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의대 한성욱 교수 "AF 환자 항응고제 언더트리트먼트로 유병률 저평가"
NOAC 급여확대, 뇌졸중 예방에 획기적 전환점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순환기내과의 한성욱 교수는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전략에서 NOAC의 등장으로 이전보다 쉽고 간편한 항응고치료가 가능해졌고, 개원가에서도 이 부분의 진료를 확대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항응고치료의 확대에 따른 진료환경의 변화를 전망하는 동시에 1차의료기관 임상의들의 역할을 주문했다.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OAC)의 적용은 항응고치료를 1차의료기관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심방세동(AF) 환자에서 뇌졸중 예방 목적의 항응고치료는 약제 특성을 잘 파악해 이를 유용하게 쓸 수 있다면 개원가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기존 전통요법과 비교해 쉽고 간편한 NOAC의 임상적용을 통해 환자의 순응도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예측 가능한 효과로 인해 안정적인 뇌졸중 예방도 가능해질 것이다."

지난 5월 31일 대구의 한 호텔에서 심방세동과 관련한 상당히 의미 있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심장내과가 주최·주관한 부정맥 심포지엄으로, 진료현장 최일선의 개원의와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국내 최고의 부정맥 전문가들과 최신 치료동향을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

학술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등 심포지엄을 이끌었던 한성욱 교수는 "11년째 진행돼 오던 심전도 연수강좌가 진단에 초점을 뒀다면, 이번 심포지엄은 그간 큰 변화와 발전이 있었던 부정맥 치료에 대한 업데이트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3차병원급에서 주로 다뤄지는 것으로 여겨졌던 부정맥, 특히 심방세동 치료에 관한 연수강좌가 개원의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한 교수는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전략에서 NOAC의 등장으로 이전보다 쉽고 간편한 항응고치료가 가능해졌고, 개원가에서도 이 부분의 진료를 확대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항응고치료의 확대에 따른 진료환경의 변화를 전망하는 동시에 1차의료기관 임상의들의 역할을 주문했다.

- 이번 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된 배경은?

그동안 부정맥 치료 분야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 반면 임상현장의 교육은 진단과 달리 치료는 그간의 변화를 제대로 짚어주고 업데이트해주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개원가, 즉 1차의료기관에서 부정맥에 대한 막연한 거리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내가 볼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는 식의 근거 없는 거부감이다.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부정맥, 특히 심방세동 유병률이 급증하면서 진료요구 또한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을 온전히 커버할 수 있는 진료환경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 임상현장의 일관된 목소리였다. 개원의와 전공의들에게 부정맥의 진단 및 치료와 관련해 반드시 습득해야 할 새로운 지식을 업데이트해주기 위해 심포지엄을 마련했다.

- 심방세동과 관련해서는 어떤 주제들이 다뤄졌나?

새로운 치료선택이 대두되면서 진료환경의 변화가 점쳐지고 있다.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한 NOAC이 등장함에 따라, 이전보다 쉽고 간편하게 항응고치료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 환자의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만큼, 개원가에서도 이 부분의 진료를 확대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경색의 예방', '와파린의 적절한 사용방법', '새로운 항응고제의 현재', '심방세동의 약물·비약물치료' 등에 대한 교육을 준비했다.

- 우리나라 심방세동의 실태는?

 
유병률 집계는 질병코드에 따른 청구 현황을 기반으로 한 심평원 통계가 대표적이다. 2013년 심평원 데이터에서 심방세동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13만명 수준이었다. 미국 등 서구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데, 우리나라의 고령화 추세를 고려할 때 실제로는 50만명가량으로 추정된다.

심평원 데이터는 청구와 관련한 숫자의 함정이 있을 수 있다. 개원가를 비롯한 일선 진료현장에서 심방세동을 확진하지 못하거나, 진단이 이뤄졌다 해도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확한 환자수가 반영되지 못했다고 본다.

-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항혈전치료가 대표적이다.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해서는 항응고제를 통한 혈전치료가 우선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여기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항응고제가 와파린이었다. 이 경우 두개내출혈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고, INR 모니터링 또는 약물 상호작용 등 치료에 따른 위험이나 불편함을 비롯해 의사·환자가 느끼는 부담이 상당하다.

모니터링 장비를 제대로 갖추기 힘든 1차기관 임상의들이 갖는 치료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뇌졸중 고위험도의 심방세동 환자임에도 항응고제 대신 아스피린을 쓰는 등 다른 처방과 청구가 이뤄질 수도 있다. 심평원 데이터는 이러한 소극적 치료(undertreatment) 관행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 와파린 치료의 제한점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대안은?

최근 NOAC으로 불리는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가 승인돼 처방이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항혈전치료의 물꼬가 트이고 있다. 리바록사반 등이 대표적인데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위험을 평가하는 CHADS 스코어 2점 이상이면 항혈소판제보다는 항응고제를, 항응고제 중에서는 와파린 대체약제로 이 신규 제제들이 주목받고 있다.

- NOAC의 임상적용 확대, 어떻게 전망하나?

보험급여가 가능했지만 출혈 등 부작용으로 와파린 치료가 힘든 환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인정됐었는데, 뇌졸중 고위험군에게 1차선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급여확대가 이뤄졌다. 보험공단의 NOAC 급여확대에 대한 결정은 심방세동에 의한 뇌졸중의 예방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이라 생각된다.

1차진료기관에서는 INR 검사를 하기 어렵고, 또 동양인에서 와파린에 의한 뇌출혈의 불안감 때문에 쉽게 심방세동 환자에게 항응고치료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NOAC은 혈액검사가 필요없고 뇌출혈의 위험도 와파린보다는 훨씬 적어 1차기관에서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위험도에 따라 쉽게 처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약제들의 특성을 잘 파악해서 환자 개개인에 맞는 제제를 선택해야 한다. NOAC을 통해 뇌졸중을 선제적으로 막아내는 것이 비용효과 면에서도 더 큰 혜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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