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부담 높은 기존 진단 방법...혈액 바이오마커가 대안으로 부상
p-tau 217, CSF 바이오마커와 유사한 수준으로 Aβ·타우 식별
조기 진단 가능성 높여 Aβ 표적 치료제 사용 결정에 도움 기대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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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간단한 혈액검사를 이용해 알츠하이머병을 선별할 수 있는 미래가 한발 더 가까워졌다. 

혈액검사를 통한 p-타우(tau) 217 면역분석법을 이용하면 기존 바이오마커와 유사한 정확도로 알츠하이머병을 선별해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당 검사법이 상용화되면 알츠하이머병 진단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아밀로이드 베타(Aβ) 표적 치료제의 상용화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간·비용 부담 큰 PET·CSF 검사 

'혈액 바이오마커'가 대안되나?

현재 알츠하이머병의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와 타우 축적을 확인하려면 양전자단층촬영(PET) 또는 뇌척수액(CSF) 검사가 필요하다. 이들 검사방법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CSF는 환자의 고통도 커, 보다 간단하면서도 정확한 검사 방법의 개발이 요구돼 왔다. 

혈액 바이오마커 검사는 보다 제한적 환경에서도 포괄적 평가가 가능해, PET나 CSF 검사 의존도를 줄이고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p-tau 217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유망한 혈액 바이오마커 중 하나다. 다른 신경퇴행성질환과 알츠하이머병을 구별하고,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알츠하이머병 병리를 찾는 데 있어 높은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 Nicholas J. Ashton 박사팀은 혈액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검사 도구 ALZpath pTau217의 정확도 및 유용성을 평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월 22일자 JAMA Neur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p-tau 217, 높은 정확도로 Aβ·타우 상승 식별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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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TRIAD, WRAP, SPIN 등 3개의 독립적인 관찰 코호트에서 ALZpath pTau217 검사의 정확도를 평가했다. 데이터 분석은 2023년 2월부터 6월까지 진행됐다. 

연구에는 PET 또는 CSF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아밀로이드 및 타우 상태를 측정, 분류된 인지장애가 있거나 없는 개인이 포함됐다. 

연구 참가자는 총 786명으로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66.3세였으며 64.1%가 여성이었다. 참가자의 약 3분의 1이 인지장애가 있는 것으로 분류됐다.  

연구 결과 ALZpath pTau217 검사는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 상승을 식별하는데 최대 96%, 타우 식별에 최대 97%의 정확성을 보였다. 

임상 진단과 관계없이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수준에 따라 데이터를 계층화한 결과, 모든 코호트에서 혈장 내 p-tau 217의 농도가 단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다. 

p-tau 217은 TRIAD, WRAP 코호트에서 비정상적인 아밀로이드베타 및 타우 예측에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SPIN 코호트에서는 비정상적인 CSF Aβ42/40, p-tau181 예측에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모든 코호트에서 p-tau 217 분석의 곡선하면적(AUC)은 아밀로이드베타 0.92~0.96(95% CI 0.89-0.99), 타우 0.93~0.97(95% CI 0.84-0.99)로 높은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 

모든 코호트에서 p-tau 217 단독 또는 p-tau 217과 연령, 성별, APOE 상태 등 인구통계학적 변수를 함께 활용한 진단은 다른 모든 혈액 바이오마커(p-tau181, p-tau231, Aβ42/40, GFAP, NfL)보다 성능이 뛰어났다. 

Nicholas J. Ashton 박사는 "연구 결과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p-tau 217 면역분석법이 알츠하이머병을 정확하게 식별했다"며 "이는 자기공명영상 분석 보다 성능이 뛰어났으며 아밀로이드 베타 및 타우 PET 양성을 검출하는 데 있어 CSF 바이오마커와 비슷한 성능을 보였다"고 말했다. 

조기 진단 접근성↑...새 치료제 사용 결정에 도움 전망

에자이와 바이오젠의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에자이와 바이오젠의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이번 연구가 더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최근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에자이와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레카네맙)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으며, 릴리의 도나네맙도 올해 1분기 FDA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이들 치료제는 경도인지장애 및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조기 진단이 이뤄져야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도나네맙의 임상3상에서는 환자들의 타우 수준에 따라 치료제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밝혀져, 타우 병리 확인이 또 하나의 과제로 떠올랐다. 

ALZpath pTau217 검사는 정확한 아밀로이드 베타 및 타우 병리 식별을 통해 이들 치료제 사용을 고려하는 환자의 치료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치매 조기 징후를 보이는 환자의 80%가 ALZpath pTau217를 활용한 혈액 검사와 임상 검사를 통해 최종 진단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더불어 낮은 가격으로 환자들의 진단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해당 검사 도구는 200~500 달러(한화 27~67만원) 사이의 가격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Nicholas J. Ashton 박사는 "임상 진단에서는 민감도와 특이도가 부족해 전형적인 알츠하이머병 증상을 보이지만 아밀로이드베타 병리가 결여된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며 "인지장애 환자의 50% 이상이 접근 가능하고 비용 효과적인 도구가 부족해 진단되지 않거나 잘못된 진단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이 분석법은 아밀로이드 베타 양성 환자에서 타우 병리를 식별하는데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며 "이는 항아밀로이드 요법이 진행성 타우 병리학이 있는 환자에서 덜 효과적일 수 있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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