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 국제학술대회 19~21일 개최
학회 주도 'REMATCH' 레지스트리 기반 전향적 무작위 연구 시작

▲고대 안암병원 김신곤 교수(내분비내과)는 19~2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국제학술대회(ICDM 2023)에서 'REMATCH: beyond ACCORD and GRADE'를 주제로 발표했다.
▲고대 안암병원 김신곤 교수(내분비내과)는 19~2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국제학술대회(ICDM 2023)에서 'REMATCH: beyond ACCORD and GRADE'를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대한당뇨병학회가 최적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관리전략을 제시하기 위한 한국형 ACCORD(K-ACCORD) 연구에 착수한다.

수십 년 동안 외국 대규모 당뇨병 연구에서 최적 당뇨병 관리전략이 보고됐으나 연구별 한계점이 있었던 가운데, K-ACCORD 연구는 이를 극복하는 디자인으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고대 안암병원 김신곤 교수(내분비내과)는 19~2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국제학술대회(ICDM 2023)에서 K-ACCORD 연구인 REMATCH 연구 디자인과 향후 진행 계획을 소개했다.

ACCORD·VERIFY·GRADE 대규모 연구 한계점은?

당뇨병 치료에 일차적으로 혈당조절이 중요하다는 것은 DCCT와 UKPDS 등 대규모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이들 연구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조절해 당뇨병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이후 발표된 ACCORD 연구는 집중적인 혈당조절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음을 시사해 당뇨병 치료 전환점이 됐다. 

연구에는 당뇨병 유병기간이 평균 10년이면서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위험요인을 2개 이상 가진 심혈관질환 고위험 당뇨병 환자가 모집됐다. 전체 환자군은 당화혈색소 7.0~7.9%인 표준치료군과 6.0% 미만인 집중치료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 결과, 집중치료군의 사망 위험이 증가해 연구가 조기종료됐다. 하지만 연구는 1차 목표점으로 주요 심혈관계 사건 외에 당뇨병성 미세혈관 합병증을 평가하지 않았다.

2019년 공개된 VERIFY 연구는 당뇨병 신규 환자를 대상으로 메트포르민 단독요법과 메트포르민+빌다글립틴(DPP-4 억제제) 병용요법을 비교해 조기 병용요법의 장기간 혜택을 확인했다. 그러나 메트포르민+빌다글립틴 병용요법은 3년이 지난 시점부터 당화혈색소 목표치로 조절되는 비율이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더 적극적인 혈당조절 전략이 요구됐다. 

아울러 2021년 발표된 GRADE 연구는 당뇨병 1차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의 최적 파트너를 찾고자 약제별 직접 비교를 진행했으나, 티아졸리딘디온(TZD)과 SGLT-2 억제제는 제외했다는 제한점이 있다.

REMATCH, 국내 당뇨병 환자 심혈관·신장 예후 개선하는 치료전략 평가

▲고대 안암병원 김신곤 교수(내분비내과).
▲고대 안암병원 김신곤 교수(내분비내과).

대한당뇨병학회가 주도하는 REMATCH 연구는 이 같은 외국 대규모 연구의 한계점을 고려해 디자인됐다. 

VERIFY 연구에서 더 나아가 2제와 3제 병용요법을 비교하고, 당뇨병성 미세혈관 합병증도 평가해 ACCORD 연구 1차 목표점으로 보지 않은 예후도 확인한다. 

아울러 ACCORD와 GRADE 연구에 포함되지 않은 SGLT-2 억제제 기반 치료전략의 유용성도 조사한다. 또 기술 발전에 따라 연속혈당측정시스템(CGMS) 기반의 집중혈당조절에 따른 예후 변화를 평가한다.

구체적으로 REMATCH 연구는 레지스트리 기반 전향적 무작위 연구(Registry-based RCT, RRCT)로 진행된다.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있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신장 예후를 개선하고자 집중혈당조절을 시행하기 위한 다양한 병용요법 전략을 평가한다. 

연구에서는 18세 이상으로 다양한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동반했고 당화혈색소가 7.0% 이상 10.0% 미만이며 체질량지수(BMI)가 18.5kg/㎡ 이상 40kg/㎡ 미만인 당뇨병 환자 총 6000명을 모집한다. 

REMATCH 연구는 ACCORD 연구와 달리 모집 나이를 제한하지 않는다. ACCORD 연구는 심혈관질환이 있는 40세 이상 또는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있는 55세 이상 당뇨병 환자를 등록했다. 

이와 달리 REMATCH 연구는 당뇨병 유병기간이 10년 이상 또는 표적장기손상이 있거나 주요 심혈관계 위험요인이 2개 이상 동반하는 등 위험요인이 있다면 나이 제한 없이 연구에 모집될 수 있다. 단,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이 30mL/min/1.73㎡ 미만이거나 증상성 심부전, 무작위 분류 후 1개월 이내에 급성 심혈관계 사건으로 인한 입원력 등이 있다면 연구에서 제외된다.

모집된 전체 환자군은 기존치료군(3000명)과 집중치료군(3000명)에 무작위 배정된다. 당화혈색소 목표치는 기존치료군 7.0~7.5%, 집중치료군 6.0~6.5%로 정했다. 

이와 함께 REMATCH 연구는 항당뇨병제 계열별 예후를 비교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고려해 각 군의 치료전략을 결정했다. 

김 교수는 "DPP-4 억제제와 설포닐유레아를 비교하거나 TZD와 설포닐유레아를 비교하는 연구는 진행된 바 있다"면서도 "그러나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 또는 TZD를 비교해 어떤 약제가 더 좋은지 평가한 대규모 임상연구는 없다. 아직 더 좋은 약제에 대한 답을 내릴 수 없어, 이를 연구 디자인에 반영해 치료전략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치료군은 메트포르민+DPP-4 억제제 병용요법군(그룹1), 메트포르민+SGLT-2 억제제 병용요법군(그룹2)에 무작위 분류된다. 이를 통해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를 비교한다. 

집중치료군은 메트포르민+SGLT-2 억제제+DPP-4 억제제 3제 병용요법군(그룹3), 메트포르민+SGLT-2 억제제+TZD 3제 병용요법군(그룹4)에 무작위 배정된다. 아울러 집중치료군은 매 방문 시 CGMS로 혈당을 확인한다.

종합하면, 네 가지 치료전략에 1:1:1:1 비율로 전체 환자군이 무작위 분류된다. 치료 기간은 최대 4년이다. 

만약 병용요법에도 불구하고 기존치료군의 당화혈색소가 7.5% 이상이거나 3제 병용요법을 시행했음에도 집중치료군의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이라면, 메트포르민 용량을 점진적으로 2g 또는 내약 용량으로 증량한다. 두 번째 단계로 설포닐유레아, TZD 또는 인슐린 등 약제를 추가할 수 있지만, 그룹1은 DPP-4 억제제를, 그룹2는 SGLT-2 억제제를 투약하지 않도록 정했다.

1차 목표점으로 주요 심혈관계 사건과 당뇨병성 미세혈관 사건을 종합해 확인한다. 

주요 심혈관계 사건은 △허혈성 심질환으로 인한 입원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말초동맥질환으로 인한 입원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관상동맥 또는 말초동맥 재관류술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등으로 정의했다.

신장 사건은 △등록 당시 대비 eGFR 40% 이상 지속 감소 △거대알부민뇨 △말기신질환 발생 △신장 사건으로 인한 사망 등으로 설정했다. 이와 함께 당뇨망막병증 진행은 △당뇨망막병증 발생 또는 진행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한 실명 △당뇨망막병증의 수술적 치료 등으로 확인한다.

김 교수는 "REMATCH 연구를 통해 K-문화에서 K-의료로 한류가 일어나길 기대한다"며 "대한당뇨병학회는 사람 중심의 종합적 관리를 진행하기 위해 큰 걸음을 내디딜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