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군 혈액샘플 속 테나신-C 이용해, 류마티스관절염 미리 예측… 정확도 98%

혈액검사로 류마티스관절염(이하 RA)를 약 98%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존에도 혈액검사가 보존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번 연구가 전문가들의 눈길을 끄는 이유는 RA 발병과 연관있는 것으로 알려진 특정 단백질 '테나신-C(tenascin-C)'를 이용했다는 점이다.

'테나신-C'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 지표로 사용되나?

 

이번 연구를 주도한 영국 옥스포드 대학 Anja Schwenzer 교수팀이 Annals of rheumatic diseases 12월호에 게재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약 2000명의 혈액 샘플 속  '테나신-C(tenascin-C)'을 분석한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먼저, Schwenzer 교수에 따르면 신체에 염증이 발생하면 일부 단백질은 시트룰린화(citrullination)라는 과정에서 변형된다고 한다. 여기서 시트룰린화는 단백질에서 특정한 생화학 변화를 일컫는다.

이렇게 변형된 단백질은 신체의 면역 반응을 조장하면서 신체를 공격하는 자체 항체를 생산해 RA를 일으킨다. 이 때문에 시트룰린화된 단백질은 RA 관련 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항체로 현재 다양한 검사에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CCP 항체 검사가 있는데, CCP라는 RA의 혈청학적 마커를 감지하고, 이 마커의 변화를 관찰한다. 반대로 Schwenzer 교수팀은 CCP를 감지하는 검사가 아닌 대상군의 혈액 샘플 속 테나신-C을 통해 RA 발병 여부를 예측하는데 집중했다.

Schwenzer 교수는 "RA 환자에서 테나신-C 수치가 일반 성인보다 매우 높은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 테나신-C가 시트룰린화 될 수 있고, 이후 시트룰린화된 테나신-C가 RA의 자가항체 표적이 될수 있는지 살펴봤다"면서 "특히 테나신-C가 RA을 진단하는 지표로 사용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알아보는데 집중했다"며 세부적인 연구 진행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연구팀은 CCP 항체 검사로도 식별되지 않은 대상군을 포함한 총 2272명(스웨덴: 1985명과 미국: 287명)의 혈액샘플을 채취해, 시트룰린화된 테네신-C 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대상군의 약 50%가 RA 진단을 받았는데, 스웨덴 47%, 미국 15%에서 양성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혈액 검사상으로 98%의 정확도를 나타냈다는 게 연구팀의 부연설명이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최대 16년 전에도 RA  발병 여부 진단이 가능했다는 사실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RA 진단을 받기 평균 7년 전 항체가 검출됐고, RA와 관련된 증상을 보이기 최대 16년 전에도 자체 항체가 검출됐다.

전문가들… 조기치료 혜택 끌어올릴 것 vs 타당도 검증 필요해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테나신-C를 이용한 혈액검사가 기존 CCP 검사의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추가 검사로 제공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면서 "류마티스 관절염은 무엇보다 진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초기에 진행되는 검사가 조기 치료 혜택도 증대시키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재 RA는 다른 많은 종류의 관절염과 비슷하거나 바이러스 감염 후에도 일시적으로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혈액 검사, 엑스레이 검사 등을 통해 최소한 6주 이상 지속적인 증상이 있는 경우에만 RA로 진단한다.

일단 RA로 진단되면 초기부터 꾸준하게 치료해 관절의 염증을 억제하고 관절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Schwenzer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혈액샘플 속 테나신-C를 검출해,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 여부를 사전에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테나신-C를 이용한 혈액검사가 빠른 시일내에 상용화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임상군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시행되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연구자체 만으로는 흥미롭지만, 임상에 적용하는데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중심이 기울었다.

영국 관절염연구소(Arthritis Research UK) Stephen Simpson 교수는 지난해 12월 옥스포드 대학과의 인터뷰를 통해 "추가연구가 필요한 부분은 있다. 다만 류마티스관절염을 조기에 진단하는 하나의 키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Simpson 교수는 "또 류마티스관절염의 진단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분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질환을 통제할 수 있는 적절한 치료법 역시 제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임상연구이사 이신석 교수(전남의대 류마티스내과)는 "타당도(validation) 검증이 필요하다. 기존의 항CCP항체와 비슷한 검사이기 때문에 임상에 받아질려면 기존의 항CCP항체와 비교해서 민감도와 특이성이 어느정도 우월한지 추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아직은 임상에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추가 연구결과가 나오기까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이 교수는 이어 "연구결과를 보면 혈액검사 특이도가 98% 라고 했는데, 민감도가 낮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은 기존의 항CCP항체와 비슷하기 때문에 역시 추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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