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L 2023서 임상3상 MYR301 연구 96주차 결과 공개
48주차 대비 반응률 증가 및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 확인
초기 치료시 무반응·부분 반응 환자도 반응 보여

사진 출처 : EASL 2023 홈페이지
사진 출처 : EASL 2023 홈페이지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길리어드 D형 간염 치료제 '헵클루덱스(성분명 불레르비르타이드)'가 더 긴 기간, 더 광범위한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를 입증했다. 

임상3상 96주차 연구 결과 48주차 대비 추가적인 개선이 관찰됐으며, 24주차까지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부분적으로 반응했던 환자도 바이러스 반응을 보였다. 

D형 간염은 간염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D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D virus, HDV)에 감염돼 발생하는 간염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D형 간염 바이러스는 RNA 유전자와 D형 간염 바이러스 항원으로 구성된 뉴클레오캡시드(nucleocapsid)를 갖고 있으며, B형 간염 바이러스의 표면항원으로 이뤄진 외피가 이를 둘러싸고 있다.

따라서 D형 간염 바이러스 단독으로 질환을 일으키지 않으며,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있어야만 간염을 일으킬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최소 1200만명이 B형 간염과 D형 간염에 동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두 질환의 동시 감염은 간 섬유증, 간경화 및 간 대상부전으로의 빠른 진행과 간암 및 사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96주차 반응률 2mg군 45%→55%, 10mg군 48%→56%

사진 출처 : EASL 2023 홈페이지
사진 출처 : EASL 2023 홈페이지

23일 유럽간학회 연례학술대회(EASL 2023)에서는 헵클루덱스의 임상3상 MYR301 연구의 96주차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 결과는 22일자 NEJM 온라인판에도 게재됐다.

헵클루덱스는 간염 바이러스가 NTCP(sodium taurocholate cotransporting polyoeptide) 수용체와 결합해 간세포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독일 하노버의대 Heiner Wedemeyer 박사 연구팀은 대상성 간경변증을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는 D형 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헵클루덱스 2mg, 10mg 투여군과 대조군에 1:1:1 비율로 무작위 배정했다. 

1차 목표점은 48주차에 검출할 수 없는 HDV RNA 수준 또는 기준선으로부터 최소 2 log₁₀ IU/mL 감소와 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ALT) 수치의 정상화였다. 2mg군과 10mg군을 비교한 48주차의 주요 2차 목표점은 검출할 수 없는 HDV RNA 수준이었다. 

연구 결과 2mg, 10mg, 대조군에 각각 49명, 50명, 51명의 환자가 배정됐으며 2mg군 45%, 10mg군 48%, 대조군 2%가 1차 목표점을 달성했다(P<0.001).

ALT 수치는 대조군에서 12%, 2mg군에서 51%, 10mg군에서 56% 정상화돼 대조군에 비해 각각 39%, 44% 차이가 났다(95%CI 20~56, 26~60). 

48주차에 HDV RNA는 2mg군 12%, 10mg군 20%에서 검출되지 않았다(P=0.41). 

헵클루덱스로 치료받은 환자 중 B형간염 바이러스 표면항원(HBsAg) 소실 또는 최소 1log₁₀ IU/mL의 HBsAg 수치 감소는 48주 동안 발생하지 않았다. 

두통, 소양증, 피로, 호산구 증가증, 주사 부위 반응, 상복부 통증, 관절통 및 무력증 대조군보다 2mg, 10mg군에서 더 흔했다. 치료와 관된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 담즙산 수치의 용량 의존적 증가는 2mg, 10mg군에서 나타났다. 

2mg, 10mg군 환자는 96주차에 유사한 바이러스 반응 및 ALT 정상화를 달성했다. 반응률은 48주차에 비해 96주차까지 계속 증가해 2mg군 55%, 10mg군 56%를 달성했다.  

연구팀은 24주차에 바이러스에 반응하지 않거나 부분적으로 반응한 환자를 대상으로 96주차까지 치료를 계속했다. 그 결과 각각 43%, 82%의 환자가 바이러스 반응을 달성했다. 

안전성 프로파일은 48주차에 관찰된 것과 일치했으며 내성 및 치료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 길리어드 측은 초기 치료에서 최적의 반응을 보이지 않은 환자도 장기 치료 시 반응을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길리어드의 임상 연구 부사장 Anu Osinusi는 "HDV는 바이러스성 간염의 가장 심각한 형태이나 최근까지 승인된 치료 옵션이 없었고 환자들의 예후가 좋지 않았다. 헵클루덱스의 96주 데이터는 효능과 안전성을 강화할뿐만 아니라 더 광범위한 환자에게 혜택을 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FDA 승인 반려 후 재도전

한편 헵클루덱스는 유럽에서 D형 간염(HDV) 치료제로 승인된 유일한 약물이다. 2020년 7월 유럽 의약품청(EMA)의 조건부 승인을 받고 판매되다 올해 4월 완전 승인을 받았다. 

헵클루덱스는 2015년 미국에서도 혁신치료제 및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으며, 2021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생물학적 제제 허가 신청서(BLA)를 제출했다. 

그러나 길리어드는 지난해 10월 FDA로부터 허가 신청서 반려와 함께 보완요구서한(CRL) 제출을 요청받았다. 당시 FDA는 헵클루덱스의 효능이나 안전성 문제가 아닌 제조, 납품 등 생산 문제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길리어드는 FDA가 요구한 제조 공정 문제 등을 보완하고 새롭게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에서도 첫번째 D형 간염 치료제로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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