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 이원영 회장(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 이원영 회장
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 이원영 회장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흡연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 요인 중 한가지 요인을 갖고 있는 성인 비율은 70%, 2가지 40%, 3가지 20%라는 조사가 있을 정도로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이미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그런데 최근 트렌드는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향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 오래전부터 전문화 세분화를 추구하고 있어서다. 예를 들어 내과는 내분비내과, 순환기내과, 심장내과, 심부전 등 더 이상 나눌 수 없을 정도로 쪼개졌다. 

2010년 창립된 대한심혈관질환예방학회(KSCP)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바로 이점이다. 다른 학회들이 세분화로 가는 와중에 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는 '통합'으로 가고 있어서다. 학회를 이끄는 이원영 회장(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을 만나 학회의 목적과 운영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 대부분 학회가 전문화 또는 세분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런데 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가 다학제로 통합을 추구하는 이유는? 

고령화로 인해 국내 심뇌혈관질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을 개별적으로 관리해서는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없다는 점이다.

내가 당뇨병 환자를 진료할 때 환자들에게 혈관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걸 알 수 있었다. 당뇨병이 대사질환이기도 하고 혈관질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당뇨병을 광의의 의미에서 심뇌혈관질환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브란스병원 서일 교수와 서울성모병원 백상홍 교수 등이 학회를 창립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 다른 학회와 분명한 차이점을 보인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심뇌혈관질환 예방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게 우리 학회의 장점이다. 또 의사뿐만 아니라 개원의, 전공의, 일반인 등에게 문호가 개방돼 있다는 점도 다른 학회와 다른 점이다. 특히 하나의 진료과가 아니라 심장내과, 신경과, 내분비내과, 예방의학과, 운동학, 영양학 등 여러 분야 전문가가 모여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토론하고 연구하고 있다. 

대국민 홍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도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홍보 강화를 위해 학회는 유튜브를 통해 일반인과 의사소통하고,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고 있다. 

내년에 심뇌혈관질환 예방 지침서 발행 예정

-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그동안 학회가 진행한 정책은? 

심뇌혈관질환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그래서 학회 초기부터 금연 정책 수립에 꾸준히 관여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고 자부한다. 또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감소 등에 노력을 했고, 어느 정도 기여를 했다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학회 주도로 '심뇌혈관질환 예방 지침서'를 발행한 점도 평가할 만하다. 2019년에 역학, 심뇌혈관질환과 생활 습관, 당뇨병의 진단과 치료, 고혈압의 진단과 치료, 이상지질혈증의 진단과 치료, 뇌졸중의 진단과 치료 등 총 6개 파트로 나눠 지침서를 발행한 바 있다.

예방의학, 순환기, 내분비, 신경과, 정신건강, 직업환경의학, 식생활 습관 전문가들이 체계적으로 제작한 다학제 진료지침서로는 처음 발간된 것이라 의미가 있었다. 내년에도 지침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정부 정책에 건의도 하고, 자문도 하고 있다. 매년 9월 1일~7일에 진행되는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주간' 도 우리 학회가 자문했다. 또 지난해부터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인식변화와 생활 양식을 조사해 매년 발표하고 있다. 

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 이원영 회장 
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 이원영 회장 

-회장 임기가 연임돼 내년까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 중점적으로 진행하려는 일이 있다면? 

올해 국제심혈관약물치료학회(ISCP)와 대한심혈관약물치료학회(KSCVP)와 공동으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내년에는 단독으로 11월 29~30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국제학술대회를 매년 개최해 학회를 활성화하는 게 우선 목표다. 

2019년 창간해 KoreaMed에 등재된 CPP(Cardiovascular Prevention and Pharmacotherapy)를 SCOPUS, Pubmed 등 국제 학술지로 성장시키려 한다. 또 식품영양분과, 의료정보분과, 영양스포츠분과 등 학회 내부에 비약품요법으로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분과를 활성화하는 것도 내 역할이다.

이외에도 유튜브를 통해 학술강좌를 활성하하고, 전공의들이 참여를 확대하는 것도 내 몫이다.   

- 통합 학회인 만큼 어려운 점도 있을 듯하다. 

교수 한명이 적어도 서너 개 학회에 속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 학회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웃음). 하지만 점점 1차 및 2차 예방이 중요해지고 있어 긍정적 부분도 있다. 우리 학회가 예방과 통합 등을 이끌 수 있는 새로운 모멘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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