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럼비아대학 Frederica P. Perera 교수팀 연구

임신 중 대기오염에 노출된 여성의 자녀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발병 위험도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대기오염에 대한 위험성이 다시금 부각됐다.

미국 콜럼비아대학 Frederica P. Perera 교수팀이 Plos one 11월 5일자에 게재된 연구결과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 뉴욕시에 거주하고 있는 도미니카계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비흡연임신여성 233명의 혈액과 탯줄 속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PAHs) 수치를 측정했다. 이후 이들에서 태어난 자녀가 3~5세 됐을 때 소변 샘플을 채취해 PAHs 수치와 ADHD 발병에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 알아봤다.

또 소아의 ADHD 증상의 심각도를 살펴보기 위해 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함께 작성하도록 했다. PAHs는 화석연료나 기타 유기물질의 연소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이다.

그 결과 PAHs 수치가 높은 자궁에서 태어난 소아가 9세가 되면 ADHD 증상이 5배 가까이 증가했다. 더불어 채취한 샘플에서 PAHs  수치가 높게 측정됐던 소아는 PAHs 수치가 낮았던 이보다 ADHD 증상의 수와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연구팀은 "각종 대기오염물질이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켜 내분비계 시스템과 DNA를 손상시킬뿐만 아니라 태반이 잘 자라 제대로 기능하는 것을 막는다"면서 "이는 자궁 속 태아의 영양분 및 산소 섭취를 방해해 이들이 태어난 후에도 정신적 신체적으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erera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내 특히 뉴욕시의 높은 PAHs 수치가 소아의 ADHD 발병 위험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ADHD는  학교생활은 물론 인간관계와 미래 직장생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정부를 비롯한 학교 측도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피력했다.

한편 대기오염이 ADHD 외에도 생후 24개월 미만 영아의 자폐증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미국 에어로졸 학회(AAAR)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바 있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Evelyn Talbott 교수팀이 10월 22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AAAR 연례회의에서 "크로뮴 등의 독성물질에 노출된 소아일수록 자폐스펙트럼장애(ASD) 발병위험도가 높았고, ASD 소아의 상당수가 생후 24개월 이내에 오염된 공기에 노출된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펜실베이니아주 남서부 지역 6곳에 거주하는 2005년에서 2009년에 태어난 ASD 환아 가족 217가구와 같은 기간 정상적으로 태어난 소아 가족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해 대기오염과 ASD 연관성을 알아봤다.

아울러 미국 환경청(EPA)의 전국독성대기물질평가(National Air Toxics Assessment, NATA)를 통해 내분비계 혼란과 신경발달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30개의 오염물질이 발견된 지역도 함께 참고했다.

그 결과 임신 중 크로뮴과 스티렌 수치가 높은 지역에 거주했거나, 태아 혹은 생후 24개월 이내에 이 같은 독성물질에 노출된 소아가 그렇지 않은 이에 비해 ASD 발병 위험도가 1.4배에서 최대 2배 가까이 높았다.

특히 크로뮴은 발암과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유전독성물질로, 과다 흡입할 경우 각종 암과 신경계 질환을 유발시킨다. 합성고무 원료인 스티렌  역시 장기 노출되면 백혈병, 림프종, 백혈구 유전자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지난 20년간 미국내 ASD 환아가 8배 가까이 급증했다"면서 "확실하게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크로뮴과 스티렌이 ASD 발병 위험도를 높이는 하나의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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