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터잡고 입주 또는 서울서 출퇴근…가족과의 시간 더 소중해져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12월 2주에 걸쳐 강원도 원주혁신도시에 완공된 신사옥으로 둥지를 옮겼다. 

이에 일부 직원은 신사옥 근처 사택에 사택을 지원받아 온 가족이 거주지를 원주에 터를 잡는가 하면, 서울서 원주까지 장장 두 시간을 버스를 타고 통근하는 직원도 있다. 

원주 이전 6개월이 지난 현재. 그들의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이전 초기에는 거주지 변경과 출퇴근을 걱정하긴 했지만, 지금은 친자연적인 환경에 만족스럽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직원들은 그동안 몰랐던 가족과의 시간을 더 소중하게 느낀다고.

새로운 터전 원주, ‘만족’
우선 지난해 말 건보공단과 심평원이 원주로 이전하면서 가족 모두가 원주에 터를 잡은 직원들은 이전 초기 우려와 달리 만족하는 분위기다. 

강원도 홍천에서 군생활을 마치고 강원도를 떠나면서 이쪽으로는 눈길조차 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던 심평원 한 직원은 어느새 원주에서 새 터전을 마련한 자신을 보고 놀랍다고 했다. 

강원도를 증오(?)했던 이 직원은 지금은 자연친화적인 주거환겅에 대만족이라고. 아침에 눈을 떠 시원하고 맑은 공기와 귀엽게 재잘대는 새들의 지저귐을 마주하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그는 “예전의 다짐(?)과는 다르게 서울보다 맑은 공기, 생생하게 살아있는 자연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게다가 곳곳에 숨은 맛집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원주 이전과 동시에 새로운 터전을 잡은 건보공단 한 직원은 친자연적인 주거환경에 대만족이라고. 

해당 직원은 “이사 초기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서울보다 맑은 공기와 친자연적인 주거환경에 만족하고 있다”면서 “특히 딸아이를 깨끗한 공기 속에서 키울 수 있게 됐다는 점에 가장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원주 외곽에 있는 맛집을 찾아 주말마다 나들이가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며 “아직 이전하기로 결정된 공공기관들의 이전이 끝난 상황이 아니라 편의시설이 부족하긴 하지만 자동차가 있다면 아주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서울-원주 통근, 여전히 불편
반면, 서울에서 원주로 왕복 네 시간씩 출퇴근을 감행하는 직원들은 아직까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게다가 사라진 여가생활은 덤이란다.

건보공단 한 직원은 “사옥 이전 이후 통근버스를 이용한 출퇴근에 걱정이 앞섰는데, 다양한 거점지역에서 통근버스가 출발하다보니 다행히도 집 근처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불편하지 않게 출퇴근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적응이 안 되는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 직원은 “사실 월요일이나 금요일처럼 교통량이 많은 날에는 지각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업무가 많은 날에는 일요일 밤에 출발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통근버스를 이용하는 심평원 직원들은 여가생활이 사라지는 등 생활패턴에 큰 변화를 맞았다고 말한다. 

해당 직원은 “사옥이 원주로 이전하면서 퇴근 후 여가생활이 많이 줄어든 게 가장 큰 변화”라며 “아침 6시 반 서울을 출발해 퇴근 후 서울로 다시 돌아오면 밤 9시다. 평일에 무슨 여가활동을 하겠나”라며 하소연했다. 

그는 “서울로 향하는 통근버스가 출발하는 오후 6시 30분까지 오늘의 업무는 마무리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만만찮고, 왕복 네 시간이라는 출퇴근 시간에 몸은 녹초가 되기 십상”이라며 “특히 야근이라도 하는 날이면 정신이 아득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가족들이 더 소중해졌어요”
원주로 이전하면서 본의 아니게 가족들과 떨어져 살게 된 직원들은 가족의 소중함을 더 절실히 느끼고 있다.

가족은 서울에 남겨둔 채 원주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는 건보공단 직원은 “이전 초기에는 적응이 되지 않아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며 “하지만 어느덧 6개월이 지나고 보니 나도, 가족들도 모두 적응됐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가족들이 그리운 게 사실”이라며 “평일에는 영상통화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주말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서울을 향한다. 원주로 이전하면서 가족과의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게 됐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을 개선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긴 배차간격과 제한적인 노선으로 인해 불편함이 많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 

특별하게 소속을 밝히지 말아줄 것을 요청한 한 직원은 “호사다마라는 말처럼 원주가 온전히 좋은 점만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여러 불편한 점이 있지만 가장 으뜸은 불편한 대중교통”이라고 꼬집었다. 

해당 직원은 “운행하는 버스의 수는 물론 지나치게 긴 배차간격, 제한적인 시외버스 노선 등이 골칫거리”라며 “인구 수가 늘어나면서 점차 개선되긴 하겠지만, 시장님이 먼저 개선에 나서줬으면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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