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세포폐암 관련 더발루맙+트레멜리무맙 1상 결과 공개

 

항암치료의 최신 트렌드는 면역항암제다. 덩달아 2가지 이상 서로 다른 계열의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행성 흑색종 환자를 상대로 종양반응률(ORR)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을 개선했던 이필리무맙(상품명 여보이)과 니볼루맙(상품명 옵디보)의 2제요법이 대표적 예다(NEJM 2015;372:2006-2017).

이번에는 비소세포폐암(NSCLC)에서 면역항암제 병용 데이터가 첫 선을 보였다.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군에게 PD-L1 단일클론항체약물인 더발루맙(durvalumab)과 CTLA-4 억제제 트레멜리무맙(tremelimumab)을 투여했을 때 항암반응을 나타냈다는 초기(1b) 임상 결과가 Lancet Oncology 2월 5일자 온라인판에 공개된 것이다.

다만 유효성 만큼이나 독성반응도 상당 수준 증가한 것으로 보고돼 임상 적용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PD-L1·CTLA4 이중차단으로 종양억제 유도

이번 연구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메드이뮨이 개발한 2가지 실험약물의 병용요법을 다루고 있다.

미국 리모핏 암센터(H. Lee Moffitt Cancer Center) 스캇 안토니아(Scott Antonia) 교수팀은 2013년 10월~2015년 4월까지 미국 5개 암센터에서 면역항암제 투여 경험이 없는 진행성 폐암 환자 102명을 모집했다.

등록된 환자 일부에게는 더발루맙 3mg/kg, 10mg/kg, 15mg/kg, 20mg/kg 용량을 4주 간격으로 투여했고, 나머지 환자에는 2주 간격으로 10mg/kg 용량을 투여했다. 트레멜리무맙의 경우 처음 6도즈(dose) 동안은 1mg/kg, 3 mg/kg, 10mg/kg을 4주 간격으로, 이후 3도즈는 12주 간격으로 투여해 주기를 늘렸다. 

평균 18.8주간 추적한 결과 더발루맙 20mg/kg과 트레멜리무맙 3mg/kg을 4주 간격으로 투여받은 환자군에서 최대허용용량(maximum tolerated dose)이 초과됐다. 6명 중 2명(30%)이 AST, ALT 증가, 리파아제 증가 등 용량제한독성(dose-limiting toxicity)을 나타냈고,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도 102명 중 29명(28%)에 달했다.

치료 관련 중증 이상반응은 37명(36%)에게서 발생했는데, 연구기간 중 22명이 사망했으며 그 중 3건은 치료와 관련이 있었다.

그럼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은 PD-L1 양성 환자는 물론, 음성인 환자에서도 뚜렷한 투여 효과가 확인됐다는 점이다. 트레멜리무맙 1mg/kg을 투여받은 26명 가운데 6명(23%)이 객관적종양반응(ORR)을 보였는데, 여기에는 PD-L1 양성인 환자 9명 중 2명(22%)과 PD-L1 음성 환자 14명 중 4명(29%)이 포함됐다.

안토니아 교수는 "더발루맙 20mg/kg과 트레멜리무맙 1mg/kg 병용 시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항암작용과 관리가능한 수준의 내약성을 보였다"며 "2가지 경로를 동시에 표적하는 전략이 폐암 환자에서도 시너지효과를 나타냈다"고 해석했다.

현재 두 약물은 2018년을 목표로 병용요법과 각각의 단독요법 및 표준요법(항암화학요법)을 비교하는 다국가 3상임상에 돌입한 상태다.


유효성 기대이하...독성반응·고비용 숙제로 남아

그러나 이들 약물의 병용에 대해 낙관론만 제기되는 것은 아니다.

관련 사설을 집필한 캘리포니아대학 에드워드 개론(Edward B. Garon) 교수는 "이필리무맙과 니볼루맙 병용은 흑색종 환자를 상대로 60%가 넘는 종양반응률을 보였다. 비소세포폐암에서도 병용전략이 그만한 혜택을 보일지는 의문"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흑색종의 경우 CTLA-4 억제제와 PD-1 억제제를 각각 투여하는 것만으로도 유의한 항암작용을 나타냈지만, 비소세포폐암은 아직까지 CTLA-4 억제제 단독투여 혜택을 입증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설명.

▲ 이대호 교수

독성반응도 문제인데, "PD-L1 억제제만 투여했을 때보다 이상반응 발현율이 훨씬 높았기 때문에 그를 상회할 만큼 뚜렷한 효능증가를 보여야 한다"고 못 박았다. 유효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되 독성반응을 최소화 하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는 얘기다.

울산의대 이대호 교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는 "그간 바이오마커로서 PD-L1의 실효성을 두고 학계에서 논란이 있어 왔는데, 이번 연구가 일부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PD-L1 상태와 무관하게 종양반응을 나타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즉 PD-L1 음성 환자에게는 더발루맙과 트레멜리무맙 병용이 유리하다는 것. 지난해 NEJM에 실린 이필리무맙과 니볼루맙 병용 데이터를 확증했다는 데서 의미를 찾아볼 수 있겠다.

독성반응은 기존 항암화학요법이나 다른 면역항암제보다 심하지 않고 관리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에 시도해 볼만도 한데, 독성반응을 감내할 만큼의 유효성을 보일지는 3상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진행 중인 3상임상에는 국내 환자들도 포함돼 있다.

이 교수는 "면역항암제를 병용할 땐 바이오마커와 함께 유효성, 독성반응의 3가지가 고려돼야 한다"며 "궁극적으론 비용 문제가 해결돼야만 환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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