOME 연구를 지칭한다.

엠파글리플로진 & EMPA-REG OUTCOME
ESC는 해당 권고안의 주요근거로 “심혈관질환 병력의 당뇨병 환자에서 SGLT-2 억제제를 통해 주요 부작용 위험 없이 심혈관질환 이환 및 전체 사망률과 심부전 입원율까지 낮출 수 있었다”며 EMPA-REG-OUTCOME 결과를 언급했다. 연구에 사용된 SGLT-2 억제제는 엠파글리플로진이다.

ESC는 “가장 최근에 SGLT-2 억제제 엠파글리플로진이 심혈관질환 사망률(38%), 전체 사망률(32%), 심부전 입원율(35%)을 표준치료 대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고 부연했다. 이상을 종합하면 △ 심혈관질환·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사건 예방 △ SGLT-2 억제제 엠파글리플로진 △ EMPA-REG OUTCOME의 3개 키워드에 방점을 찍을 수 있다.

당뇨병 환자 심혈관 위험인자 관리
새 가이드라인은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혈당·혈압·지질·혈전 관리전략을 업데이트했다. 혈당조절 목표치는 당화혈색소(A1C) 7% 미만으로 권고된 가운데, “제2형 당뇨병 진단시점 또는 초기를 비롯해 신체가 연약하지 않고 심혈관질환이 없는 상태에서는 6.5% 미만조절을 고려해야 한다”며 환자특성에 따라 유동성을 뒀다. 고혈당 1차치료제로는 메트포르민을 앞세웠다.

 

논쟁이 있었던 당뇨병 환자의 혈압 목표치는 140/85mmHg 미만으로 잡았다. 다만 “뇌졸중, 신장병증, 알부민뇨 등에 대한 추가적 혜택을 위해 선택적으로(예: 특정 합병증 위험 높은 젊은 연령대 환자) 130/80mmHg 미만도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당뇨병 환자의 1차치료 항고혈압제로는 RAS 억제제가 권고됐다.

당뇨병 환자의 지질치료에는 미국과 달리 목표치를 명시했다.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 LDL 콜레스테롤 70mg/dL 미만 또는 기저치 70~135mg/dL일 때 최소 50% 감소, 고위험군에서 100mg/dL 미만 또는 기저치 100~200mg/dL일 때 최소 50% 감소와 같은 식이다. 스타틴은 40세 이상 연령대의 모든 제1·2형 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질환 위험감소를 위해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한편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질환이 없는 당뇨병 환자에게 아스피린과 같은 항혈소판제의 사용이 권고되지 않았다. HDL 콜레스테롤 증가기전의 약제 또한 권고에서 제외됐다.


2016 유럽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
심혈관질환 예방 위한 혈압·지질·혈전·혈당의 관리

새롭게 발표된 유럽의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은 당뇨병 환자는 물론 고혈압·이상지질혈증·혈전 등 여러 심혈관 위험인자를 보유한 환자에서 각각 어떤 전략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업데이트하고 있다. 혈압·지질·혈전관리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의 권고안을 요약·소개한다.

■ 고혈압   
- 모든 주요 항고혈압제(이뇨제, ACEI, CCB, ARB, 베타차단제)의 혈압강하 효과가 유의하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혈압강하 치료에 권고된다(Class I, Level A).
- 심혈관 위험도에 관계없이 3단계 고혈압(grade 3 hypertension)에,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1·2단계 고혈압에 항고혈압제 치료가 권고된다(I, B).
- 심혈관질환 저·중위험군인 1·2단계 고혈압에 생활요법 실패 시 항고혈압제 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다(IIb, B).
- 60세 미만 고혈압 환자는 혈압 140/90mmHg 미만조절이 권고된다(I, B).
- 수축기혈압 160mmHg 이상인 60세 초과 연령대 고혈압 환자는 수축기혈압 150~140mmHg 조절이 권고된다(I, B).
- 수축기혈압 160mmHg 이상인 80세 초과 연령대 고혈압 환자는 육체·정신적으로 양호한 상태라면 수축기혈압 150~140mmHg 미만조절을 권고한다(I, B).

■ 이상지질혈증
-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환자는 LDL 콜레스테롤 70mg/dL 미만, 또는 기저치 70~135mg/dL일 때 최소 50% 감소를 권고한다(I, B).
-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은 100mg/dL 미만, 또는 기저치 100~200mg/dL일 때 최소 50% 감소를 권고한다(I, B).
- LDL 콜레스테롤 저하치료를 받고 있는 나머지 환자(심혈관질환 저·중위험군)는 LDL 콜레스테롤 115mg/dL 미만조절이 고려돼야 한다(IIa, C).

■ 항혈소판요법
-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서 과도한 출혈위험과 같은 금기사항이 없는 한 아스피린에 더해 P2Y12 억제제 병용을 12개월간 권고한다(I, A).
- 출혈 고위험군 환자는 약물용출스텐트(DES) 삽입 후 3~6개월의 짧은 기간 P2Y12 억제제 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다(IIb, A).
- 환자의 허혈 및 출혈위험 평가를 거쳐 1년 이상의 아스피린 + P2Y12 억제제 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다(IIb, A).
- 비심인성 허혈뇌졸중 또는 일과성뇌허혈발작(TIA) 환자에게 아스피린 단독, 아스피린과 디피리다몰 병용,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이 권고된다(I, A).
- 프라수그렐은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 티카그렐러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 병력이 없는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 권고되지 않는다(III, C).
- 심혈관질환이 없는 환자에게는 주요출혈 위험증가로 인해 항혈소판요법이 권고되지 않는다(III, B).

■ 고혈당
- 제1·2형 당뇨병 성인에게 심혈관질환과 미세혈관합병증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당화혈색소(A1C) 7% 미만조절을 권고한다(I, A).
- 제2형 당뇨병 진단시점 또는 질환 초기에 있고 신체가 약하지 않으며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경우에는 A1C 6.5% 미만조절을 고려해야 한다((IIa, B).
- 신장기능 평가를 거쳐 금기사항이 없는 한 약물치료 1차선택으로 메트포르민이 권고된다(I, B).
- 제2형 당뇨병·심혈관질환 동반 환자는 심혈관 사망 및 전체 사망률 감소를 위해 질환 초기에 SGLT-2 억제제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IIa, B).
- 40세 이상의 제1·2형 당뇨병 환자 모두 심혈관 위험감소를 위해 지질저하치료(스타틴)가 권고된다(I,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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