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부터 급여적용으로 와파린 세대교체 급물살

NOAC, 와파린·아스피린 장점 모두 갖췄다!

이달 1일부터 신규경규용항응고제(NOAC)의 급여 기준이 확대되면서 품목간 경쟁열기가 뜨겁다.

다비가트란(상품명 프라닥사), 아픽사반(상품명 엘리퀴스), 리바록사반(상품명 자렐토)으로 대표되는 NOAC은 이번 급여화를 통해 와파린 투여에 의한 출혈 및 사회적 비용을 경감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간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게 뇌졸중 예방 목적으로 투여됐던 와파린은 연령, 유전적 요인 같은 환자 개인의 특성과 더불어 병용약물이나 음식물 등 환경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제한점이 따랐다(J Thromb Thrombolysis 2009;27:293-299).

국내의 경우 최소 3개월마다 INR 모니터링을 해야 하고 목표치료범위(TTR) 유지 등의 어려움 때문에 와파린 투약을 시작한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약 25%가 첫해 투약을 중단한다는 보고도 있었다. 심지어는 INR 수치가 적절히 유지되는 경우라도 치료 중 뇌졸중 및 뇌출혈 위험이 상당하다.

대한부정맥연구회 총무이사를 맡고 있는 연세의대 정보영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는 "항응고치료가 필요함에도 불편감 때문에 와파린을 처방받지 못했던 환자가 약 60%, 나머지 40% 가운데도 치료범위가 유지됐던 이들은 절반가량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덕분에 보험적용 이후 상당수의 환자에서 NOAC으로 처방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 

정 교수가 꼽는 NOAC의 대표적인 장점은 복약 편의성과 안전성이다.

혈액검사를 자주 하지 않아도 항응고효과가 일정하게 유지되다보니 INR 수치가 조절되지 않던 환자들은 물론, 잘 조절되던 환자들도 음식제한 등 와파린 복용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에 NOAC을 선호한다고.

정 교수는 "정부에서 오죽하면 이 비싼약을 급여화 해줬겠느냐"면서 "NOAC은 뛰어난 효능과 아스피린 만큼의 안전성을 두루 갖춘 획기적인 약물이다. 그간 제대로 된 항응고치료를 받지 못했던 환자들이 혜택을 받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픽사반 '안전성'·유효성 '다비가트란'·순응도 '리바록사반'

이렇듯 NOAC에 대한 기대감 뒤에는 단연 세 약제 중 어떤 품목이 우위를 차지할 것인지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다비가트란, 아픽사반, 리바록사반은 각각 RE-LY 연구(NEJM 2009;361:1139-1151)와 ARISTOTLE 연구(NEJM 2011;365:981-992), ROCKET-AF 연구(NEJM 2011;365:883-891)라는 탄탄한 근거자료를 보유한다. 이들을 통해 와파린 대비 비열등성은 물론 두개내 출혈 감소 효과가 동일하게 입증됐다.

여기에 아직까지 각각의 약물을 직접 비교하는 헤드투헤드(head-to-head) 임상이 진행된 적 없기 때문에 NOAC 내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정 교수는 "현존하는 데이터는 전부 와파린과의 비교연구인 데다 연구대상군도 조금씩 달라 우위를 따지기란 불가능하다"면서 "대부분의 경우에는 약제간 차이가 없고, 일부 환자군에서 특정 약물이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약제별로 장단점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연령, 신장기능, 출혈 및 뇌졸중 재발 위험 등 환자 개인의 특성과 선호도를 고려해 처방하고 있다는 설명. 

예를 들어 아픽사반은 와파린 치료가 부적합한 환자군을 대상 AVERROES 연구에서 유일하게 아스피린 대비 우월성을 입증해(NEJM 2011;364:806-817) 안전성이 가장 뛰어난 약물로 평가된다. 특히 NOAC 중 유일하게 위장관계 출혈을 증가시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출혈 경향이 높은 환자들에게 우선권고할 만하다.

반면 다비가트란은 뇌졸중 감소 효과가 가장 높게 나타나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군에게 적합하고, 리바록사반은 1일 1회라는 복약 편의성을 살려 순응도가 문제 되는 이들에서 선호되고 있다.

가톨릭의대 조아현 교수(여의도성모병원 신경과) 역시 "헤드투헤드 연구 데이터가 없어 임상연구에서의 약간의 차이로 민감하게 반응하진 않는다"면서 "임상 데이터가 가장 풍부하다는 점에서는 아픽사반을, 순응도가 낮은 환자에게는 리바록사반을 주로 처방하지만, 개인적인 선호도일 뿐"이라고 못박았다.


급여 효과...개원가 처방 확대도 기대

이번 급여확대는 또한 1차의료기관에서의 처방 패턴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보영 교수는 "궁극적으로 개원가에서 NOAC 처방이 활성화 돼야만 국민건강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NOAC이 와파린에 비해서는 훨씬 안전하지만 고령이나 신질환자 등 일부 환자군에게 사용 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2가지는 신장기능과 연령.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는 용량조절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와파린에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한지 절반용량을 투여해야 할지 따져볼 필요가 있는데, 이는 75세 이상 고령 환자에서도 마찬가지다.  해독제가 아직 개발 단계인 만큼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등 다른 항혈소판제와의 병용 또한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정 교수는 "개원의를 포함해 임상의사들을 대상으로 NOAC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이번 급여적용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뇌졸중 발생률이 획기적으로 낮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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