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C 2024] TIMELESS 임상3상, 증상 발생 이후 4.5~24시간 투여 시 예후 평가
90일째 기능적 예후, 위약과 차이 없어…두개내출혈 발생률도 비슷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혈전용해제인 테넥테플라제로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치료 가능 시간을 연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허혈성 뇌졸중 표준치료인 2세대 혈전용해제 알테플라제는 첫 뇌졸중 증상 발생 이후 4.5시간 이내 투여해야 한다. 테넥테플라제는 알테플라제의 시간적 제한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3세대 혈전용해제다. 

하지만 이 같은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진행된 TIMELESS 임상3상 결과, 증상 발생 이후 4.5~24시간에 테넥테플라제를 투여해도 위약과 비교해 90일째 기능적 예후 차이가 없었고 두개내출혈 발생률도 비슷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7~9일 미국 아리조나에서 열린 미국뇌졸중협회 국제뇌졸중컨퍼런스(ISC 2024)에서 발표됐고 동시에 NEJM 2월 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테넥테플라제, CHABLIS-T 임상2a서 치료 시간 확대 가능성 시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테넥테플라제는 알테플라제보다 반감기가 길고 혈전의 주요 성분인 피브린에 대한 선택성이 좋은 혈전용해제다. 지속 투여가 필요한 알테플라제와 달리 테넥테플라제는 단회 투여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테넥테플라제는 2022년 발표된 CHABLIS-T 임상2a상에서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 시간을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에서 진행된 CHABLIS-T 임상2a상 결과, 테넥테플라제는 증상 발생 후 최대 24시간이 지난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뇌혈류를 효과적으로 회복시켰다.

이러한 결과가 다른 연구에서도 재현되는지 확인하고자 진행된 연구 중 하나가 TIMELESS 임상3상이다. 다기관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 대조 연구로, 증상 발생 4.5시간 이후에 테넥테플라제를 투여해도 예후 개선 혜택이 있는지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90일째 mRS 점수, 테넥테플라제군과 위약군 차이 없어

미국과 캐나다 112개 의료기관에서 허혈성 뇌졸중 환자 458명이 연구에 모집됐다. 관류 영상에서 중간대뇌동맥(M1 또는 M2 부위) 또는 뇌경동맥 폐색이 확인되고 치료 가능한 뇌조직이 남아 있는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평균 나이는 72세였고 53.5%가 여성이었다. 

전체 환자군은 마지막으로 건강하다고 알려진 시간부터 4.5~24시간에 테넥테플라제 0.25mg/kg을 최대 25mg까지 투약한 군(테넥테플라제군, 228명)과 위약군(230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전체 환자군 중 77.3%가 이후에 혈전제거술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건강하다고 알려진 시간부터 무작위 배정까지 걸린 시간은 테넥테플라제군 약 12시간, 위약군 약 13시간이었다.

1차 목표점은 90일째 평가한 장애예후 평가지표인 mRS 점수 순위척도(ordinal scale)로 정의했다. mRS 점수는 0~6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기능적 장애가 심하고 6점은 사망을 의미한다. 안전성 목표점은 사망 또는 증상성 두개내출혈 발생으로 정의했다.

▲TIMELESS 임상3상 1차 목표점 결과. ISC 학술대회 영상 캡처.
▲TIMELESS 임상3상 1차 목표점 결과. ISC 학술대회 영상 캡처.

분석 결과, 90일째 mRS 점수 중앙값은 두 군 모두 3점이었다. 90일째 기능적 예후는 테넥테플라제군과 위약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adjusted common OR 1.13; 95% CI 0.82~1.57). 즉 증상 발생 이후 4.5~24시간에 테넥테플라제를 투여해도 위약과 비교해 기능적 예후가 비슷했다는 것이다. 

2차 목표점인 90일째 mRS 점수가 0~2점인 비율도 테넥테플라제군 46%, 위약군 42%로 유사했다. 

뿐만 아니라 90일째 사망률은 테넥테플라제군 19.7%, 위약군 18.2%로 비슷했고, 증상성 두개내출혈 발생률도 각 3.2%와 2.3%로 차이가 없었다.

24시간째 완전 혈관 재개통률은 테넥테플라제군 76.7%, 위약군 63.9%로 테넥테플라제군이 위약군보다 1.89배 유의하게 높았다(aOR 1.89; 95% 95% CI 1.21~2.95). 하지만 시술 종료 시 혈관조영술 상 재관류율은 테넥테플라제군 89.1%, 위약군 85.1%로 두 군 간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스탠퍼드대학병원 뇌졸중센터 Gregory Albers 교수는 "TIMELESS 연구에서 혈전제거술을 받은 대부분 중간대뇌동맥 또는 뇌경동맥 폐색 환자는 증상 발생 이후 4.5~24시간에 테넥테플라제를 투여해도 위약 대비 더 나은 예후 개선 효과를 얻지 못했다. 증상성 두개내 발생률도 비슷했다"며 "단, 혈관내치료를 받지 않은 일부 환자군에서 테넥테플라제 효과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엔 이번 연구 검정력이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다. 

M1 부위 폐색 환자서 희망 엿봤지만 전체 결과는 실망스러워

전체 결과에서 테넥테플라제가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한 가지 희망은 엿볼 수 있었다.

하위분석에서 중대뇌동맥의 M1 부위에 폐색이 있는 환자는 테넥테플라제를 투약하면 예후가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테넥테플라제로 치료 가능 시간을 넓힐 수 있는 특정 환자군이 있을 것이란 새로운 가설을 제시한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웨일코넬의대 Dana Leifer 교수는 논평을 통해 "이번 연구는 혈전제거술 전 4.5~24시간에 테넥테플라제를 투약하는 전처리가 M1 부위 폐색이 있는 환자에게 혜택이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면서도 "그러나 대혈관 폐색이 있고 혈전제거술을 받지 않은 환자에게는 테넥테플라제가 도움 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테넥테플라제가 마지막으로 건강하다고 알려진 시간부터 최대 24시간까지 뇌졸중 치료 가능 시간을 확대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ETERNAL-LVO 등 임상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ETERNAL-LVO는 24시간 이내에 증상이 발생해 응급실에 내원한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를 등록, 테넥테플라제 0.25mg/kg 투여군과 표준치료군을 비교한다. 표준치료는 정맥내 혈전용해 치료를 진행하지 않거나 알테플라제 0.9mg/kg을 투여하는 경우로 정의한다. 2025년 연구가 종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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