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없는 아이보다 아토피 민감화 위험 낮아…위생가설에 힘실어

어렸을 때부터 손가락을 빨고 손톱을 깨무는 습관이 있다면 어른이 됐을 때 더 건강하다는 의아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 오타고의대 Stephanie Lynch 교수는 "자주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깨물었던 소아는 청소년과 성인이 됐을 때 아토피 민감화 위험이 낮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깨끗하고 위생적인 환경이 오히려 면역체계를 약하게 만들어 알레르기를 증가시킨다는 '위생가설'에 힘을 실어준다.

연구팀은 1972년부터 1973년 사이에 태어난 1037명 소아를 대상으로 인구 기반 출생 코호트 연구를 시행해 성인이 될 때까지 추적조사했다.

소아가 5, 7, 9, 11세 때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깨무는 습관이 있는지는 부모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확인했다.

이러한 습관이 건강에 영향을 주는지 평가하고자, 소아들이 13세와 32세가 됐을 때 아토피 민감화 검사를 시행했다. 여기서 아토피 민감화는 집 먼지 진드기, 풀, 고양이, 강아지 등의 알레르겐에 대한 피부단자검사(skin-prick test)에서 1개 이상의 알레르겐에 양성으로 나타난 경우로 정의했다.

전체 참가자 중 70%가 13세일 때, 93%가 32세일 때 해당 검사를 받았다.

분석 결과, 31%가 어렸을 때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깨무는 습관이 있었다.

이들은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깨무는 습관이 없는 또래에 비해 아토피 민감화 위험이 뚜렷하게 낮았다. 13세에서는 그 위험이 33% 낮았고(OR 0.67; 95% CI 0.48~0.92; P=0.013), 32세에서는 39% 낮았던 것(OR 0.61; 95% CI 0.46~0.81; P=0.001).

이러한 결과는 모유수유 여부, 부모 과거력에 아토피가 있는지 등의 다변량 교란변수를 보정해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깨무는 습관이 둘 다 있다면 둘 중 하나만 있을 때보다 아토피 민감화 위험이 낮아, 소아기 때 세균에 노출되는 습관이 있을수록 더 건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13세에서는 이러한 습관이 천식, 눈·코 등을 통해 체내로 들어와 생기는 알레르기 반응인 고초열(hay fever) 발병 위험과 상관관계가 없었다(천식: P=0.8; 고초열: P=0.9).

Stephanie 교수는 "향후 손가락을 빨고 손톱을 깨무는 습관이 장기간 알레르기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연구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구강 문제와 손 감염으로 인한 문제가 남아 있어, 아이들에게 이러한 행동을 꼭 해야 한다고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Pediatrics 7월 1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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