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 13~15일 개최
넥스레톨 CLEAR Outcomes, 스타틴 불내성 환자 LDL-C 조절·MACE 위험 감소
이은영 교수 "넥스레톨, 스타틴 불내성 환자에게 좋은 치료옵션 될 것"

▲13~15일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CLEAR Outcomes 임상3상을 중심으로 연구가 갖는 의미와 함께 넥스레톨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3~15일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CLEAR Outcomes 임상3상이 갖는 의미와 함께 넥스레톨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LDL-콜레스테롤을 낮춰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새로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넥스레톨(성분명 벰페도익산)'에 대한 학계 관심이 높다.

에스페리온, 다이이찌산쿄의 넥스레톨은 스타틴 불내성 환자 대상 CLEAR Outcomes 임상3상에서 넥스레톨은 LDL-콜레스테롤을 조절하고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넥스레톨은 LDL-콜레스테롤 조절 외 항염증 작용 등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 effect)가 있을 것으로 분석돼, 스타틴 복용이 어려운 환자에게 좋은 치료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3~15일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CLEAR Outcomes 임상3상이 갖는 의미와 함께 넥스레톨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넥스레톨, 간에서만 활성 갖는 ATP-구연산염 분해효소 억제제

스타틴은 LDL-콜레스테롤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스타틴 복용 시 스타틴 관련 근육증상(SAMS) 등 이상반응이 나타나 치료를 중단하거나 충분하지 않은 용량을 복용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다시 높아지는 사례가 있다.  특히 고령, 여성, 낮은 체질량지수(BMI) 등 SAMS 위험요인이 많은 동양인에서 SAMS가 주로 나타난다고 보고된다. 

넥스레톨은 미국 에스페리온 테라퓨틱스사가 개발한 ATP-구연산염 분해효소 억제제다. 전구약물(prodrug)로 작용하며 간에서만 활성을 가진다. 즉, 근육에서는 활성을 갖지 않기에 SAMS가 적게 발생할 것으로 분석돼, 스타틴 불내성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옵션으로 주목받는다. 

CLEAR Outcomes, 넥스레톨군 4P-MACE 위험 13%↓

넥스레톨은 올해 3월 공개된 CLEAR Outcomes에서 스타틴 불내성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조절하고 MACE 위험을 낮추는 혜택을 입증했다.

연구는 2016년 12월~2019년 8월 32개국에서 수용할 수 없는 이상반응으로 스타틴을 복용할 수 없거나 치료를 원하지 않는 스타틴 불내성 환자 1만 3970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고위험군이었다. 등록 당시 심혈관질환 1차 예방군은 약 30%, 2차 예방군은 약 70%를 차지했다. 

전체 환자군은 넥스레톨군(6992명)과 위약군(6978명)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에서는 무작위 분류 후 6개월째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등록 당시보다 25% 이상 지속적으로 높다면, 표준 가이드라인에 따라 저용량 스타틴 등 지질저하치료를 추가로 진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1차 목표점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또는 관상동맥 재관류술 등 4P-MACE 발생으로 정의했다. 

연구 종료 당시 LDL-콜레스테롤은 위약군 10.6%, 넥스레톨군 26.1% 감소했다. 두 군 간 차이는 22mg/dL였고 넥스레톨군이 15.9%p의 LDL-콜레스테롤 개선 효과를 얻었다. 염증이 있을 때 체내에서 생성되는 고감도 C-반응단백(hs-CRP) 수치는 연구 종료 당시 위약군이 1.6% 감소에 그쳤지만, 넥스레톨군은 19.4% 줄었다.

40.6개월(중앙값) 추적관찰한 결과, 1차 목표점 발생률은 넥스레톨군 11.7%(819명), 위약군 13.3%(927명)로, 발생 위험은 넥스레톨군이 13% 유의하게 낮았다. 2차 목표점인 관상동맥 재관류술을 제외한 3P-MACE 발생 위험도 넥스레톨군이 위약군보다 15% 의미 있게 낮았다. 넥스레톨 치료에 따른 1차 목표점 위험 감소는 심혈관질환 1차 예방군이 2차 예방군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넥스레톨이 치명적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에 미치는 유의한 영향이 없었다. 

이상반응은 두 군 모두 약 25%로 보고됐고,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은 넥스레톨군 10.8%, 위약군 10.4%였다. 근육 관련 증상은 넥스레톨군 15.0%, 위약군 15.4%에게서 나타났고, 새로운 당뇨병 발생률은 각 16.1%와 17.1%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단, 통풍, 담석증 발생률은 위약군보다 넥스레톨군이 높았다. 통풍 발생률은 넥스레톨군 3.1%, 위약군 2.1%였고, 담석증은 각 2.2%와 1.2%로 조사됐다. 혈청 크레아티닌, 요산, 간 효소 수치 증가 발생률도 넥스레톨군이 높았는데, 간에서 약물 활성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hs-CRP 감소 결과, 다면발현효과 복선?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은영 교수(내분비내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은영 교수(내분비내과).

국내 전문가들은 연구에 스타틴 불내성이면서 심혈관질환 고위험인 환자가 충분히 모집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를 근거로 스타틴 불내성 환자에게 넥스레톨이 좋은 치료옵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은영 교수(내분비내과)는 "연구에서 넥스레톨은 MACE와 심근경색 위험을 유의하게 낮췄다"며 "스타틴 불내성 환자에게 내약성이 좋은 치료옵션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원을지대병원 박상민 교수(심장내과)는 "연구의 가장 큰 강점은 환자중심의료 측면에서 지질 치료옵션을 하나 더 갖게 됐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스타틴 효과가 좋을지라도 환자가 원하지 않으면 스타틴 치료를 진행할 수 없다. 이들이 주사제 투약을 원하지 않을 경우 넥스레톨을 처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학계가 주목하는 결과는 넥스레톨이 hs-CRP 수치를 낮췄다는 것이다. hs-CRP 데이터를 제시한 것은 넥스레톨이 다면발현효과가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복선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단, 이를 명확하게 정리하기 위해선 향후 연구가 필요하다. 

박 교수는 "다면발현효과가 있는 스타틴과 비교해 다른 추가요법은 이 같은 효과가 약하다"면서도 "그러나 넥스레톨은 대다수 연구에서 hs-CRP 수치를 낮췄다. 이는 넥스레톨이 다면발현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복선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넥스레톨이 다면발현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hsCRP 감소가 심혈관계 예후, 항염증 효과, 당뇨병 등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며 "항염증 효과 관련 하위분석이 이뤄지고 있으며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원을지대병원 박상민 교수(심장내과).
▲노원을지대병원 박상민 교수(심장내과).

세브란스병원 이용호 교수(내분비내과)는 "이번 연구를 통해 지질 치료 시 또 하나의 강력한 플레이어를 만나게 된 것 같아 고무적"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SGLT-2 억제제는 염증을 개선하고 요산 농도를 낮추는 등 일관된 다면발현효과 방향성을 보이는 것과 달리, 넥스레톨은 hs-CRP 수치를 낮추나 요산 농도와 통풍 위험을 높이는 등 사이토카인 측면에서 일관된 결과를 보이지 않았다. 향후 기전 관련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이번 연구는 모집된 환자군 90% 이상이 백인이라는 점에서 동양인에게도 결과를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또 스타틴 불내성 환자만 대상으로 했기에, 그 외 인구에서 넥스레톨 효과는 확인할 수 없다.

이와 함께 넥스레톨 치료에 따른 간 효소 수치 증가 등 안전성 문제도 향후 연구에서 살펴볼 문제다. 통풍뿐 아니라 콩팥 기능을 떨어뜨려 담석증 위험도 높이는 이상반응 역시 연구에서 조사해야 한다.

박 교수는 "연구의 가장 큰 단점은 넥스레톨을 복용한 군에서 통풍이 유발되고 콩팥 기능이 떨어지며 담석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는 것"이라며 "향후 동양인을 대상으로 넥스레톨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또 넥스레톨과 스타틴 또는 에제티미브 등 복합제 사용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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