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 2023] 노보 카그리세마, 당뇨병 환자 대상 소규모 임상2상 결과 공개
카그리세마, 각 치료제 단독요법 대비 32주째 혈당·체중 개선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노보노디스크의 카그릴린타이드가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인 세마글루타이드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파트너로 떠올랐다.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 대상 소규모 임상2상 결과, 카그릴린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를 병용하는 이른바 카그리세마(CagriSema) 치료 진행 시 각 치료제 단독요법보다 혈당이 개선되고 체중이 줄었다.

이번 임상2상 결과는 23~26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23)에서 공개됐고 동시에 The Lancet 6월 2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23)가 23~26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렸다. ADA 페이스북 영상 캡처.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23)가 23~26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렸다. ADA 페이스북 영상 캡처.

카그리세마, 비만 환자 임상2상서 체중 감량 효과 입증

카그릴린타이드는 천연 아밀린에 상동성(homology)이 높은 장기 지속형 아실화된 아밀린 유사체이다. 천연 아밀린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인슐린과 함께 분비되며, 포만감을 유발하는 호르몬이다. 위 배출을 지연시키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한다. 세마글루타이드와 작용 기전이 다르다.

카그리세마는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 대상 임상2상에서 의미 있는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 3.0mg)보다 체중을 더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두 약제 병용요법이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에 미치는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진행된 이번 다기관 이중맹검 임상2상은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카그리세마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카그리세마군, 32주째 당화혈색소 2.2%p·체중 15.6%↓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2021년 8월 2일~10월 18일 미국 17곳에서 SGLT-2 억제제 병용 여부와 관계 없이 메트포르민을 복용하고 있으며 체질량지수(BMI)가 27kg/㎡ 이상인 당뇨병 환자 92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카그릴린타이드 2.4mg과 세마글루타이드 2.4mg을 병용하는 카그리세마군(31명) 또는 세마글루타이드 2.4mg과 위약 투약군(세마글루타이드군, 31명), 카그릴린타이드 2.4mg과 위약 투약군(카그릴린타이드군, 30명)에 1:1:1 무작위 배정돼 주 1회 치료받았다. 남성 환자가 59명(64%)이었고 평균 나이는 58세, 평균 당화혈색소는 8.4%, 평균 체중은 106kg이었다. 

치료 용량은 4주 간격으로 0.25mg에서 0.5mg, 1.0mg, 1.7mg으로 증량한 이후 16주에 2.4mg 유지용량을 투약했고, 16주 유지단계를 갖고 5주 추적관찰을 시행했다.

1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당화혈색소 변화로 정의했다. 2차 목표점은 체중, 공복혈당, 연속혈당측정기(CGM) 매개변수 그리고 안전성으로 설정했다.

효능 평가는 무작위 배정된 참가자를 대상으로 이뤄졌고, 약물을 최소 1회 투약한 모든 환자군을 대상으로 안전성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등록 당시 대비 32주째 평균 당화혈색소는 카그리세마군 2.2%p, 세마글루타이드군 1.8%p, 카그릴린타이드군 0.9%p 감소했다. 카그리세마군의 당화혈색소가 카그릴린타이드군 대비 1.3%p 더 유의하게 개선됐으며(95% CI -1.7~-0.8; P<0.0001), 세마글루타이드군보다 0.4%%p 더 조절됐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95% CI -0.8~0.0; P=0.075). 이와 함께 카그리세마군 89%가 당화혈색소 7% 미만에 도달했다.

등록 당시 대비 32주째 평균 체중은 카그리세마군 15.6%, 세마글루타이드군 5.1%, 카그릴린타이드군 8.1% 감소했고, 카그리세마군의 체중 감량 효과가 세마글루타이드군 그리고 카그릴린타이드군보다 유의하게 컸다(모두 P<0.0001). 카그리세마군의 체중 10% 이상 감소 도달률은 71%였다. 

등록 당시와 비교한 32주째 평균 공복혈당은 카그리세마군 3.3mmol/L, 세마글루타이드군 2.5mmol/L, 카그릴린타이드군 1.7mmol/L 줄었다. 카그리세마군이 카그릴린타이드군보다 의미 있게 공복혈당 감소가 컸지만(P=0.001), 세마글루타이드군 대비 유의미하지 않았다(P=0.10).

CGM으로 확인한 목표혈당 범위(Time in range(TIR), 70~180mg/dL, 3.9~10.0mmol/L)는 등록 당시 카그리세마군 45.9%, 세마글루타이드군 32.6%, 카그릴린타이드군 56.9%에서 32주째 각 88.0%, 76.2%, 71.7%로 증가했다.

이상반응은 카그리세마군 21명(68%), 세마글루타이드군 22명(71%), 카그릴린타이드군 24명(80%)에게서 발생했다. 경도~중등도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가장 흔하게 나타났으며, 저혈당 2단계 또는 3단계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치명적 이상반응도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벨로시티 클리니컬 리서치 Juan Frias 교수는 "임상2상에서 카그리세마가 당화혈색소, TIR 등으로 평가한 혈당을 유의미하게 개선한다는 것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체중 감량 효과도 입증했다. 아울러 허용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도 관찰됐다"며 "이번 결과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카그리세마의 장기간 대규모 임상3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하버드의대 Caroline M. Apovian 교수와 Marie E. McDonnell 교수는 사설을 통해 "카그릴린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는 각각 효과적으로 위 배출을 지연시키고 글루카곤 방출을 억제해 뇌의 식욕 및 포만감 조절에 관여한다"며 "카그리세마는 비만을 치료하고 당뇨병을 예방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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