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환자 접근성 강화 위해 비용효과성 등 고려해 검토
조기 유방암 환자들 국회 청원 통해 치료제 급여화 촉구
의료 현장, 경제 능력 관계없이 치료 혜택 받도록 조속한 급여 적용 희망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 치료 접근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조기 유방암 환자들과 현장 의료진들은 조기 유방암 치료 접근성 개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국내에 조기 유방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약제는 17개 약제, 21개 품목이 급여 등재돼 있다.

특히 유방암 표적치료제인 CKD4/6 억제제 중 유일하게 조기 유방암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는 릴리의 버제니오(성분명 아베마시클립)의 보험급여 적용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버제니오 급여화 국민청원 등록 15일만에 5200여명 동의 올라와

지난 10월 31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조기 유방암 환자의 가족이 작성한 '조기 유방암 표적치료제 버제니오 급여 요청'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이 등록된 후 15일이 지난 11월 14일 현재 청원 게시판에는 5247명이 동의했다.

국민동의청원은 5만명 이상 동의한 경우 해당 상임위원회는 청원위원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논의해야 한다.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 치료 접근성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사회적 요구도를 반영한 듯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023년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조기 유방암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정부의 입장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조기 유방암 재발 예방에 효과적인 신약 등의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복지부 입장을 물었다.

이에, 복지부 보험약제과는 "조기 유방암 환자들이 적기에 치료를 받아 보다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방향성에 적극 공감한다"며 "버제니오는 지난 5월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기준 미설정된 후 10월 4일자로 재신청돼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급여 적정성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암, 희귀 등 중증질환 신약에 대한 환자 접근성 강화를 통해 국민건강 증진과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비용효과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 보험적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기 유방암의 치료 목표는 완치인 반면, 유방암이 재발하면 치료 목표는 완치가 아닌 생존 기간 연장과 삶의 질 개선으로 변화된다.

버제니오는 재발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들에게 치료 시 재발 위험을 낮추는 치료제로, 완치가 가능토록 돕는 치료다.

즉 버제니오가 조기 유방암 치료에 있어 비용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조기 유방암 치료 기간이 전이성 유방암보다 더 짧다는 점도 비용효과적으로 작용한다.
 

버제니오 조기 유방암 완치 정도까지 혜택 높아 비용효과적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전이성 유방암 전체생존기간(중앙값)은 약 67개월로, 5년 이상 치료를 유지해야 한다.

반면, 조기 유방암은 그 보다 더 짧은 기간의 치료만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버제니오는 재발률 높은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의 수술 후 내분비약제와 함께 2년만 복용하면 환자는 재발없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가 기존처럼 치료를 받다 재발했을 때 발생하는 치료비를 포함한 사회경제적 손실과 비교한다면 건강보험 재정 투자가 더 비용효과적일 수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박경화 교수(종양혈액내과)는 "조기 유방암 환자가 완치 후 사회로 복귀할 수 있다면 암이 재발한 경우 발생하는 끝도 없는 항암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환자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사회경제적 혜택도 고려돼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박 교수는 "진료 현장에서 조기 유방암 환자를 가장 가까에서 바라보고 있는 주치의로서 버제니오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긍정적 결과를 직접 목격하고 있다"며 "버제니오가 장기간 추적 관찰 연구 데이터로도 증명하고 있는 만큼,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들이 경제적 능력에 관계없이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조속히 급여가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0월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에서는 고위험 조기 유방암에서 버제니오의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한 3상 임상인 monarchE 연구 5년차 추적 관찰 결과가 발표됐다.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버제니오 투여군은 주요 평가 지표인 침습적 무질병 생존율(IDFS), 원격 무재발 생존율(DRFS)에서 대조군 대비 5년차까지 지속적으로 개선했다.

버제니오 치료를 2년 동안 진행한 후 치료를 종료하더라도 재발 위험 감소 효과가 5년 시점까지 장기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일발적으로 암 완치의 기준을 5년으로 보는 임상 기준을 고려한다면 버제니오의 이번 결과는 완치 개념에 근접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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