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지원하는 전공의 없어 전전긍긍
산부인과학회 박중신 이사장 "분만수가 올랐지만 지원할지는 미지수"

아주대병원과 고대의료원의 2024년 전공의 모집 영상 
아주대병원과 고대의료원의 2024년 전공의 모집 영상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15일 휴가 보장' '평일 24시간 OFF' '해외 학회 지원' 등 2024년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의 구애 작전이 애처롭다. 

전문가들은 병원이 제공하는 이 정도의 복지 혜택으로 전공의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을 것이라 입을 모은다. 

최근 보건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2024년 전공의 전형 시행 계획안'을 발표하면서, 12월 4일부터 12월 5일까지 전공의 전기 모집을 알렸다.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등 인기과는 올해도 느긋한 모습이다. 반면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 비인기과는 지난해보다 더 나빠지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 

"소청과 지원하려던 인턴, 결국 포기" 

지난해 지원율 10%대로 떨어졌던 소청과 지원율은 올해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 그중 지난해 고대의료원은 구로병원이 3명 모집에 1명 지원해 33%를 기록했고, 안암과 안산병원은 지원자가 없었다. 

올해 상황도 나아질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고대병원에 근무하는 한 소청과 전공의는 "고대 의료원 전체 통틀어봤을 때 지금까지는 지원자는 없는 분위기"라며 "소청과 지원을 고민하던 전공의가 한명 있었는데, 결국 포기한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 상황은 그나마 조금 나아 보인다. 

서울대병원의 한 소청과 전공의는 "2024년 전공의 지원금이 유인 요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정원을 채울 정도로는 지원자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전공의 모집에 발을 구르는 것은 응급의학과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방에 있는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상황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전공의 시절 응급실에서 대동맥박리를 진단하지 못해 업무사 과실치상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은 응급의학과 모집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모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우리 병원은 지원자가 있어 천만다행"이라며 " "지방의 주요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모집은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안 그래도 전공의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데, 응급의학과 의사가 면허 취소 위기에 놓이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고 우려했다. 

분만 수가 올려줬지만, 전공의 지원까지 이어질지? 

지난 10월 정부가 분만 관련 수가를 대폭 개선하기로 한 산부인과 분위기는 어떨까?

대한산부인과학회 박중신 이사장은 정부의 이번 수가 인상이 이번 전공의 모집에는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박 이사장은 "산과 수가 인상이 됐지만, 그렇다고 당장 산부인과 전공의 모집에 좋은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이어 "산부인과 중 부인과는 여성 건강 등이 강조되면서 괜찮은 편이다"라며 "산과는 계속 출산율이 떨어지면 이번에 올려준 수가로는 버티기 어렵다. 따라서 출산을 할 수 있는 병원 유지비와 운영비를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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