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3상 FLAIR 연구서 표준요법 대비 PFS 개선...심장독성 부작용 걸림돌 여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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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브루톤 티로신 키나제(BTK) 억제제 임브루비카(성분명 이브루티닙)가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표준치료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CLL은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질병 진행이 느리고 재발과 관해가 반복되는 림프구성 혈액암이다.

환자 약 50%는 3년 이내에 재발을 경험하고,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의 전체생존(OS)은 10~19개월로 예후가 좋지 않다.

이런 가운데 임브루비카와 맙테라(리툭시맙) 병용요법이 CLL 표준 치료로 여겨지는 플루다라빈+시클로포스파미드+맙테라(FCR) 병용요법 대비 PFS를 개선하면서 이목이 집중된다.

 

임상3상 FLAIR 연구 중간분석 결과 공개
임브루비카 투여군, PFS 중앙값 도달 안해

최근 영국 Leeds 암센터 Peter Hillmen 교수 연구팀은 임상3상 FLAIR 연구 중간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임상시험은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CLL 환자를 대상으로 임브루비카+맙테라 병용요법과 FCR 요법을 직접 비교한 연구다.

연구에는 영국 내 101개 기관에서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CLL 성인 환자 771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이브루티닙+맙테라 투여군과 FCR 투여군에 각각 1:1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은 무진행생존(PFS)으로 설정됐다.

53개월(중앙값) 추적관찰 후 중간분석을 진행한 결과, 이브루티닙+맙테라군의 PFS는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은 반면, FCR군은 67개월로 집계됐다(HR 0.44; 95% CI 0.32~0.60; P<0.0001).

3~4등급 흔한 이상반응은 백혈구 감소증이었고, 심각한 이상반응은 임브루비카+맙테라군 53%, FCR군 54%로 집계됐다. 치료 관련 사망은 각각 3건, 2건이었다.

연구팀은 "임브루비카+맙테라를 이용한 CLL 1차 치료는 FCR 병용요법에 비해 PFS를 유의미하게 개선했다"며 "다만, 전체생존에서는 이점이 없었다"고 말했다.

 

임브루비카의 여전한 걸림돌 '심장독성'

다만, 임브루비카의 심장독성 문제는 여전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개된 연구에 따르면 캐나다 CLL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임브루비카 투여군은 항암화학요법군에 비해 심방세동, 출혈, 심부전 발생률이 크게 높았다.

해당 분석 결과는 캐나다 청구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코호트 연구다. 연구에는 2007~2019년 CLL을 진단 후 치료받은 환자 데이터가 포함됐다.

분석 결과를 보면 3년 시점 심방세동으로 의료진 진료를 받을 위험은 임브루비카군이 대조군보다 2.04배 의미 있게 높았다(P<0.001). 심방세동으로 의료진 진료를 받은 비율은 임브루비카군이 22.7%, 대조군이 11.7%였다.

3년 시점 병원에서 진단한 출혈 발생률은 임브루비카군이 8.8%로 대조군 3.1%보다 높았다. 출혈 발생 위험은 임브루비카군이 대조군보다 2.49배 유의하게 컸다(P<0.001).

아울러 연구 등록 당시 두 군간 항응고제 치료 가능성이 같았음에도 임브루비카군이 코호트 입적일(index date) 이후 항응고제 치료를 시작할 가능성이 더 컸다.

특히 시간에 따라 변하는 변수로 항응고제 복용을 보정한 후에도 임브루비카군과 출혈 간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또 3년 시점 심부전 발생률은 임브루비카군 7.7%, 대조군 3.6%였고, 그 위험은 임브루비카군이 1.73배 유의하게 높았다(P<0.04). 

다만, 허혈성 뇌졸중과 급성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두 군간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같은 심장독성 문제는 이번 연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도 이브루티닙+맙테라군에서 8건의 심장 돌연사가 발생했다. 이는 FCR 병용요법 2건에 비해 많았다.

특히 연구팀은 이브루티닙+맙테라군에서 발생한 8건의 심장 돌연사 중 3건은 약물과 직접적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FLAIR 연구를 진행한 Peter Hillmen 교수는 "특히 고령의 고혈압 환자에서는 심장 돌연사를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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