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 2023] 'TLC599' 임상3상, 6개월 간격 2회 주사 시 통증 완화 지속
'EP-104IAR' 임상2상, 1회 투약 시 3개월 이상 통증 완화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무릎 골관절염 치료에 장기 지속형 주사 시대가 열릴지 관심이 모인다.

현재 임상에서 무릎 골관절염 치료에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관절주사는 통증을 완화하고 염증을 줄이며 운동성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치료 효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통증 완화 기간도 짧다는 한계가 있다. 효과가 지속되지 않기에 임상에서는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반복 주사하는 것을 주저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장기간 효과가 나타나는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타이완 리포좀사의 TLC599, 캐나다 유프락시아 파마슈티컬스의 EP-104IAR 등이 대표적이다.

10~15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류마티스학회 연례학술대회(ACR 2023)에서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두 가지 장기 지속형 주사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류마티스학회 연례학술대회(ACR 2023)가 10~15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됐다. ACR 연례학술대회 전경 페이스북 영상 캡처.
▲미국류마티스학회 연례학술대회(ACR 2023)가 10~15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됐다. ACR 연례학술대회 전경 페이스북 영상 캡처.

TLC599 첫 투약 이후 ADP 절반 감소…재치료 시 추가 완화

타이완 리포좀사가 개발한 TLC599는 임상3상에서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게 6개월 간격으로 2회 주사 시 통증 완화 효과가 1년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TLC599는 덱사메타손 인산나트륨의 리포좀 제제로, 무릎 골관절염 통증을 장기적으로 완화하기 위한 국소주사다. 지질 기포를 이용해 스테로이드를 캡슐화해 장기간 방출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지난해 발표된 초기 임상2상에서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24주 동안 완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연구로 디자인된 임상3상은 1년 동안 TLC599를 반복 주사 했을 때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하고자 진행됐다.

연구에는 켈그렌-로렌스 분류법 2/3등급에 해당하는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 환자 504명이 등록됐다. 이들은 TLC599 12mg 투약군(TLC599군), 덱사메타손 투약군, 위약군에 2:1:1 비율로 무작위 배정됐다. 각 군은 한 쪽 무릎에 각 약제를 단일 주사했고, 이후 환자 선택에 따라 24주에 재치료를 진행했다. 각 군의 4명 중 3명이 다시 치료받길 요청했다. 전체 환자군의 평균 나이는 60세, 체질량지수(BMI)는 31kg/㎡였으며 절반 이상이 여성이었다. 

효능과 안전성은 52주까지 평가했다. 효능은 평균 일일 통증(ADP)과 골관절염 통증 및 기능 설문지인 WOMAC 통증 점수를 토대로 확인했다. 

1년 동안 연구를 진행한 결과, TLC599군은 첫 투약 이후 ADP가 위약군보다 절반가량 유의하게 줄어 통증 완화 효과가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24주에 재치료 시 통증이 추가로 줄어드는 혜택이 나타났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ADP는 두 번째 투약 직전보다 여전히 낮았다.

2차 목표점인 WOMAC 통증 점수는 TLC599군이 첫 주사 이후 24주까지 모든 시점에서 위약군보다 좋은 결과를 얻었다. 다만, 두 번째 투약 이후 WOMAC 통증 점수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보고되지 않았다. 

안전성 측면에서 TLC599는 내약성이 좋다고 정리됐다. 주목할 만한 유일한 이상반응은 TLC599군에서 주사 직후 주입된 관절에서의 통증 보고가 늘었다는 것이다. 이 외에 세 개 군의 이상반응 발생 건수와 유형은 비슷했다. TLC599군에서 첫 투약 이후 1주와 두 번째 투약 이후 25주에 평균 아침 혈청 코티솔 수치가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2주와 26주에 정상으로 돌아왔다. 부신기능부전 징후나 증상을 보인 환자는 없었다. 

연구를 진행한 호주 시드니대학 David Hunter 박사는 "TLC599 첫 번째 주사 이후 24주까지 ADP 및 WOMAC 통증 점수로 평가한 통증이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두 번째 주사 이후에도 52주에 추가 혜택이 나타났다"며 "TLC599의 장기 효과를 확인한 것으로, TLC599가 무릎 골관절염 통증 관리를 위한 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TLC599 다음 개발 단계는 확실하지 않다. 개발사는 마케팅 허가를 받고자 임상3상 데이터를 규제당국에 제출할 계획인지 밝히지 않았다. 

다만 개발사는 추가 임상3상을 하고 있지 않지만 임상2상은 계속 진행 중이다. 임상2상은 경도~중등도 무릎 골관절염 환자를 모집, 약물동역학을 주요 목표점으로 정해 덱사메타손 정맥주사와 TLC599를 비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임상3상 결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P-104IAR 통증 완화 14주까지 지속…중등도군 17주까지 유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스테로이드인 플루티카손 프로피오네이트(fluticasone propionate)의 새로운 서방형 제제 'EP-104IAR'도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장기간 개선하는 치료제로 기대를 모은다. 

캐나다 유프락시아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EP-104IAR의 임상2상 결과,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게 주입 이후 WOMAC 통증 점수로 평가한 통증이 3개월 이상 위약보다 효과적으로 완화됐다.

EP-104IAR은 독점적 폴리머 코팅 기술을 적용한 제제로, 수 주 동안 관절 내에서 플루티카손을 천천히 방출해 약제 활성이 길다. 

임상2상에는 덴마크, 폴란드, 체코 등 유럽 3개국에서 중등도~중증 무릎 골관절염 환자 318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EP-104IAR 25mg 투약군(EP-104IAR군)과 위약군에 1:1 무작위 배정돼 약제를 관절주사했다. 1차 목표점은 6개월째 WOMAC 점수로 확인한 통증으로 정의했다. 2차 목표점은 OARSI-OMERACT 기준에 따라 최소 50%의 통증 개선 달성률로 설정했다.

그 결과 WOMAC 통증 점수는 두 군 모두 감소했으나 EP-104IAR군의 감소 정도가 더 컸다. 등록 당시 대비 투여 첫 주 평균 점수는 EP-104IAR군이 2.5점 감소했고 위약군은 1.6점 감소에 그쳤다. 치료 6주에 평가한 WOMAC 통증 점수 감소는 EP-104IAR군이 3점을 넘어섰다.

또 등록 당시와 비교해 12주 WOMAC 통증 점수는 EP-104IAR군이 2.89점, 위약군이 2.23점 감소했고 두 군 간 차이는 유의미했다(P=0.004). 이 같은 결과는 전체 환자군에서 14주까지, 중등도 환자군에서는 17주까지 유지됐다. 

아울러 반응률이 50% 이상인 비율은 치료 첫 주에 EP-104IAR군이 45%였고 2주에 50%를 달성했으며 14주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추적관찰 6개월 동안 위약군의 40% 이상은 치료 반응이 없었고, 반응률은 EP-104IAR군을 넘지 못했다.

이상반응 발생률은 두 군이 유사했고, 중요한 안전성 문제는 감지되지 않았다. 중증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EP-104IAR군 4명, 위약군 1명에게서 발생했다. 다만, 이는 약물과 관련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EP-104IAR군 2명은 새로운 이상반응이 나타나 연구에서 제외됐지만 이 역시 약물과 연관되지 않았다.

이번 결과는 속방형 또는 서방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포함해 현재 허가받은 약제보다 EP-104IAR가 1회 투약만으로 더 긴 반응기간을 보인 것이라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이에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게 다른 코르티코스테로이드보다 장기적으로 의미 있게 효과를 보이면서 안전한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다. 

한편 개발사는 EP-104IAR 임상3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또 호산구성 식도염 등 다른 질환 적응증을 획득하기 위한 개발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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