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 26~27일 개최
건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최종한 교수 "당뇨병 환자, 많은 TRE 연구서 배제…대규모 연구 없어"

▲건국대병원 최종한 교수는 26~27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APCMS 2023)'에서 'Recent Evidences in the Metabolic Impact of Time-Restricted Eating'을 주제로 발표했다.
▲건국대병원 최종한 교수는 26~27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APCMS 2023)'에서 'Recent Evidences in the Metabolic Impact of Time-Restricted Eating'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당뇨병제로 치료받는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라면 간헐적 단식이라 불리는 '시간 제한 식이(Time-Restricted Eating, TRE)' 진행에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TRE가 체중 및 혈당 조절을 위한 식이요법으로 주목받지만,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혜택을 확인한 대규모 연구가 없어서다. 특히 TRE가 저혈당, 케톤산증 등 위험 가능성이 있어 당뇨병 환자가 많은 TRE 관련 연구 모집기준에 배제됐다는 한계도 있다.

다만, TRE 장점이 있고 당뇨병 환자들의 저혈당, 케톤산증 등 위험이 우려보다 덜하기에 향후 진행될 연구에 따라 당뇨병 환자가 TRE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인다. 

건국대병원 최종한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26~27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APCMS 2023)'에서 'Recent Evidences in the Metabolic Impact of Time-Restricted Eating'을 주제로 강의했다.

적극적 체중 조절로 '당뇨병 관해' 도달…TRE 주목

▲건국대병원 최종한 교수.
▲건국대병원 최종한 교수.

당뇨병 환자는 체중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면 당뇨병 관해(remission)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고된다. 

DiRECT 연구 결과에 의하면, 당뇨병 환자는 초저칼로리요법으로 12~20주간 매일 특수 유동식 825~853kcal를 섭취하고 단계적 식이 재개를 2~8주간 진행했을 때 24%가 1년째 체중이 15kg 이상 줄었다. 

이에 따른 1년간 당뇨병 관해 도달률은 46%였다. 아울러 1년째 체중 감량이 클수록 당뇨병 관해 도달률이 높아졌다(Lancet 2018;391(10120):541~551).

당뇨병 관리에 체중 조절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주목받는 식이요법이 지속적 에너지 제한 식이(CER)와 TRE다. TRE는 하루 칼로리 섭취 시간을 6~12시간으로 제한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칼로리를 섭취하지 않는 식이요법이다. 

TRE 효과를 평가한 연구를 보면, 8시간 TRE군과 CER군 모두 12주째 체중과 공복혈당이 감소했고 대사증후군 관련 바이오마커의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Nutrients 2020;12(10):3213). 

지난해 중국 연구팀이 진행한 무작위 연구에서는 비만 환자가 하루 섭취 칼로리를 제한하며 TRE를 시행해도 정해진 칼로리만 섭취한 경우와 비교해 체중 감량 효과가 비슷했다(N Engl J Med 2022;386:1495~1504).

무작위 연구는 아니지만 10시간 TRE를 12주간 진행한 경우 스타틴 또는 항고혈압제 등 표준치료를 받고 있는 대사증후군 환자 19명의 체중이 3.3kg 줄고 체질량지수, 허리둘레, 혈압 등 심장대사 건강이 개선되는 것으로 조사됐다(Cell Metab 2020;31(1):92~104). 

 

국내 학회 "당뇨병 성인에게 비권고"
美 "체중·혈당 조절 위한 식이요법 중 하나"

당뇨병 환자가 TRE를 진행해도 될지를 두고 국내외 학회 의견은 엇갈린다. 

2022년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학회, 대한고혈압학회는 간헐적 단식에 대한 합의권고안을 발표했다(Diabetes Metab J 2022;46(3):355~376). 

권고안에 따르면,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을 한 결과 체중, 허리둘레, 체지방량, 제지방량, 혈압 등 뿐만 아니라 당화혈색소, 공복혈당, 인슐린,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혈액검사 결과 모두 간헐적 단식이 대조군인 칼로리 제한과 비교해 유의미한 혜택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학회는 과체중 또는 비만, 고혈압 성인에서 간헐적 단식 권고안 마련을 보류했고, 당뇨병 성인에게는 시행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메타분석에서 간헐적 단식이 당뇨병 환자에게 이득이 있다는 근거가 없고 연구마다 이질성이 존재하며 모든 연구가 1년 이하의 단기간 진행돼 권고안을 마련하기 위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당뇨병 환자 대상 연구는 하나에 불과해 과체중 또는 비만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고, 많은 연구가 당뇨병 환자의 저혈당, 케톤산증 등 위험 가능성에 따라 당뇨병 환자를 배제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반면 미국당뇨병학회(ADA)는 올해 진료지침을 발표하며 TRE를 당뇨병 환자의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을 위한 식이요법 중 하나라고 정리했다.

TRE는 섭취해야 할 칼로리를 계산할 필요가 없고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 격일 단식이나 5:2 식이요법(일주일 중 5시간 식사, 그 외에는 2일 공복)보다 쉽게 시행 가능하다는 이유다. 당뇨병 환자에게 실현 가능한 식이요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TRE가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건국대병원 최종한 교수는 26~27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APCMS 2023)'에서 'Recent Evidences in the Metabolic Impact of Time-Restricted Eating'을 주제로 발표했다.
▲건국대병원 최종한 교수는 26~27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APCMS 2023)'에서 'Recent Evidences in the Metabolic Impact of Time-Restricted Eating'을 주제로 발표했다.

"TRE, CER보다 진행 쉽고 칼로리 계산할 필요 없어"

최 교수는 향후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TRE가 당뇨병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식이요법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항당뇨병제로 치료받는 당뇨병 환자가 간헐적 단식을 하면 저혈당, 케톤산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실제 우려 수준은 낮다는 것이다.

2021년 발표된 과체중 당뇨병 환자 대상의 TRE 효과 평가 연구에서는 약 32%가 인슐린을, 약 70%가 저혈당을 유발하는 항당뇨병제를 투약하고 있었다. 이들을 10시간 TRE군과 대조군에 무작위 배정해 12주째 변화를 분석한 결과, TRE군의 혈당 및 인슐린 감수성이 개선되고 체중이 줄었다. 게다가 TRE군과 대조군 간 저혈당 발생률의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Nutr Metab (Lond) 2021;18(1):88).

최 교수는 "최근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TRE 효과를 평가하고자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많은 연구가 인슐린 또는 설포닐우레아를 투약하지 않거나 SGLT-2 억제제를 복용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일부 연구는 SGLT-2 억제제를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의 식사 시간 동안 케톤산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대다수 당뇨병 환자가 저혈당 위험이 낮은 항당뇨병제를 복용하고 있고 앞으로 그 수가 늘어날 것이기에, 이들이 연구에서 제외돼 TRE 혜택을 얻지 못하면 안 된다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TRE는 CER보다 진행하기 쉽고 칼로리 계산이나 실행 가능성 판단 등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TRE가 당뇨병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대규모 무작위 연구는 없지만, 비만한 당뇨병 환자와 같은 혜택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TRE는 인슐린 또는 설포닐우레아를 투약하는 당뇨병 환자에서 저혈당 우려가, SGLT-2 억제제를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에서 케톤산증 우려가 있다"며 "이를 고려해 TRE를 진행할 수 있는 환자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