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연관학회 국제학술대회(KDDW 2023) 16~18일 개최
D형 간염 환자 약 70%, 평균 5~10년 내 간경변증·간세포암 발생
전 세계적으로 연구 자료 부족…뚜렷한 검사 시기·대상 아직 결정 못해

지난 17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 호텔에서 개최된 KDDW 2023 현장에서 분당차병원 전영은 교수(소화기내과)가 'D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 시기와 치료 방법'을 주제로 발표했다.
지난 17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 호텔에서 개최된 KDDW 2023 현장에서 분당차병원 전영은 교수(소화기내과)가 'D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 시기와 치료 방법'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간암 중 제일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D형 간염의 검사 대상 및 방법 등의 지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D형 간염은 다른 간염과 같이 간염 바이러스인 HDV에 감염돼 발생하는 간염이다. 다만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있어야만 D형 간염이 발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급성 D형 간염은 HDV와 HBV의 감염이 동시에 일어나거나 또는 기존의 HBV 만성 보유자에서 HDV의 중복감염이 일어난 경우에 발병한다.

HDV의 주된 감염 경로는 비경구적인 방법이며 주사침 감염, 문신, 의료기기, 마약 관련 도구, 수혈, 성적 접촉이나 수직 감염에 의해서도 가능하다.

분당차병원 전영은 교수(소화기내과)는 지난 17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 호텔에서 개최된 Korea Digestive Disease Week 2023(이하 KDDW)에서 D형 간염의 검사 방법 등에 대해 발표했다.

전 교수는 "알려진 5개의 바이러스 간염 중 D형 간염의 예후가 가장 좋지 않다"며 "약 70%의 환자에서 5~10년 내 간경변증으로 발전하고 간세포암이 되는데 평균 10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HBV와 HDV 동시감염 보다 중복감염이 임상적 예후가 더 좋지 않다. 동시감염은 80% 환자가 바이러스의 자발적 제거 가능성이 있고 말기 간질환 비율은 2%인 반면, 중복감염은 약 54%의 환자에서 만성 간경변이나 간세포암이 생긴다"고 말했다.

국내외 연구 부족으로 유병률 파악 어려운 상태

현재 전국 데이터 수집 중

D형 간염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도 유행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고 연구별로 값이 상이해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상태다.

그나마 2020년에 발표된 두 개의 인구 기반 역학 조사 결과에 따르면 B형 간염 환자의 약 4.5~13%가 D형 간염에 동시감염 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 가입 95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1200만의 D형 간염 감염자가 있었으며, 83개 국가를 바탕으로 진행된 메타 분석에서는 4800~6000만명의 감염자가 보고됐다.

우리나라의 D형 간염 관련 역학 연구 결과는 6개 밖에 없으며 그 중에서도 2000년대 이후는 2개 밖에 없다. 2005년 연구 결과에서는 D형 간염 환자가 194명 중 7명으로 3.6%로 보고됐으며, 2011년에는 940명 중 3명밖에 양성이 나오지 않아 0.3%로 조사됐다.

전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서울부터 제주도까지 11개 센터에서 전국적인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며 여기서 Anti HDV와 HDV RNA 검사를 동시에 하고 있다. 아직 중간 분석이 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고 결과를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D형 간염 진단 방법에는 항체 검사인 Anti-HDV 검사와 HDV RNA 검사가 있는데 각 검사의 장단점이 있다. 아직 글로벌 간염 가이드라인에서도 검사 방법을 특정하고 있는 드물며, 유럽간학회(EASL)만 Anti-HDV 검사를 정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전 교수는 “Anti-HDV는 과거와 현재 감염을 구분하지 못하는 반면, HDV RNA는 RT-PCR 방법으로 민감도가 낮은 경우가 있고 위음성 결과도 많이 보고된다. 최근에는 민감도가 많이 올라갔다고는 하나 여전히 표준화된 프로토콜이 없어 비교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약 5만5000원에 RNA 검사를 할 수 있다"며 "그런데 병원에서 검사를 하고 결과가 약 2~3일이면 나올 것으로 생각하지만 항원 검사는 사실 우리나라에서 하고 있지 않고 미국이나 유럽으로 가기 때문에 3주 이상 걸리고 거의 30만원의 돈을 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B형 간염 환자 전체? 고위험군?

검사 대상 설정 어떻게 해야할까

 2015년 APASL 가이드라인과 2023년 EASL 가이드라인에서는 모든 B형 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D형 간염을 검사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2015년 APASL 가이드라인과 2023년 EASL 가이드라인에서는 모든 B형 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D형 간염을 검사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D형 간염의 검사 및 진단과 관련해 현재 핵심이 되는 화두는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이다.

현재 B형이 아닌 D형 간염 가이드라인은 올해 6월 EASL에서 발표된 유럽 가이드라인이 유일한데, 2015년 아시아태평양간학회(APASL) 가이드라인과 2023년 EASL 가이드라인에서 모든 B형 간염 환자를 D형 간염을 한번은 검사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간학회(AASLD)에서는 HDV에서 고위험군이거나 HBV가 감지되지 않으면서 높은 간수치를 보일 때, HDV가 의심되는 경우에 검사를 권하고 있다.

이에 대한간학회(KASL) 2022년 B형 간염 가이드라인에서도 이에 부합해 고위험 환자를 검사하라고 권고하고 있는 상태다.

전영은 교수는 "D형 간염 바이러스를 언제 검사하고 어떻게 치료할 것이냐는 결국 모든 HBV 환자를 검사할 것이냐, 고위험군 HBV 환자를 검사할 것이냐다"라며 "사실 답을 드리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HDV 유병률을 알아야 하고 선별 검사의 정확성이나 비용, 치료제의 효과와 비용에 대한 비용 효과 연구가 있어야 할 것 같다"며 "우리나라 유행 데이터가 나오는 것을 기다려 이것에 대한 연구가 좀 있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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