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차 당뇨병 교육 간호사로 활동 중인 서울아산병원 이정림 간호사

서울아산병원 이정림 당뇨병 교육 간호사
서울아산병원 이정림 당뇨병 교육 간호사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환자들은 '당뇨병이 무슨 교육이 필요하냐'라고 병을 무시하거 또는 '교육을 왜 돈을 내고 받냐'라는 반응을. 게다가 대부분 환자는 당뇨병 교육을 안 받으려고 한다. 교육받도록 환자를 설득하는 것도 어렵고, 교육 여건도 녹록지 않다"

서울아산병원에서 당뇨병 교육 간호사로 23년째 근무 중인 이정림 간호사(외래간호1팀)의 말이다. 1990년 서울아산병원 내과계 간호사로 첫발을 내딘 이 간호사는 줄곧 당뇨병 환자 교육에 애를 써온 이 분야 전문가다. 

2018~2020년 당뇨병교육간호사회 회장을 맡기도 했던 이 간호사는 당뇨병 환자 교욱이 어려운 이유로 환자들이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과 정부가 당뇨병 교육 수가를 비급여로 책정했다는 점 등을 꼽았다. 

현재 대학병원들은 당뇨병 교육과 운동, 인슐린 펌프교육 등에 대한 교육을 각기 병원 상황에 맞게 비급여로 받고 있다. 

당뇨병 환자 교육은 치료 만큼이나 중요하다. 당뇨병으로 인한 부작용 발생 등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환자의 삶의 질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교육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당뇨병 환자 교육을 하는 이 간호사에게 상황의 상황을 물어봤다. 

- 서울아산병원의 당뇨병 환자 교육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10년 넘도록 혼자 당뇨병 교육을 담당하다, 최근에 간호사 2명이 더 가세해 3명이 교육하고 있다. 처음에는 환자들을 모아 단체로 교육했다.

하지만 점차 당뇨병 환자의 중증도가 높아지고, 지방에서 입원하는 환자들이 많아지면서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게다가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 인슐린을 맞는 환자 등 상황이 모두 달라 환자들을 집중하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환자 개별 교육으로 전환했고, 거동이 힘든 환자는 병동으로 찾아가 교육하고 있다. 

"환자 교육 진행에서 내분비내과 의사의 의견이 가장 중요"

- 병원에서 당뇨병 교육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내분비내과 교수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병원은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 등을 역임한 이기업 교수의 역할이 가장 컸다. 이 교수는 진료를 시작한 1989년부터 환자 교육에 굉장한 열정을 보였다.

10년 넘게 본인이 직접 화·목요일에 환자 교육을 진행했다. 그 덕분에 우리 병원은 진료실 한 칸을 당뇨병 환자 교육실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 당뇨병 교육을 받는 환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국내 당뇨병 치료제 처방 규모가 증가했지만, 혈당관리 조절률은 10년 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당뇨병 환자 교육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 환자는 당뇨병을 대수롭지 않은 질병으로 생각한다. 교육받아야 한다고 여기지 않는 것은 물론 비용까지 내는 교육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당뇨병 교육 수가를 비급여로 책정해 놓은 상황이라 환자들을 설득하는 게 힘들다. 

- 일각에서는 당뇨병 교육 자료가 부족하다는 얘기도 있다. 교육 자료는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교육을 처음 시작할 때는 의사와 교육 간호사가 같이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당뇨병학회와 당뇨병교육간호사회 등에서 당뇨병의 개념부터 식사 및 운동요법, 경구용 혈당강하제, 인슐린주사법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높은 자료들이 있다. 

서울아산병원 이정림 당뇨병 교육 간호사
서울아산병원 이정림 당뇨병 교육 간호사

- 당뇨병 환자 교육 시 가장 어려운 점은?

많은 환자가 "당뇨병은 약만 잘 먹으면 되는 것 아냐"라고 생각하는 점도 어려운 부분이다. 그렇게 교육에 대한 동기부여가 안 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 당뇨병 환자 교육이 활성화 되려면 어떤 점을 개선돼야 할까요? 

암환자 교육 상담수가에 비해 당뇨병 환자 교육 상담수가가 턱없이 적다. 또 경력이 더 많고, 실력이 인정된 교육 간호사에게 수가 차등을 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간호사들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테니까 말이다. 

당뇨병학회가 1999년 당뇨병 교육자 자격인정제도를 시작했다. 국가 자격증이 아닌 학회가 인정하는 자격증임에도 인정 합격선이 높다. 2023년 현재 총 1457명이 당뇨병 교육자 자격인정증을 취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더 많은 당뇨병 교육 전문가 육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외에도 교육하는 사람의 질관리와 표준화된 교육과 프로그램와 포괄평가 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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