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정책 심포지엄 2일 개최
건보공단 분석 결과, 류마티스내과 진료 1회 이상 본 환자 약 10% 불과
홍승재 보험이사 "전문의 진료 통해 정확한 진단·약제 선택 중요"

▲대한류마티스학회는 2일 프레스센터에서 '류마티스관절염은 류마티스 전문의와 함께'를 주제로 의료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학회 홍승재 보험이사는 '류마티스관절염의 현황 및 치료 질 관리'를 주제로 발표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2일 프레스센터에서 '류마티스관절염은 류마티스 전문의와 함께'를 주제로 의료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학회 홍승재 보험이사는 '류마티스관절염의 현황 및 치료 질 관리'를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류마티스관절염은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진료를 통한 정확한 조기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지만, 실제 전문의를 찾는 환자는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개발한 류마티스관절염 질 지표를 토대로 국내 류마티스관절염 진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 류마티스내과 진료를 1회 이상 받은 환자는 약 10%에 불과했다.

학회 홍승재 보험이사(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를 2일 프레스센터에서 '류마티스관절염은 류마티스 전문의와 함께'를 주제로 열린 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정책 심포지엄에서 공개했다.

류마티스관절염, 조기 진단 및 치료 중요한 '자가면역질환'

▲대한류마티스학회 윤종현 의료정책이사.
▲대한류마티스학회 윤종현 의료정책이사.

류마티스관절염은 원인 미상의 자가면역질환으로 일반 관절염과 다르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로 질병의 비가역적 결과 및 합병증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의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 

학회 이신석 이사장(빛고을전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은 "류마티스관절염은 다른 관절염과 달리 체내 면역체계에 손상이 생겨 관절에 통증이 나타나 이차적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일반 관절염과 다르다"며 "관절 손상은 진단 후 첫 2년 동안 크게 나타나고 이후 서서히 진행된다. 관절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전문의에 의한 류마티스관절염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학회 윤종현 의료정책이사(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교과서적으로 전 세계 혈청검사 양성 환자는 80%, 음성은 20%로 보고되지만, 우리나라는 반대로 양성보다 음성이 많다. 류마티스관절염이 정확하게 진단되지 않는 현실"이라며 "게다가 류마티스질환이 아닌데 이를 진단받는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류마티스질환은 혈액검사 하나로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류마티스질환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해야 한다"며 "또 환자마다 약제 반응이 다양해 환자에게 효과적인 약제를 찾아내기 위한 전문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항류마티스약제 처방 환자 20% 못 미쳐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근무한다면 99% 처방받아

▲대한류마티스학회 홍승재 보험이사.
▲대한류마티스학회 홍승재 보험이사.

우리나라는 그동안 류마티스관절염에 대한 적절한 진단과 치료, 모니터링이 부족한 상태였다. 이에 학회는 총 14개 항목이 담긴 류마티스관절염 질 지표를 개발했다. 

홍 보험이사는 "외국에서는 다양한 류마티스관절염 질 지표가 각 국가 의료체계 내에서 류마티스관절염 질 측정에 적용하기 위해 새롭게 개발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한국인 류마티스관절염 진료 질 측정을 위한 지표 개발 및 평가기준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돼 본 학회가 대표로 이번 질 지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학회가 개발한 류마티스관절염 질 지표를 활용해 류마티스관절염 진료 현황을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 청구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에게 의뢰되는 비율이 낮을 뿐만 아니라 항류마티스약제 처방률도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는 2002년 자격 대상자 중 성별, 연령, 소득 수준을 층화변수로 추출해 혈청검사 양성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6586명, 음성 환자 3만 5890명 등 총 4만 2476명을 대상으로 했다. 

먼저 류마티스관절염이 의심되거나 진단된 환자는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하지만 진료를 1회 이상 본 환자 수는 5590명로 약 10%에 불과했다. 류마티스질환 환자 약 8명 중 1명만 류마티스내과에서 진료받은 것이다. 

또 류마티스관절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가능한 한 빨리, 즉 1개월 이내에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번 분석에서 1개월 이내에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진료를 받은 환자는 없었다. 

이에 진료기간을 넓혀 90일 이내로 조사한 결과, 2561명(6.0%)이 해당 기간에 진료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류마티스내과 전문의가 근무하는 요양기관에서는 약 98%가 90일 이내 류마티스내과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류마티스약제를 처방받은 환자 수는 8301명(19.5%)으로 20%에 도달하지 못했다. 1차 약제인 메토트렉세이트를 처방받은 환자는 3914명(9.2%)에 그쳤다. 아울러 류마티스관절염이 진단된 환자는 진단 직후 항류마티스약제 치료를 시작해야 하지만, 90일 이내 시작한 환자는 5900명(13.9%)에 불과했다. 

하지만 류마티스내과 전문의가 근무하는 요양기관에서는 99.3%가 항류마티스약제를, 91.8%가 메토트렉세이트를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류마티스관절염 조기 진단 및 치료 측면에서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신석 이사장.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신석 이사장.

이와 함께 항류마티스약제를 처방받는 환자는 적절한 기초 및 정기 검사가 이뤄지고 부작용이 관리돼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항류마티스약제 첫 처방 전 2개월 이내 적절한 기초검사가 이뤄진 환자 수는 총 5165명(62.2%)이었고, 정기검사가 연 2회 이상 진행된 환자 수는 233명(11.1%)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류마티스내과 전문의가 근무하는 요양기관에서는 100%가 적절한 기초검사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진료로 조기에 연결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홍 보험이사는 "질병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항류마티스약제 사용, 합병증 관리, 환자 자조관리를 위한 교육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질 관리에 핵심"이라며 "류마티스관절염은 전신을 침범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진료를 통한 정확한 진단 및 치료약제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에 의한 체계적 관리를 통해 관절 손상과 동반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류마티스관절염은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에게 진료받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가 많다. 이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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