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SLD 2023] MASLD 환자 대상 6개월간 매일 아스피린 81mg 투약한 결과 공개
간 지방증, 염증 및 섬유증 지표 개선 효과…지방간염 잠재 치료 옵션으로 부상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아직 승인된 치료제가 없는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의 잠재적 치료옵션으로 아스피린이 주목받고 있다.

6개월 간 매일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 MASLD 환자는 간 지방증과 염증 및 섬유증 지표가 모두 개선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0~14일 개최된 미국간학회 연례학술대회(AASLD 2023)에서 발표됐다. 

MASLD는 높은 이환율과 사망률을 보이는 만성 진행성 질환으로, 다양한 기전의 치료제가 개발 중이지만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받은 치료제는 아직 없다.  

과거 관찰 연구에서 아스피린 사용은 MASLD의 유병률 및 진행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스피린이 MASLD 환자의 간지방증, 염증 및 섬유증을 감소시키는 효능이 있는지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미국 하버드의대 메사추세츠병원 Robert M Wilechansky 박사 연구팀은 6개월 간의 무작위 대조 시험을 통해 MASLD 환자의 아스피린 복용 효과를 분석했다.

참가자는 간경화증이 없으면서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MASLD)이 있는 18~70세 성인 80명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1:1 무작위 배정해 매일 아스피린 81mg 또는 위약을 복용하도록 했다.

1차 목표점은 양성자기공명분광법(1H-MRS)으로 측정한 간내 지질 함량(IHL)의 평균 변화였다. 2차 목표점에는 ALT(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 자기공명 양자밀도 지방비율(MRI-PDFF)로 측정한 IHL, 염증 및 섬유증 cT1 점수의 평균 변화가 포함됐다. 

2019년 9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80명의 참가자 중 71명이 시험을 완료했다. 연구 시작 시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47.9±12.1세로 여성이 56.3%를 차지했으며 BMI는 33.7±6.0 kg/㎡, IHL은 37.6±18.4%로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

위약군 대비 간 지방 및 염증 지표 개선

Robert M Wilechansky 박사
Robert M Wilechansky 박사

연구 결과 6개월차 IHL 절대 변화는 아스피린군이 -7.3%(95% CI -14.3~-0.3), 위약군이 3.0%(95% CI -4.4~10.5)였다.

이에 따른 상대적 IHL 감소 효과는 위약 대비 아스피린 투여 시 10.3%(95% CI -17.9~-2.8)로 아스피린군의 치료 효과가 높게 나타났다.

IHL 백분율 변화 역시 아스피린군에서 -17.3%(95% CI -30.3~-3.7), 위약군에서 30.3%(95% CI 5.4~56.1)로 나타났다.

평균 cT1 점수를 포함해 사전에 지정된 모든 2차 목표점에서 위약 대비 아스피린군의 개선이 관찰돼, 간 지방 비율이 상대적으로 증가한 위약군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절대 체중 변화의 평균은 아스피린군 0.1kg, 위약군 0.4kg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3% 이상의 체중 감소를 보인 환자의 비율도 아스피린군 12.5%, 위약군 10%로 차이가 없었다. 

각 군 환자의 약 3분의 1이 적어도 하나 이상의 이상반응을 겪었으나, 시험 중단을 초래한 아스피린 관련 이상반응은 속쓰림 한 건이었다. 두 군 모두 심각한 출혈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Robert M Wilechansky 박사는 "MASLD가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6개월 간 매일 아스피린 81mg을 투여하면 간 지방증과 간 염증 및 섬유증 지표가 실질적으로 감소했다"며 "이러한 발견은 MASLD의 조직학적, 임상적 목표점에 대한 아스피린의 효과를 평가하는 대규모 장기 시험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항염증제 아스피린, 지방간염 치료에 잠재력

한편 전임상 연구에서 아스피린은 cycloxygenase-2와 혈소판유래 성장인자의 신호 전달을 억제하고 생체 활성 지질을 조절함으로써 간에서 항염증 및 항종양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찰 연구에서 아스피린 사용은 MASLD 환자의 간 지방증 유병률 및 섬유증 진행 감소와 관련이 있었으며, 바이러스성 간염 환자의 간세포암종 발병률 및 간 관련 사망률 감소와도 관련이 있었다. 

Wilechansky 박사는 아스피린의 이러한 작용 기전이 지방증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염증 감소 효과로 지방간염도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아스피린은 가격이 저렴하고 오랜 기간 안전성과 내약성이 입증된 치료제인 만큼, MASLD 치료제로 사용될 경우 경제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obert M Wilechansky 박사는 "생검으로 입증된 지방간염의 역전과 섬유증 예방, MASLD의 다른 부정적인 결과를 예방하는데 있어 아스피린의 효능을 시험하려면 대규모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며 "전반적으로 아스피린은 경제적이고 안전하며 내약성이 좋은 MASLD에 대한 잠재적 치료옵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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