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침서-상]미국류마티스학회, 초기환자 치료 방법 개정판 선보여

지난해 미국류마티스학회(ACR)가 한층 더 심플해진 류마티스관절염(RA) 치료지침 개정판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지침서에서는 기존 지침서들과 달리 초기 RA 환자는 항류마티스제(DMARD) 단독요법을 우선적으로 권장하고, DMARD 치료에 실패한 환자는 토파시티닙을 하나의 치료옵션으로 제시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에 지침서의 전반적인 구성과 변화된 부분을 살펴봤다. [기획-상] 초기환자 치료 DMARD 단독요법 우선 [기획-하] 감염관리 강조…대상포진 예방접종·결핵검사 필수 초기 환자 위한 단독 세션 신설지침서에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초기 류마티스관절염(RA)환자의 초치료로 DMARD 단독요법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현재 ACR에서는 발병 후 6개월까지를 초기 RA로 분류한다.지침서에 따르면 DMARD 치료 경험이 없는 초기 RA 환자에게는 질병활성도와 관계없이 DMARD 단독요법을 강력히 권고했다. 단독요법으로도 충분치 않은 경우 DMARD 병용전략을 써보고, 스테로이드는 증상이 갑자기 악화됐을 때만 사용하도록 했다.이는 2012년판과 2013년에 발표된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 지침서와 비교했을 때 초기 RA환자를 위한 DMARD 단독요법 전략에 더욱 힘이 실렸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2012년판을 보면 초기 RA 환자에서 질병활성도가 낮을 경우 DMARD 단독요법을 권했기 때문이다.반면 질병활성도가 중등도 이상인 환자는 예후불량인자 유무를 평가한 뒤 예후불량인자가 있으면 DMARD 병용요법을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2013년 EULAR 지침서도 MTX(메토트렉세이트) 단독 또는 DMARD 병용요법을 하고 가급적이면 6개월까지 스테로이드를 함께 사용하라고 명시했다.'확립된 환자' 약물 선택 폭 넓어져  지침서는 확립된(established) RA 환자에 대한 치료전략에도 변화를 줬다. 질병활성도가 중등도 이상으로 높고 DMARD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확립된 RA 환자는 예후불량인자에 대한 평가없이 DMARD 병용요법을 고려하되 TNF 억제제, 비-TNF 억제제, 토피시티닙 등 약물 선택 폭을 넓게 제시한 것.이는 2012년판 지침서가 MTX 단독요법이나 DMARD 병용요법을 시행한 후 재평가를 통해 TNF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것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유동적인 선택을 주문했다고 볼 수 있다.반면 2015년판 지침서가 질환 활성도가 낮은 확립된 RA 환자는 DMARD 단독요법을 권한 부분은 2012년판과 동일하다.ACR은 "확립된 RA 환자에서 질병활성도가 낮게 유지되는 경우 기존 약제를 유지하고 지속적인 관해 상태에 도달하면 약제를 줄일 수 있도록 하되 모든 약제를 갑자기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단독요법 실패 시 MTX·생물학적제제 병용지침서에서도 언급했듯이, MTX 등의 DMARD를 이용한 단독요법에 실패한 환자의 경우, MTX와 생물학적제제를 병용하는 전략으로 전환한다. 이는 초기 RA 환자에서 생물학적제제와 MTX 병용요법 우수성이 입증됐기 때문이다.하지만 생물학적제제는 아직까지 주사 형태뿐이고, 병용요법에 비해 단독에서 효능이 떨어지는 등의 한계점이 드러나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 성공적인 치료를 위한 편리한 치료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거론됐다.이런 상황에서 ACR이 2015년 지침서에 중증 RA 환자의 단독 및 병용요법에 경구용 RA 표적치료제인 토파시티닙을 새로 추가해 치료전략에 변화를 줬다. 토파시티닙은 신호전달물질인 야누스인산화제(janus kinase)을 억제함으로써 RA와 관련된 염증작용을 차단한다.지침서에 따르면 확립된 중증도 내지 중증 RA 환자 중 DMARD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MTX와 병용하도록 했는데, 이는 다양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토파시티닙 효능 및 안전성 연구결과가 뒷받침 됐다는 게 ACR의 설명이다.토파시티닙, 기존 치료제와 대등한 효능 입증대표적인 연구결과를 꼽자면 2012년 8월 발표된 아달리무맙과 토파시티닙을 비교·분석한 논문이다(N Engl J Med. 2012;367:508-19).스웨덴 카롤린스카대병원 Ronald F. van Vollenhoven 교수팀이 총 717명을 대상으로 MTX에 토파시티닙 또는 아달리무맙을 병용하는 형식으로 시험을 6개월 동안 진행했다. 그 결과 토파시티닙 5mg군은 51.5%, 10mg군은 52.6%의 질환 개선도를 보였고, 아달리무맙 40mg군에서 47.2% 개선도를 나타냈다.지난해 국내 연구진이 참여한 연구결과도 NEJM에 실린 바 있다. 서울의대 이은봉 류마티스내과 교수팀이 화이자와 미국, 유럽의 공동 연구팀과 함께 토파시티닙과 MTX의 효능과 안전성을 비교한 시험으로, RA 환자 95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분석결과 염증 관절의 개수, 환자가 느끼는 일상생활의 불편 정도, 관절의 변형을 예측하는 관절 엑스선 검사에서의 진행소견 모두에서 토파시티닙이 MTX에 비해 현저하게 우수했다. 특히 치료 6개월 후, 70% 이상의 현저한 증상 개선에 이른 환자가 토파시티닙 5mg 복용군은 25%, 10mg 복용군은 38%로 나타나, MTX 복용군 12%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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