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제약, 자비쎄프타 보험 급여 적용 기념 간담회 개최
카바페넴계 항생제 내성, 글로벌 보건 문제로 대두...국내 환자도 급증
국내 유일 CRE에 활성 있는 항생제...글로벌 가이드라인서도 권고

한국화이자제약은 21일 자사의 다제내성 그람음성균 감염 치료제 자비쎄프타의 보험 급여 적용을 기념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21일 자사의 다제내성 그람음성균 감염 치료제 자비쎄프타의 보험 급여 적용을 기념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항생제 내성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다제내성균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이 생겼다.

최근 증가하는 카파베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CRE) 등 그람음성균 감염 치료에 쓰이는 '자비쎄프타(성분명 세프타지딤/아비박탐)'에 이달부로 보험급여가 적용됐다.

한국화이자제약은 21일 자사의 다제내성 그람음성균 감염 치료제 자비쎄프타의 보험 급여 적용을 기념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다제내성균은 3가지 계열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세균으로 항생제 치료를 어렵게 하고, 중증 감염 환자 치료 경과에 악영향을 미친다. 녹농균 등 그람음성균은 요로 감염, 복강 감염,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자비쎄프타는 항녹농균에 효과를 보이는 '세프타지딤'과 베타락탐 분해 효소의 기능을 억제해 향균력을 유지하는 '아비박탐'의 복합제다. 세프타지딤은 세균의 세포벽 합성을 억제해 세균을 용해시키고 세포사를 유도하며, 아비박탐은 베타락탐분해효소의 기능을 억제해 향균력을 유지한다. 

2022년 12월 국내 허가 후 지난해 7월 출시됐다. 새로운 그람음성균 항균제의 허가는 2017년 저박사 허가 이후 5년 만이다. 

자비쎄프타는 2월 1일부터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등 그람음성균 감염 치료제로 건강 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구체적 보험 급여 대상은 복잡성 복강내 감염, 복잡성 요로 감염, 원내 감염 폐렴에 카파페넴계 항생제에 실패한 경우 또는 다제내성 녹농균이나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이 증명된 경우다. 

자비쎄프타, 국내 유일 CRE 치료 항생제

항생제 내성 문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중 보건 문제로 떠 오르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연평균 사망자 중 70만명이 다제내성균으로 인해 사망할 정도로 그 위협이 크다. 2050년에는 항생제 내성으로 5명 중 1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특히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CRE) 감염증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CRE 발생건수는 3만 548건으로 1만 1954건이었던 2018년 대비 2.6배 증가했다.  

이날 고려대 안암병원 윤영경 교수(감염내과)는 "국내 CRE 급증의 원인은 내성 문제가 심각해지고 쓸 수 있는 항생제가 제한되면서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 사용량 증가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며 "또 코로나 팬데믹 동안 많은 기관에서 항생제 관리를 포기할 수 없었던 환경, 인구가 고령화되고 의료기관에 노출이 많아지는 것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CRE는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 또는 요양병원 등 시설에 장기 입원한 환자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높은 사망률과 관련이 있다. 2017년 국내 10개 병원에서 시행된 연구에서 CRE 감염증 환자의 3개월 사망률은 55.0%로 나타났다. 

이날 의료진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CRE 감염에 활성이 있는 자비쎄프타가 보험 급여를 적용받게 된 것에 기대감을 표했다. 

서울성모병원 이동건 교수(감염내과)는 "과거 카바페넴계 항생제는 '아껴놔야 하는 보루'로 이야기했으나 최근에는 이에도 내성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1980~90년대까지는 1년에 항생제가 10개씩 나올 정도로 많이 개발됐으나 최근에는 1년에 1~2개가 나올까 말까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제한적인 치료옵션으로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미충족 수요가 매우 컸다"며 "특히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CRE의 국내 감염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자비쎄프타는 국내에서 CRE 감염에 활성이 있는 유일한 항생제로 기대를 모은다"고 말했다. 

글로벌 가이드라인서에서도 CRE 치료에 권고

고려대 안암병원 윤영경 교수(감염내과)
고려대 안암병원 윤영경 교수(감염내과)

자비쎄프타는 다수의 임상3상에서 표준 치료 대비 비열등한 치료 효과와 세프타지딤 단일제제와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 

CRE 감염 환자와 면역저하자가 포함된 리얼 월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비쎄프타의 치료 성공률은 복잡성 복강내 감염(cIAI)에서 64.4%, 신우신염을 포함한 복잡성 요로 감염(cUTI)에서 88.3%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VAP)을 포함한 원내감염 폐렴(HAP)에서 68.4%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감염내과학회(IDSA) 2022년 가이드라인에서 CRE 또는 치료가 어려운 녹농균(DTR-PAE)으로 인한 신우신염 포함 복잡한 요로 감염에 대해 선호되는 치료 옵션으로 권고됐다. 

유럽 임상미생물학.감염질환학회(ESCMID) 2022년 가이드라인에서도 시험관 실험(In-vitro)에서 활성이 있는 경우 CRE로 인한 중증 감염 환자에 대한 치료법으로 권고됐다. 

자비쎄프타는 소아 환자 대상 연구에서도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해 기대가 크다. 

2007~2015년 48개 어린이 병원 대상 연구에 따르면 다제내성 그람음성장내세균속균종(MDR-GNE) 감염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카바페넴 내성 병원균에 감염된 소아 환자의 경우 제한된 치료 옵션으로 인해 치료가 특히 어려운 상황이다. 

윤영경 교수는 "진료 현장에서는 신약의 국내 도입을 간절하게 기다려왔다"며 "자비쎄프타가 병원진료 현장에서 긍정적인 파급효과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항생제 '무한 개발' 어려워...체계적 내성 관리 필요

이날 의료진들은 항생제 내성 문제가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내성 관리를 위한 국가 차원의 시스템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신약 개발과 내성 발생이 반복되는 항생제의 특성 상, 무한한 신약 개발이 어렵다면 기존 치료제의 내성 관리가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 

이동건 교수는 "항생제 내성은 국가가 아젠다로 내세워야 할 만큼 전체 사회가 가지고 있는 고민이어야 한다"며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감염 관리와 항생제 관리의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감염 관리는 정부와 병원에서 여러 노력을 하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나 항생제 내성의 경우 그렇지 않아 내성 컨트롤을 위해 관리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영경 교수는 "자비쎄프타 역시 개발된지 9년이 됐고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 사용해 온 만큼, 내성 우려가 발생하고 있다"며 "약의 수명을 길게 하려면 전문가들이 적절한 시점에 최적화해 사용할 수 있도록 엄격한 항생제 관리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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