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의 진화 ① - SGLT-2 억제제

 
 

SGLT-2 억제제 엠파글리플로진은 혈당감소를 통해 심혈관사건 및 사망률까지 감소시킬 수 있는 당뇨병 약물로 자리매김했다. 혈당조절을 목적으로 개발된 약물이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궁극적으로 사망률까지 유의하게 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엠파글리플로진을 당뇨병 치료전략의 전환점(turning point)으로 부를 만하다.

한림의대 조상호 교수(한림대성심병원 순환기내과)는 "스타틴, 항혈전제, RAAS 억제제 등 표준치료가 주는 혜택에 더해 추가적인 이득을 당뇨병 약제를 통해 얻기 매우 어렵다"며 엠파글리플로진이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심혈관 고위험군 대상 EMPA-REG OUTCOME
엠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 아웃컴과 관련된 주요 임상은 EMPA-REG OUTCOME 연구(NEJM 2015;373:2117-2128)다. 2015년 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학술대회에서 처음 공개된 이 연구는 한국을 포함한 42개국 590개 의료기관에서 모집된 7028명을 엠파글리플로진(10, 25mg)군 또는 위약군으로 나눠 심혈관 아웃컴을 비교했다. 심혈관 원인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 등의 주요심혈관사건 첫 발생을 1차 종료점으로 설정했다(3 point MACE). 2차 종료점은 1차 종료점에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을 포함시켰다(4 point MACE).

 

EMPA REG-OUTCOME 연구의 대상 환자군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이라는 점도 주목받는 이유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3세, 남성 비율은 70%였다. 참여 환자들의 평균 당화혈색소(A1C)는 8.07%였고, 유병기간 10년 이상인 환자는 57%, 5~10년 사이는 24%, 5년 이하는 18%였다. 74%의 환자들이 메트포르민을 복용하고 있었고 설포닐우레아(SU) 제제를 복용한 환자도 42%나 됐다. 인슐린도 48%의 환자들이 사용하고 있었다.

평균 체중은 86kg였고, 평균 체지방지수(BMI)와 허리둘레는 각각 30.6kg/㎡와 105cm로 대부분 비만이었다. 혈압은 수축기혈압 135mmHg, 이완기혈압 76mmHg로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 기준으로 고혈압 1단계 정도였다. LDL 콜레스테롤은 84mg/dL이었으며, HDL 콜레스테롤은 44mg/dL로 초기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이 참여했다.

환자군 대부분은 심혈관질환을 동반하고 있었다. 관상동맥질환은 75%, 심근경색증 병력은 46%에서 동반됐다. 뇌졸중 유병자와 심부전 환자는 각각 24%와 10%였다.

주요 심혈관사건·사망에서 유의한 혜택

 

평균 3.1년 관찰결과 엠파글리플로진은 주요심혈관사건(3 point MACE)을 위약군 대비 14%까지 유의하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hazard ratio 0.86, P=0.0382)<그림>. 용량별로는 엠파글리플로진 10mg이 위약 대비 15%(P=0.0668), 25mg은 14%(P=0.0865)의 상대위험도를 감소시켰다. 엠파글리플로진 두 용량 모두에서 일관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관찰된 것. Intent-to-treat 분석에서도 엠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는 위약 대비 14%였다. On-treatment 분석에서도 13% 감소효과가 나타났다. 심혈관 원인 사망도 위약 대비 38% 감소했다. 엠파글리플로진 10mg은 35%, 25mg은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에 무관하게 효과 입증
EMPA-REG OUTCOME 하위분석에서는 베이스라인의 심부전 및 연령에 상관없이 MACE 감소 효과가 일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심장협회(AHA)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에서는 베이스라인에서 심부전이 없었던 환자들(90%)은 엠파글리플로진을 통한 심부전 입원율이 41% 낮았고, 심부전이 없었던 그룹(10%)에서는 25% 낮았다.

이와 함께 올해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분석에서는 베이스라인 연령에 따라 각 65세 미만, 65~74세, 75세 이상의 그룹으로 분류·분석했다. 그 결과 연령대와 관계없이 심혈관계 사망 위험 감소 결과가 일관성 있게 나타났으며,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 감소, 그리고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혈관계 사망 위험 감소 결과도 연령 그룹별로 일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베이스라인 LDL-C 수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됐다. 특히 심혈관계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 위험 감소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사망 위험, 심부전 입원 위험 및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모든 환자군에서 유의하게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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