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병원 박선철 교수, 질식 위험성 강조하고 나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일산화탄소…넓은 곳으로 대처해야”

박선철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
박선철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

[메디칼업저버 박서영 기자] 최근 화재 사고와 인명 피해가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일산병원 박선철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가 빠른 대처를 강조하고 나섰다.

박 교수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질식이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조직에 산소가 부족해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뜨거워진 공기를 흡입해 기도에 직접 화상을 입기도 하고, 분진에 의해 기도가 막히거나 수축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화재 시 발생하는 유독 가스에 의해 질식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유독 가스 중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일산화탄소다.

우리 몸속 혈액에는 헤모글로빈이 있어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데, 일산화탄소는 산소보다 약 240배나 강한 힘으로 헤모글로빈과 결합한다. 

일산화탄소를 흡입하게 되면 헤모글로빈이 산소가 아닌 일산화탄소와 결합해 체내에 산소가 부족해지고 질식 및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시안화수소나 염화수소 같은 독성 물질도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독가스에 의한 피해는 수십 초에서 수 분 이내에 일어날 수 있어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젖은 수건 등으로 입과 코 가리고 넓은 공간으로 대피해야

박 교수는 밀폐된 공간에서 화재가 났을 경우 우선 수건 등을 물에 적셔 입과 코를 막아 일산화탄소를 포함한 유독가스를 마시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연기가 폐에 들어가지 않도록 가급적 깊은 숨을 쉬지 말고, 천천히 호흡하면서 안전하고 넓은 공간으로 빨리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화재 때 나오는 유독가스는 공기보다 가벼워 위쪽으로 상승하므로 최대한 낮은 자세를 유지하면서 이동하도록 한다. 

또한 질식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생길 경우, 우선 환자의 기도를 확보하고 호흡 및 맥박이 잘 유지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숨을 쉴 때 목에서 소리가 나거나, 호흡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호흡 수가 저하되거나, 얼굴이나 목 부위에 화상을 입는 등의 경우는 응급 상황이므로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유독가스 흡입 후에 약 12시간에서 36시간이 지나면서 심각한 기도 손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병원에서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 교수는 “화재에 의한 흡입 손상은 폐에 장기적으로 큰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는 드물다”면서도 “화재 당시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환자에서 기관 협착, 기관지확장증, 폐 섬유화 등이 올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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