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대 김효원 교수, 국내 ADHD 치료제 복용아동 대상 첫 연구

▲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효원 교수

아동기 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를 복용해도 성장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처음으로 제시됐다.

울산의대 김효원 교수팀(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은 최근 미국 소아청소년정신약물학회지를 통해 ADHD 치료제를 복용한 157명을 추적한 연구 결과를 발표, 약물치료를 시작한 후 처음 1년 동안만 미세한 영향이 있었고, 그 후로는 또래와 동일한 성장속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ADHD로 진단받는 어린이 환자수가 매년 4~5%씩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조기진단 후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으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함에도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ADHD 치료제가 식욕을 떨어뜨려 아이들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편견 때문에 이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ADHD 약물치료가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많은 논문들이 나와있는 데 반해 국내 소아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없어 전문의들조차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기 어려웠던 것이 현실.

이런 가운데 이번 김 교수팀의 발표는 ADHD 자녀를 둔 부모들의 염려를 덜고 보다 적극적으로 약물치료를 시행받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소아내분비대사과 최진호 교수팀과 공동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2004년 3월부터 2011년 2월까지 7년간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에서 ADHD로 진단 받고 메틸페니데이트로 약물치료를 받았던 소아 환자 157명의 키와 몸무게를 관찰했다. 연구에 포함된 아이들의 평균 연령은 8세였고 남아가 134명, 여아가 23명이었다.

그 결과 치료제 복용을 시작한 첫 해에는 한 해 동안 평균적으로 권장되는 성장속도보다 키가 0.43cm, 몸무게가 0.67kg 덜 나가 미세한 차이를 보였지만, 1년이 지난 후부터는 키와 몸무게 모두 또래와 같은 성장속도를 보여 성장에 전혀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조기진단과 동시에 적절한 약물요법이 ADHD 치료의 핵심"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ADHD 치료제가 우리나라 아동들의 성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입증되면서 약물치료의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또한 "ADHD 약물치료 중 식욕이 떨어진 경우에는 식욕이 회복되는 저녁시간에 단백질, 과일, 채소 등을 골고루 먹이는 것이 중요하고, 식욕저하가 지속될 경우 다른 약물로 교체하는 등 전문의와 상의 하에 성장에 문제없이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 교수는 "ADHD 치료제를 복용하는 어린이의 키가 또래 아이들 100명 중 3등 미만이거나 연간 성장속도 4cm 이하에 해당한다면 성장클리닉을 방문해 전문적인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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