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복지부 '의료개혁, 상생의 의료전달체계 토론회 개최
충북대병원 한정호 교수, "개원 및 전문의 가산 정책으로 필수 의료과 교수 개원하게 만들어"
보사연 신현웅 선임연구위원 "개원가의 실손보험과 비급여 급증, 상종과 개원의 소득 차이 커"

15일 열린 '의료개혁, 상생의 의료전달체계 토론회'에서 충북대병원 한정호 교수가 정부가 대학병원 교수들이 개원하고 싶도록 가산 제도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15일 열린 '의료개혁, 상생의 의료전달체계 토론회'에서 충북대병원 한정호 교수가 정부가 대학병원 교수들이 개원하고 싶도록 가산 제도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정부가 수가 가산제도를 잘못 집행해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과 대학병원 교수들이 개원하도록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15일 보건복지부가 개최한 '의료개혁, 상생의 의료전달체계 토론회'에서 패널로 참석한 충북대병원 한정호 교수(기획조정실장)는 개원 수가와 전문의 가산수가 등 잘못된 정책으로 대학교수들이 개원하게끔 만들었다고 질타했다. 

한 교수는 "같은 의료 행위를 해도 외과는 30%, 흉부외과는 두배 가산을 받는다. 그래서 대학병원에 있던 교수들이 병원 바로 앞에 개원하고 있다"며 "종병으로 가야 할 하지정맥류 수술이나 담낭절제술 등이 개원가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데 지난해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도 같은 방식으로 수가를 올렸다. 당연히 교수들이 나가 개원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결국은 개원을 장려하는 쪽으로 갔다"고 비판했다. 

상종과 개원가의 실손보험과 비급여 차이 점점 커져  

이날 발제자로 나선 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선임연구위원은 실손보험, 비급여 관리를 하지 않으면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사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발표했다.

신 선임연구원은 실손보험 비급여 청구 현황을 보면 비급여 진료비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비급여 실태조사를 봐도 의원급과 병원급은 증가하고 있고,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은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사연 신현웅 선임연구위원이 최근 동네의원의 실손의료보험 비급여 항목이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실제 5대 손해보험사 실손보험 비급여 지급 현황도 이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1차 병원은 2018년 1.21조원에서 2022년 2.22조원으로 1.84배 실손보험 비급여 지급 현황이 증가했다. 2차 병원은 1.81조원에서 2.22조원은으로 1.23배, 3차 병원은 0.38조원에서 0.41조원 1.07배 높아졌다. 

신 연구원은 "보험사가 지급한 실손의료보험 비급여 항목 보험금도 1차 병원에서 급증했다. 3차 병원 대비 보험금 증가율 격차는 12배"라고 발표했다. 

비급여 진료비 비중도 같은 추세다. 

신현웅 연구위원은 개원의사와 병원의사 간 임금 격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의원급 비급여 진료비 비중은 2010년 12.8%이던 것이 2021년 25.0%로 올랐고, 병원급은 22.0%에서 29.6%, 종합병원은 20.2%에서 8.7%로 감소했고, 상종은 27.4%에서 8.2%로 3.34 감소했다. 

신 연구위원은 "보장성 강화 노력으로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비급여가 감소 추세인 반면, 동네병원 비급여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10여 년 동안 동네의원 비급여 비중은 12.8%에서 25.0%로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손보험과 연계한 비급여 증대, 환산지수 역전 등에 따른 개원의와 병원 의사 간 확대로 지역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종합병원 인력이 동네 병의원으로 유출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실손보험과 비급여를 이번 기회에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정호 교수도 실손보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특히 MRI와 도수치료를 지목했다.

한 교수는 "도수치료를 의료 행위로 규정하는 즉시 대학병원의 정형외과와 통증의학과 교수들이 개원할 것이라 예상했다"며 "하이푸, 온열치료 등을 의료 행위라 하면서 일부 요양병원이 암치료 비용으로 1000~2000만원 청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훈 교수 "의료 수요 줄여야 한다는 얘기 할 때"  

가천의대 정재훈 교수는 의료 이용자들도 의료 이용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천의대 정재훈 교수는 의료 이용자들도 의료 이용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 세션에서 몇몇 참석자들은 정부가 국민들에게 의료 수요를 줄여야 한다는 얘기를 할 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가천의대 정재훈 교수(예방의학과)는 앞으로는 미래 의료수요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의료 수요 증가하므로 공급을 늘려 불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은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비판이다. 

정 교수는 "정부가 국민에게 의료 수요를 줄여야 한다는 정책적 신호를 줘야 한다. 정책적 신호의 유일한 신호는 가격 정책"이라며 "문제는 가격 정책이 실손보험 때문에 무력화된 상황이라 영향력을 재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들의 의료 이용과 의사들의 진료 형태도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안상호 대표는 국민에게 지금과 같은 의료 이용을 할 수 없다는 불편한 얘기를 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안 대표는 "누군가는 환자들에게 지금처럼 자유롭게 병원을 선택하지 못하고,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고 말해야 한다"며 "의사도 지금처럼 환자를 보지 못하고, 소득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 역시 질환과 중증도에 맞는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고, 정부는 본인부담감을 크게 차이를 두고, 만일 환자가 이를 지키지 않으면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항목에서 제외하거나 실손보험 항목에서 제외하는 등 패널티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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