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수출 아닌 합자사 설립 등 장기적 시각 접근

국내 상위제약사들이 일제히 연초 시무식을 통해 글로벌 진출에 대한 포부를 밝히는 등 해외 수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ETC를 중심으로 한 '직접 침투전략'에서 다양한 방식을 통해 돌아가는 '간접 침투전략'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업체들이 있어 눈에 띈다.

 

직접 침투전략은 해외 국가에 현지 법인, 지사 설립 등이 있으며 간접 침투전략은 공동투자, 품목다각화,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로 구분된다.

공동투자 전략은 해당 국가의 관련 정부기관, 업체 등과 합자사 등을 설립하는 것으로 일양약품, 제일약품 등이 대표적이다. 일양약품은 중국 양주 고우시와 함께 투자한 합자사인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를 통해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의 본격적인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가 지난해 9월  EU-GMP공장을 준공했다.

또 지난해 9월 양주일양 EU-GMP공장을 준공하며, 중국 전역은 물론 동남아, 남미, 유럽 전역에 글로벌 수준의 의약품을 공급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3년 10월 제일약품은 중국에 합작법인 '제일야오제약(JEIL-Yao)'을 설립했다. 중국 Yao Pharma와 1:1로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것으로, 제일약품은 이를 통해 자체 개발한 무균항생주사제를 중국 내 생산·판매키로 했다.

이 회사는 1차로 세파계 주사제인 'Lactamoxef'의 완제생산, 판매확대를 통해 교두보를 확보하면 향후 중국시장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했다.

대화제약도 지난해 사천화방실업그룹과 중국 사천성 자양시장 내에 패치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합자회사 설립에 대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다른 간접 침투전략은 품목 다각화 전략이다. 전통적 ETC인 치료용 완제의약품에서 해당 품목의 원료의약품과 편의, 건강, 미용 등 다양한 형태의 의약품으로 품목을 확대하는 것. 최근 대표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대웅제약, 삼진제약 등을 꼽을 수 있다.

▲ 대웅제약 나보타의 글로벌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미용 영역에 주로 사용되는 고순도 보툴리눔톡신인 나보타를 수출 첨병으로 내세우고 있다. 나보타는 현재 60여개국에 약 70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2017년까지 미국, 유럽, 남미, 중동 등 각 국의 식약청 허가를 앞두고 있다.

삼진제약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체 생산하는 원료의약품 클리피도그렐의 일본 수출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삼진제약은 지난 2013년 오송에 생산설비를 확보했다. 또 품질관리 역량을 키우고자 분석장비 업체인 일본 시마즈의 합작사 동일시마즈와 MOU를 체결했다.

또 다른 간접 침투전략인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는 신약을 비롯한 의약품의 세부 단계별마다 사업성을 분석해 가장 최적화 시기라 판단되면, 단계를 가리지 않고 시너지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해외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방식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2013년 이스라엘 글로벌 제약사인 테바와 개량신약 클란자CR정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에는 베네수엘라 지역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추가로 맺었다. 테바는 본격적인 클란자CR정 허가·출시에 앞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세종시 공장을 실사해 적합 판정을 내렸다.

동아ST의 수퍼박테리아 타깃 항생제 시벡스트로는 미국 땅을 먼저 밟았다. 동아ST는 2004년부터 제품 개발을 시작해 전임상 시험을 진행했고 복지부로부터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전임상 연구에 대한 지원을 받아 2006년 전임상 시험을 완료했다.

이후 2007년 1월 미국 트리어스사(현재 큐비스트)와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고, 트리어스사는 미국 및 글로벌 임상 개발을 진행했다. 이 제품은 미국 FDA 승인 이후 유럽의약국 판매허가신청 예비심사를 통과해 향후 유럽 시장 발매도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제약사들의 글로벌 행보에 김현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내 제약사들은 직접 침투전략의 한계를 정확히 인식해, 위험을 줄이고 진입 용이성과 수익성 및 효율성을 중시한 간접 침투전략을 지향하거나 전환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업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간접 침투전략은 해당 국가의 중앙 및 지방정부, 현지 업체 등과 합자회사나 조인트벤처 등을 설립하는 공동투자 방식"이라며 "이는 품목개발과 인허가의 용이성, 품목간 양수양도 가능, 품목 및 유통전략에서의 차별적 대우를 회피하기 위한 최상의 방식으로 평가 받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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