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이후 생물학적 제제군 vs 기존 치료군, 무수술 생존 기간 유의한 차이 없어
첫 번째 장 절제술 지연 효과 있지만...장기적으로는 누적 발생률 비슷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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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크론병을 비롯한 염증성 장질환에 사용 가능한 생물학적 제제가 점차 늘어나면서 치료의 패러다임도 점점 바뀌는 양상이다. 

새로운 치료 전략인 생물학적 제제의 도입으로 염증성 장질환의 자연 경과를 유리하게 변화하고 수술을 상당히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낙관론이 커졌다.

반면 기존 치료법은 생물학적 제제에 비해 단기간에 관해를 유도하고 유지하는 효과가 낮아 점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생물학적 제제 사용이 크론병 환자의 첫 번째 장 절제술 시행을 늦출 수 있지만, 10년 이상 후 누적 발생률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크론병 환자 장 절제술 누적 위험 연구 부족

장 절제술 감소, 조기 진단 및 치료 영향일 수도 

크론병의 수술적 절제 유병률에 관한 데이터는 서로 이질적이며,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적어도 한 번의 장 절제술을 받을 누적 위험을 평가한 인구 기반 연구는 거의 없다.

과거 연구에서 크론병 환자의 누적 수술 발생률이 진단 10년 후 50%라는 결과가 있었지만, 여기에는 생물학적 제제 관련 데이터가 포함되지 않았다. 

캐나다의 인구 기반 연구에서는 1998년 이후 인플릭시맙 도입으로 인한 염증성 장질환 관련 입원 또는 장 절제술 인구 비율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았다.

20만명의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독일의 연구에서도 2010~2017에 걸쳐 수술이 필요한 환자 수가 계속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나타난 크론병 환자의 첫 번째 장절제술 발생률 감소가 조기 진단 및 치료의 중요성에 대한 환자 인식 제고 등 염증성 장질환 관리의 일반적인 개선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이탈리아 라퀼라대학교 M. Valvano 박사 연구팀은 크론병 환자의 실제 임상 자료를 이용해 생물학적 제제와 기존 치료법의 효과를 비교하는 후향적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해 12월 14일 BMC Gastroenterology에 게재됐다.

생물학적 제제, 최종 수술 여부에 큰 영향 못 끼쳐

첫 번째 장 절제술 시행 시기는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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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의 목적은 수술한 이력이 없는 크론병(CD) 환자의 무수술 생존기간(진단부터 첫 번째 장 절제까지)과 전반적인 수술 위험에 생물학적 제제와 기존 치료법이 끼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었다. 

생물학적 제제군에는 1998년 이후 이탈리아 S. Salvatore 병원 소화기내과 병동에서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받은 모든 크론병 환자가 포함됐다.

기존 치료군에는 메살라진, 면역조절제, 항생제, 스테로이드 등으로 치료받고 생물학적 제제로 전환하지 않은 크론병 환자의 데이터가 수집됐으며, 1998년 이전과 이후 그룹으로 나눠졌다. 

1998년 이전에 기존 치료를 받은 61명과 이후에 받은 93명, 1998년 이후에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받은 49명 등 총 203명의 크론병 환자가 연구에 포함됐다. 

연구의 1차 목표점은 크론병 진단부터 첫 번째 장 절제술 시행까지의 무수술 생존을 평가하는 것이었다. 원래 모집단과 성향일치 모집단의 모든 군에서 무수술 기간과 사건 발생률을 계산하고 비교했다.  

유병기간이 5년 이상인 환자 중 생물학적 제제군에서는 8.8%, 기존 치료군에서는 32.3%가 수술받았다. 

Kaplan-Meier 생존 분석 결과, 생물학적 제제군의 무수술 생존 기간이 기존 치료군에 비해 더 길었다(p=0.03). 그러나 14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성향점수 매칭 분석을 실시한 결과, 무수술 생존에서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p=0.03)

하위 집단 분석에서 1998년 이전 기존 치료군의 무수술 생존 기간은 더 짧았다(HR 2.9; p=0.02; CI 1.01~8.54). 하지만 1998년 이후 생물학적 제제군과 기존 치료군 사이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HR 2.1; p=0.15; CI 0.69~6.44).

M. Valvano 박사는 "이번 연구는 생물학적 제제의 도입이 오랜 관찰 기간 동안 크론병 환자의 최종 수술 시행 여부에 약간의 영향만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생물학적 제제 치료가 첫번째 장 절제술을 지연시킬 수 있지만, 매우 오랜 기간을 고려하면 누적 발생률은 비슷한 수준이 된다"고 말했다.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받은 환자는 첫번째 장 절제술까지 6년 이상의 오랜 기간이 걸렸으나, 약 12년 후에는 기존 치료를 받은 환자들과 장 절제술 유병률이 비슷했다.

M. Valvano 박사는 "염증성 장질환의 확실한 치료법을 달성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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