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10년간 의료기관 취업금지 ‘위헌’
성범죄자 10년간 의료기관 취업금지 ‘위헌’
  • 강현구 기자
  • 승인 2016.04.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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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취업제한 재제 아닌 취업제한기간 10년 위헌 인정해

성인 대상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10년간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의료인으로 취업할 수 없도록 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재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31일 성범죄로 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자로 하여금 형의 집행이 종료한날부터 10년 동안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취업할 수 없도록 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범)’ 제44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제12호 중 ‘성인 대상 성범죄로 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자’에 관한 부분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다만, 이 같은 취업 제한이 아청법 조항 시행 후 형이 확정된 자로부터 적용하도록 하는 부칙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선고했다.

이번 헌재 결정을 살펴보면 성범죄자에 대한 취업제한에 대해서는 위헌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

헌재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의료기관의 운영자나 종사자의 자질을 일정 수준으로 담보하도록 해 아동·청소년을 잠재적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의료기관의 윤리성과 신뢰성을 높여 아동·청소년 및 그 보호자가 이들 기관을 믿고 이용하거나 따를 수 있도록 하는 입법목적을 지닌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성범죄 전력자가 일정기간 의료기관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시 말해 성범죄자들이 일정기간 의료기관에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한 부분은 적합하다고 인정한 셈이다. 그렇다면 헌재가 아청법 중 위헌이라고 판단한 부분은 어디일까? 그건 10년이라는 취업제한기간이다.

헌재는 3가지 이유에서 10년이라는 취업제한  기간이 과도한 제한이라고 판단했다.

먼저 “아청법 법률조항은 성범죄 전력만으로 장래에 동일한 유형의 범죄를 다시 저지를 것을 당연시하기 때문에 성범죄 전력자 중 재범 위험성이 없는 자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또 아청법 법률조항은 형의 집행이 종료된 때부터 10년이 경과하기 전에는 결코 재범의 위험성이 소멸하지 않는다는 입장인데, 이는 성범죄 전력이 있지만 10년의 기간 안에 재범의 위험성이 해소될 수 있는 자들에게 과도한 제한이라는 게 헌재의 설명이다.

여기에 헌재는 “성범죄를 저지른 자들이라도 개별 범죄의 경중에는 차이가 있고, 이는 재범의 위험성도 마찬가지”라며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각 행위의 죄질에 따른 상이한 제재의 필요성을 간과해 범행의 정도가 가볍고 재범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자들에게까지 10년이라는 일률적인 취업제한을 부과하고 있어 제한의 정도가 지나치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위헌판결로 드러난 아청법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헌재는 “성범죄 전과자의 취업제한에 있어서 재범 위험성의 존부와 정도에 관한 구체적인 심사 절차가 필요하다”며 “10년이라는 현행 취업제한기간을 기간의 상항으로 두고 법관이 취업제한기간을 개별적으로 심사하는 방식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번 위헌판결에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날 헌법재판소를 찾은 추무진 회장은 “의협은 이번 위헌소송에 적극 개입해 왔으며 아청법이 의료인에 과도한 처벌이라고 일관된 주장을 해왔다”며 “이번 위헌판결에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의협 김주현 기획이사겸대변인은 “그동안 아청법으로 인해 아동·청소년이 아닌 성인대상 성범죄에 대해서도 범죄의 경중을 불문하고 무조건 10년간 개업·취업·노무제공이 금지되는 과도하고 불합리한 조치가 행해졌다”며 “이번 위헌 판결로 10년이라는 취업 제한기간을 보다 합리적이고 회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법안이 개선될 수 있도록 협회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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