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포르민, 당뇨병 치료제 등 기존 약물 사용한 임상시험 활발
유전자 교정 이용한 임상시험도 눈길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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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지난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임상시험 수는 187건으로 그 어느 해보다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1월 미국식품의약품(FDA)이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낸 약물은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 치료 시장 규모는 2032년 약 48조원으로 예상될 정도로 엄청난 시장이라 제약사들은 포기할 수 없는 분야다. 따라서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제약사들의 노력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달리는 도나네맙

여러 경쟁자 중 앞선 주자는 릴리의 도나네맙이라 할 수 있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하는 기전을 가진 도나네맙은 지난해 7월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컨퍼런스(AAIC 2023)에서 임상3상 결과를 발표하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희망을 걸게 했다. 

TRAILBLAZER-ALZ 2 연구 결과, 도나네맙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및 기능 악화를 지연시켰다. 

8개국에서 모집된 1736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4주 간격으로 도나네맙을 72주 동안 정맥 주사한 결과, 도나네맙은 질병의 임상 또는 병리학적 단계와 관계없이 인지 및 기능 악화를 지연시켰다. 

또 도나네맙으로 치료받은 모든 환자에서 알츠하이머병 평가 척도(iADRS)와 임상치매평가척도(CDR-SB)를 각각 22%, 29% 개선했다. 중간 수준 타우 환자에서는 iADRS와 CDR-SB 점수 악화를 각각 35%, 36% 지연시켜 더 큰 효과를 보였다.

도나네맙은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병원에서 2027년 6월까지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국내 대상자수는 80명으로, 참가자들은 도나네맙 혹은 위약을 18개월 동안 정맥주사하게 된다. 

당뇨병 약물도 알츠하이머병에 도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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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치료제를 보유한 제약사들도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시장에서 도전장을 내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당뇨병 약물로 사용해 온 메트포르민과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 약물인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도 임상시험 중이다. 

메트포르민이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효과를 보이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진행 중인 MAP 연구는 다국가 대조군 임상2상/3상으로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이다. 

또 치매 위험이 있는 노인의 인지 장애 및 장애 예방을 위해 진행했던 FINGER 연구 연구의 확장 버전인 'MET-FINGER'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오젬픽은 초기 알츠하이머병에서 뇌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EVOKE 및 EVOKE Plus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세마글루타이드가 아밀로이드 양성이고 인지 장애가 없거나 경미한 당뇨병 환자에서 타우 축적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평가하고 있다.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도 가세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도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효과를 내놓으면서 경쟁에 가세했다. 

스웨덴 카롤린스대학병원 Sarah Garcia-Ptasek 교수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 1만 5585명을 대상으로 3년 추적관찰 연구를 진행한 결과가 '알츠하이머병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 최신호에 게재됐다.  

3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스타틴 투여군이 투여하지 않은 군보다 인지기능이 좋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간이 정신상태검사(MMSE) 결과, 스타틴 복용군이 복용하지 않은 구노다 3년 후 MMSE 점수가 평균 0.63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타틴 중 심바스타틴 복용군이 아토바스타틴 복용군보다 3년 후 MMSE가 평균 1.01점 높았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유전자 교정까지 합세했다. 

지난해 AAIC에서 유전자 교정(CRISPR Gene Editing)을 사용한 두 가지 임상시험이 눈길을 모았다. 

첫번째 연구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암호화하는 아밀로이드 전구 단백질(amyloid precursor protein,APP) 타깃한 연구였고, 두번째 연구는 후성유전체(epigenome)를 표적한 유전자 기술을 사용해 APOE4 발현을 감소시킨 임상시험이었다. 

당시 연구팀은 "유전자 기술을 사용하는 임상시험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알츠하이머병을 해결할 수 있는 단일 치료법은 없다. 따라서 유전자 기술을 이용하는 치료법의 효과가 입증되면 여기에 다른 치료법을 보완하고 강화하는 치료법이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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