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확 넓어진 휴게공간·강당, 초고속 엘리베이터 설치…최첨단 홍보관 '눈길'

직원수 1만2600여명에 달하는 최대 공공기관이 원주로 무대를 옮겼다.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대규모 이사를 마치고 강원도 원주혁신도시에 새 둥지를 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이야기다.

이전 서울 마포사옥에 비해 길고 넓어진 외형이 눈에 띄는 신사옥을 지난 26일 찾았다. 성상철 이사장은 "1974년 전공의 무의촌 파견 1기로 원주에 왔는데, 현재와 비교하면 상전벽해"라며 원주와의 남다른 인연을 소개했다.

▲ 원주시 반곡동 소재 건보공단 신사옥 입구.

서울 청량리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한 시간쯤 가면 원주역에 다다른다. 공룡 공공기관의 이전 소식은 지역에서도 관심거리로, 역 곳곳에 건보공단 원주 안착을 홍보하는 커다란 입간판이 붙었다.

건강보험공단이 어디인지 아시냐고 택시 기사님께 묻자, "당연히 안다. 여기 사람들이라면 다 알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반곡동 혁신도시에 자리한 건보공단에는 현재 1400여명의 직원이 이전을 완료한 상태다. 먼저 이전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도보 10분 거리로 인접해 있다.

부지면적 30만539m², 연면적 6만8060m²로 마포사옥 대비 각각 3.4배, 2배 확 넓어진 면적이 눈에 띈다. 지하 2층 지상 27층 규모로 마포사옥보다 2배 정도 길어졌다.

1인당 사무공간은 12.26m²(약 3.7평)으로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휴게공간은 0.08m²에서 0.41m²로 널찍해진 점이 특징이다. 3층과 4층에는 총 60명이 회의할 수 있는 통합회의실을 비롯해 8개의 세미나실, 전산교육장, 제안평가실 등이 들어섰다.

직원휴게실과 옥상정원이 있는 27층까지 1분 안에 올라갈 수 있는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포함해 총 14대의 승강기가 작동해 출근길 상시정체(?)에 시달리던 직원들의 숨통을 트였다. 480석 규모의 대강당은 향후 콘서트 등 지역민들을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될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1756억원이 투입됐다. 마포사옥을 지을 때 1191억원이 소요된 것을 감안하면 비용 대비 효율적이다. 공단 관계자는 "호화청사라는 말은 절대 안 나오도록 하라던 게 이사장의 지시"였다고 귀띔했다.

로비에 설치된 '건강보험 홍보관'은 이번 원주 신사옥에서 가장 공을 들인 공간이다. 1955년부터 현재까지 건강보험제도의 역사를 정리한 역사관, 건강검진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을 포함한 건강보험제도 전반의 내용을 안내하는 현재관과 건강보험 제도 수출 등을 소개한 미래관으로 구성돼 있다. 

▲ 성상철 이사장.

특히 건강보험의 혜택을 생애주기별로 구성하고, 주요 성과를 픽토그램 형식으로 연출한 현재관과 16개의 대형모니터로 구성된 비디오 월을 통해 상영되는 다양한 영상은 지역주민과 직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상철 이사장은 이날 출입기자협의회와 가진 오찬에서 "국제적인 '건강도시'를 선언한 원주의 이름에 걸맞게 지역 발전은 물론, 국민에게 더욱 사랑 받는 건강보험의 새로운 장을 원주에서 열어가겠다"며 원주시대를 여는 포부를 밝혔다. 

성 이사장은 "건보공단 빌딩이 강원도 전체에서 가장 높다. 원주시에서 스카이라운지 설치를 요구한 사안"이라면서 "낮에는 일반인들에게도 개방할 생각이다. 홍보관을 특히 신경썼다"고 전했다.

찬반논란이 일고 있는 전자건강보험증(IC카드) 도입과 관련해서는 난상토론을 통해 협의를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성 이사장은 "IC카드 도입에 대한 논의를 위해 여러 관련단체로 구성된 전문가 협의체를 만들었다. 난상토론을 통해 문제점 등 할 얘기를 다 하고, 도입에 대한 결론을 내려고 한다"며 "올해 안으로 시범사업도 가능하면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단 재정현황과 미래 전망을 사회적 논의의 장에 투명하게 공개해 '적정부담 적정급여'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겠다. 국민이 기대하는 선진국 수준의 보장성에 대한 열망에 부응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보장성 강화, 부과체계 합리적 개편 등 핵심과제 추진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 고객지원실과 인접한 상황실. 하루 16만건에 이르는 전화 상담내용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한 그래프를 볼 수 있다.
▲ 60명이 함께 회의할 수 있는 통합회의실 전경.
▲ 로비에 자리한 홍보실 일부. 전국의료보험연합회 때 발간한 '월간 의료보험', '의료보험 질의 해석집'(1978) 등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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