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도·고용량 시술하는 국내 환자 대부분 효과 감소 경험 및 내성 의심
제품 차이·내성 부작용 정보 전달 부족해...병원 이동 시 시술 이력 추적도 불가
안전성 검증된 제품, 부위별 적정 용량 사용 및 주기에 맞는 시술 중요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술 경험이 있는 20~59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연평균 2회 이상 한 번에 2부위 이상을 시술한다고 답변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술 경험이 있는 20~59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연평균 2회 이상 한 번에 2부위 이상을 시술한다고 답변했다.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국내 보툴리눔 톡신 사용자 대부분이 다빈도·고용량 시술을 받고 있으나, 안전한 사용을 위한 정보는 제공받지 못하고 있어 내성 부작용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툴리눔 톡신 내성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안전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사용과 의료진의 정확한 정보 전달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보툴리눔 톡신 안전사용 전문위원회는 6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안전한 보툴리눔 톡신 사용 문화 조성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보툴리눔 톡신 안전사용 전문위원회는 지난 10월 한국위해관리협의회 산하 소위원회로 출범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올바른 보툴리눔 톡신 사용 문화를 형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술 문화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안전한 사용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제언이 이어졌다. 

 

국내 사용자, 효과 감소 경험 74%, 내성 의심 36%

"시술 이력 추적 어렵고 정보 부족...내성 발생 악순환"

압구정오라클피부과의원 박제영 대표원장은 보툴리눔 톡신 관련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내 사용자들이 다빈도, 고용량 시술을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술 경험이 있는 20~59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연평균 2회 이상 한 번에 2부위 이상을 시술한다고 답변했다. 

보툴리눔 톡신 환자의 74%는 효과 감소를 경험했으며, 36%는 내성이 의심된다고 답변했다. 특히 고연령, 1회 다부위 시술자에서 효과 감소와 내성 의심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 누적 용량이 많아질수록 톡신 내성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보툴리눔 톡신의 효과 감소 시 대부분 환자(44%)는 병원을 이동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어 환자의 내성 발생 여부 확인과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었다. 

박 대표원장은 "병원을 이동하면서 시술 이력 추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환자는 물론 의료진도 내성 발생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채 시술을 반복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환자의 84%가 톡신에 대한 기본 정보도 알지 못한채 시술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응답자의 61%는 지인과 SNS 등 비전문적 채널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있었다. 

환자들은 자신이 시술 받는 제품의 품질 차이과 내성 안정성 정보를 원하고 있으나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표원장은 "개원가에서는 어떤 제품이 더 품질이 좋고 어떤 제품이 내성 발생 가능성이 높은지에 대한 컨센서스가 있음에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는 경우가 희박하다"며 제품별 차이에 대한 전문가 안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성 발생 시 생명과 직결된 치료에도 사용 제한

가천대길병원 엄중식 교수(감염내과)는 보툴리눔 톡신 면역원성 발생 시 미용 목적 외에 다양한 질환의 치료 옵션에 직접적이고 장기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천대길병원 엄중식 교수(감염내과)는 보툴리눔 톡신 면역원성 발생 시 미용 목적 외에 다양한 질환의 치료 옵션에 직접적이고 장기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천대길병원 엄중식 교수(감염내과) 역시 보툴리눔 톡신의 부작용 중 내성 발생은 가장 심각한 부작용으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교수는 "미국은 최근 통계에서 1.5% 정도가 내성이 생기는 것 같다며 드문 부작용으로 보고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처럼 어린 연령부터 반복적으로 여러 부위에 사용하면 그보다는 훨씬 높은 내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툴리눔 톡신은 안과, 소화기내과, 신경과, 비뇨기과, 정신과 등 다양한 질환에서 사용되는 의약품인 만큼, 면역원성 발생 시 미용 목적 외에 다양한 질환의 치료 옵션에 직접적이고 장기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뇌출혈, 뇌경색 환자의 근긴장증과 같은 후유증 치료에도 보툴리눔 톡신이 사용되며, 생명과 직결되는 치료에 사용되는 경우도 많으나 내성으로 인해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전한 제품과 사용 방법은?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허창훈 교수(피부과)는 보툴리눔 톡신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안전성·안정성이 검증된 제품을 사용하고, 부위별로 적절한 용량과 주기에 맞춘 시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품질이 높은 톡신은 ▲항체 형성 위험이 없고 ▲일관된 역가를 가지며 ▲보관·이동 시 온도 변화에도 일정한 상태가 유지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항체 형성 위험이 없는 복합단백질과 비활성화 신경독소를 포함하지 않은 제품,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모든 생산 배치에서 제조된 제품이 일관된 효과를 가진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현재 대부분 보툴리눔 톡신 제품이 냉장 보관이 필요하나, 상온 보관이 가능한 제품의 안정성이 더 높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의료진은 환자에게 ▲부위별 적정 주기와 용량 ▲발생 가능한 부작용 ▲보툴리눔 톡신 제품별 차이를 안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진은 환자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환자 요구를 분석하고 이전 시술 이력을 체크해야 하며 해부학 및 개인별 특성을 기반으로 시술 계획을 제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내성이 발생할 수 있으며, 발생 시 위험과 부작용 예방법 및 대처법을 함께 안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환자가 사용할 제품에 대한 내성, 안전성, 안정성 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허 교수는 "권장 용량보다 본인이 어느 정도 용량을 사용했는지, 과도한 용량을 사용하진 않았는지, 이전보다 효과가 감소했는지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툴리눔 톡신은 의료진 진단과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인 만큼, 투여 전 의료진과 상담이 필요하고 심층적 상담을 통해 개인별 맞춤 시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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