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간염치료제 소발디, 한국로슈 가싸이바 등 꼽혀

▲ 제약업계가 올 한해 매출 성장을 위한 다양한 품목들을 준비 중이다.

정부의 약가규제, 검찰과 국세청의 연이은 조사 등으로 제약산업이 혹한기를 맞고 있다.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가 폐지되고 시행된 의약품 장려금제에는 여전히 저가구매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항목이 남았으며, 리베이트 투아웃제와 일련번호 의무화 도입 등 이슈들도 제약업계에 피로감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체 제약사 원외처방액도 전년 대비 2.3% 감소한 7235억원에 머무르는 등 전체적으로 움츠러든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각 업체들은 올해를, 나아가 그 이후를 준비하며 매출 성장을 위한 제품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어려움을 타개할 핵심 전략은 결국 좋은 제품의 출시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향후 제약산업을 이끌어갈 국내외 제약사들의 기대품목은 무엇이며 특징과 전망에 대해 살펴봤다.

길리어드사이언스 C형간염 치료제  '소발디' 

▲ 길리어드사이언스 소발디

길리어드사이언스가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테노포비르)' 이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품목은 C형간염 치료제 '소발디(소포스부비르)'다. 이 제품은 2013년 미국 FDA의 승인을 받고 출시했다.

제약산업 분석 업체인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에 따르면 소발디는 2013년 1억 36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18년 예상 매출액은 51억 달러에 달한다. 이 같은 매출은 한 정당 1000달러(한화 107만500원)라는 고가정책 등에 따른 것으로 12주 치료과정에만 총 8만 4000달러(한화 약 90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길리어드는 소발디와 NS5A 억제제인 레디파스비르를 혼합한 복합제도 2014년 10월 FDA의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국내 출시 시기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길리어드 관계자는 소발디와 관련 허가절차를 진행 중이며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언급했다.

한국로슈 만성림프구성백혈병 치료제 '가싸이바'

한국로슈는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치료제 '가싸이바(오비누투주맙)'를 올해 3분기 경에 출시 예정이다. 가싸이바는 림프종의 원인이 되는 B세포를 공격하도록 개발된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로, 동반질환이 있으면서 이전 치료경험이 없는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가 클로람부실과 병용투여 하도록 지난해 9월 식약처로부터 허가 받았다.

특히 가싸이바는 임상을 통해 환자 생존기간을 '맙테라(리툭산)'보다 1년 이상 연장시키는 것을 확인해 주목받은 바 있다.

한국로슈 관계자는 "가싸이바는 전 세계에서 실시한 3상 임상 연구를 통해 만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들에게 우월한 생존율 향상과 삶의 질 개선을 입증했다"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만성림프구성백혈병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CLL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케다제약 제2형 당뇨병 치료제 '네시나액트'

한국다케다제약은 DPP-4 억제제와 티아졸리딘디온 계열을 복합한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네시나액트(알로글립틴, 피오글리타존)'를 2015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네시나액트는 당뇨병을 유발하는 8가지 요인(간에서의 당 신생 증가, 장에서 인크레틴 효과 감소 등) 중 6가지에 효과적으로 작용해 당뇨병의 다양한 병태생리학적 요인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계열의 약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인슐린 저항성과 인슐린 분비능 개선에 모두 효과적으로 작용해 당뇨병 환자에게 강력한 혈당강하와 췌장보호 효과를 나타낸다. 지난해 10월 식약처의 승인을 받았으며, 알로글립틴/피오글리타존 25mg/15mg과 25mg/30mg의 두 가지 용량으로 출시 예정이다.

얀센 다제내성 결핵치료제 '서튜러'·'뉴신타'

▲ 한국얀센 뉴신타

한국얀센은 다제내성 결핵치료제 '서튜러(베다퀼린푸마르산)'와 '뉴신타(타펜타돌염산염)'를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서튜러는 최초의 다제내성 폐결핵치료제로 작년 3월 식약처의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 급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 품목은 결핵균의 에너지원 생성에 필수적인 효소, 마이코박테리아의 ATP(아데노신 5'-3인산염) 합성효소를 억제해 결핵균의 복제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차별화된 작용 기전을 갖고 있다.

기존 치료요법에 서튜러를 병용 시 빠른 음전 효과와 높은 음전율을 입증한 2건의 서튜러 2상 임상연구 결과는 NEJM에 게재됐으며, 희귀의약품부문에서 '2014 영국 프리 갈리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뉴신타는 '뉴신타이알정'과 '뉴신타서방정'으로 지난해 10월 식약처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뉴신타아이알정은 중등증 내지 중증의 급성 통증, 뉴신타서방정은 중증의 만성 통증 완화에 기여하는 새로운 마약성 진통제이다. 주성분인 타펜타돌은 아편양 수용체 작동제 활성과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를 억제하는 두 가지의 작용기전을 통해 통증을 완화시킨다. 뉴신타서방정은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위약 및 활성약물 대조 제3상 임상시험 등의 결과를 통해 중등도·중증의 만성 하부요통 및 골관절염으로 인한 통증 치료에서 유효성이 입증됐다. 뉴신타이알정은 한국에서 진행된 다기관, 이중맹검, 무작위배정 3상 임상을 통해 급성 정형외과 수술 후 통증에 위약대비 월등한 통증 감소 효과를 나타낸 바 있다.

GSK '티비케이'·'렐바 엘립타'·'아노로 엘립타'
 

▲ GSK 렐바 엘립타

GSK는 2014년에 식약처 허가를 획득한 '티비케이(돌루테그라비르)', '렐바 엘립타(플루티카손푸로에이트, 빌란테롤트리페나테이트)', '아노로 엘립타(유메클리디늄브롬화물, 빌란테롤트리페나테이트) 세 품목이 올해 급여절차를 거쳐 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K는 지난해 9월 HIV에 감염된 성인 및 12세 이상 청소년의 치료를 위해 다른 항레트로바이러스 의약품과 함께 사용하는 인테그라제(integrase) 억제제인 티비케이를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티비케이의 유효성은 두 건의 주요 3상에서 다른 비교대상 약제보다 통계적으로 우수했고, 한 건의 연구에서는 비열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연구에서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은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환자군과 치료경험이 있는 환자군 모두 1~3%로 낮았다.

렐바 엘립타는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ICS)인 플루티카손 푸로에이트와 장기지속형 베타2 촉진제(LABA)인 빌란테롤을 복합한 약물로 한 번 흡입으로 효과가 24시간 지속되는 특장점이 있다. 아노로 엘립타는 LABA와 지속성 무스카린 길항제(LAMA)을 복합한 제품이다.

일부 임상 결과에 따르면, 아노로 엘립타는 대조군들(위약, 티오트로피움, 유메클리디니움, 빌란테롤)과 비교해 폐기능을 유의하게 향상시켰으며, 위약군과 대비해 호흡곤란 및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GSK는 두 품목의 약가 등재 절차를 거쳐 향후 COPD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 노바티스 자카비
노바티스 골수섬유증 치료제 '자카비'

한국노바티스의 골수섬유증 치료제 '자카비(룩소리티닙)'는 세 차례 도전 끝에 지난해 11월 급여평가를 통과했다. 희귀질환인 골수섬유증은 골수가 섬유화되는 혈액암의 일종으로 국내 환자 수는 약 600명으로 추정된다.

자카비의 임상적 유효성은 지난해 12월 대한혈액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제3상 임상연구인 COMFORT-Ⅱ 3.5년 결과 등을 통해 재차 확인됐다. 학회 연자로 나선 정철원 삼성서울병원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자카비가 비장 크기를 줄이고 생존 기간을 연장시키는 현재로서는 유일한 치료제인 만큼 이번 급여적용이 환자들에게 혜택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애보트 복합 고지혈증 치료제 '콜립'

한국애보트는 복합 고지혈증 치료제 '콜립(페노피브레이트, 심바스타틴)'을 2월에 출시 예정이다. 콜립은 지난 2013년 8월 유럽 승인을 획득했으며,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로 한국에서 발매를 하게 됐다.

주성분인 페노피브레이트 145mg은 기존 제제보다 더욱 미세한 나노입자로 분쇄돼 장벽의 확산 통과에 도움을 줌으로써 생체이용률이 개선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이 가능하게 됐다.

또 심바스타틴 단독으로 조절되지 않는 복합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콜립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3상 임상시험결과 페노피브레이트·심바스타틴은 심바스타틴 단독투여 대비 TG와 HDL-C 수치 개선이 입증됐다. 국내에 출시될 용량은 페노피브레이트/심바스타틴 각각 145mg/20mg과 145/40mg 두 가지이다.

BMS 항암면역치료제 '니볼루맙'·흑색종치료제'여보이주'

▲ BMS 여보이주

한국BMS는 올해 항암면역치료제 '니볼루맙'의 국내 허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니볼루맙은 PD-1(Programmed Cell Death 1)과 T세포간 상호 작용을 억제해 T세포의 암세포 억제 작용을 증폭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 또 니볼루맙은 일본에서 파트너사인 오노제약을 통해 흑색종치료제로 승인받은 바 있다. 니볼루맙의 흑색종 치료 임상결과는 유럽의료종양학회(ESMO)에서 공개됐는데, 진행성 흑색종 환자의 32%에서 종양 수측이 입증됐으며 약효 지속도 치료 시작 후 6개월까지 반응성이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식약처에서 시판허가를 획득한 흑색종치료제 '여보이주(이필리무맙)'도 약가절차를 진행 중이다. 여보이주는 항 CTLA-4단일클론항체로 전이성 흑색종 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시킨 최초의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발표된 바에 따르면 여보이주와 니볼루맙을 병용하면 흑색종 종양 크기가 줄어들어 생존기간을 유의하게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젤잔즈'

화이자의 류마티스관절염 신약 '젤잔즈(토파시티닙)'도 2015년 급여 출시가 될 전망이다. 이 품목은 하루 2회 복용하는 새로운 경구용 항류마티스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ORAL Step 연구에서 18세 이상 1종 이상의 종양괴사인자(TNF)억제제에 불충분한 반응을 보이는 중등도 및 중증의 류마티스환자 399명 대상으로 젤잔즈 5mg + MTX 병용 투여군과 위약군을 비교해 본 결과, 3개월 시점에서 ACR20(미국 류마티스학회가 정의한 질환평가 지표, 투약 이후 증상이 20%이상 호전) 도달 비율은 젤잔즈 병용 투여군이 41.7%로 위약군의 24.4%보다 높았다.

베링거인겔하임 SGLT-2 억제제 '자디앙'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 8월 식약처 허가를 획득한 SGLT-2 억제제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을 올해 론칭할 계획이다. 자디앙은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차단해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방식으로 혈당을 조절하며, 기존 경구형 당뇨병 치료제와 다르게 인슐린 및 췌장의 베타세포와 독립적으로 작용해 당뇨병 치료단계에 따른 다양한 병용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기전상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돼 칼로리 손실 및 삼투압 이뇨작용을 일으켜 혈당이 조절되는 것과 함께 체중 감소 및 혈압 감소의 부가적인 효과가 있다.

국내 제약사는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점차 글로벌 도약의 밑거름을 준비하는 양상이다. 동아ST, 녹십자, 한미약품, 종근당 등 업체들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의 문을 두드리며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기대하고 있다.

동아ST 차세대 항생제 '시벡스트로'

▲ 동아ST 시벡스트로

동아ST의  2세대 옥사졸리디논(oxazolidinone)계열 항생제인 '시벡스트로'는 지난해 6월 슈퍼박테리아인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과 같은 내성균을 포함한 그람 양성균에 의해 발생하는 심각한 피부감염 치료를 적응증으로 미국 FDA 허가를 받았으며, 이후 경구제와 주사제형인 IV를 연이어 출시했다.

MRSA치료 항생제에는 큐비신, 시벡스트로, 반코마이신, 자이복스 등이 있으며, 이 중 큐비신과 자이복스 등의 연 매출액은 10억 달러를 넘고 있으나 큐비신은 2003년, 자이복스는 2000년에 허가를 받은 약물이기 때문에 2014년 허가받은 시벡스트로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ST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도 시벡스트로의 허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녹십자 면역글로불린제제 'IVIG SN'

녹십자는 올해 초 면역글로불린제제 'IVIG SN'의 FDA 생물학적제제 품목허가(BLA)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창공장의 cGMP인증 실사를 마치고 완제품 시생산에 들어갔으며, 허가절차를 거쳐 빠르면 2년 내 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녹십자는 동시에 캐나다에 2019년까지 혈액분획제제 공장을 설립해 4조원 규모에 달하는 북미 면역글로불린제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LAPS-GCSF'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 신약 'LAPS-GCSF'는 공동 개발 중인 미국 스펙트럼사가 지난해 미국 3상에 돌입했다. LAPS-GCSF는 한미약품의 지속형 바이오신약 개발 기반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호중구감소증치료제로, 기존의 3분의 1만 투여해도 투약 주기를 1일 1회에서 3주 1회로 연장시킨다. 임상 2상 결과는 올해 상반기 주요 학회를 통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호중구감소증치료제 시장규모는 약 6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최근 동아와 녹십자가 바이오베터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종근당 고도비만치료제 '벨로라닙'

종근당의 '벨로라닙(CKD-732)'은 프레더윌리증후군과 고도비만치료제에 대한 미국 임상이 순항 중이다. 프레더윌리증후군은 임상 3상, 고도비만치료제로는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프레더윌리증후군 환자는 미국에서만 약 7000명에 달하지만 치료제가 전무한 상황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고도비만치료제 시장이 지금 형성되는 단계인데 점점 확대될 것이다. 혁신신약으로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주목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보령제약 '카나브' 라인업

▲ 보령제약 카나브

이 밖에도 보령제약은 자사 개발 신약 '카나브(피마살탄)'의 제품 라인을 보다 확대, 세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미 이뇨복합제인 카나브플러스정(피마살탄,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을 동화약품을 통해 출시한 바 있는 보령제약은 카나브와 로수바스타틴 복합제 및 카나브와 암로디핀 복합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복합제들은 2015년 임상을 완료하고 허가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카나브는 지난 2011년 10월 멕시코 스텐달과 중남미 13개국에 대해 총 5600만 달러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추가 제품군 출시로 해외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동제약 비만치료제 '벨비크'

국내에서는 일동제약의 비만치료제 도입 행보가 눈길을 끈다. 일동제약은 미국 아레나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벨비크(로카세린)'의 국내 영업·마케팅 계약을 지난 2012년 체결했으며 2015년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아레나가 진행한 임상 3상시험에서 벨비크를 1년간 투여한 환자들은 평균 7.9kg의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일동제약은 벨비크의 국내 진입을 위한 임상을 모두 완료했으며 현재 식약처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도입 계약 당시 일동제약은 벨비크의 연 매출 목표를 300억원 규모로 전망했다.

이 같은 업계의 행보가 힘겨운 상황을 극복하고 산업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는 단초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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