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 달간 GSK·화이자 60세 이상 노인용 백신 FDA 허가
영유아·임산부 대상 예방법 연구도 진행 중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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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긴 시간 예방법이 없었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질환에 드디어 백신이 등장했다. 지난달 노인용 백신 2개가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올해 중 출시가 예상된다.

노인뿐 아니라 영유아와 임산부 등 다양한 연령의 RSV 예방을 위한 연구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RSV는 전 세계적인 호흡기질환의 원인 바이러스로, 감염 시 호흡기에 영향을 미쳐 잠재적으로 심각한 질병이나 사망을 유발한다.

미국에서는 현재 고령자의 RSV 질환 부담이 상당히 높다. 코로나19(COVID-19) 유행 이후 노인 중 RSV 관련 환자가 급증했으나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기 때문이다.

RSV 질환의 중증도는 연령 및 만성 폐쇄성 폐질환, 천식, 울혈성 심부전과 같은 기저 질환에 따라 증가하기 때문에 노인들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달 노인용 RSV 백신이 2개나 FDA 허가를 받으면서 향후 질환에 대한 부담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노인용 RSV 백신 연달아 승인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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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화이자 RSV 백신 '애브리스보'가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FDA 승인을 획득했다. 5월초 GSK RSV 백신 '아렉스비'가 승인받은 데 이어 두 번째다.

애브리스보는 A형과 B형 RSV에 대응할 수 있는 2가 백신이다. 60세 이상 성인 3만 7000명이 참가한 RENOIR 임상3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허가를 받았다.

RENOIR 연구는 참가자를 애브리스보 120㎍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1:1 무작위 배정해 최소 2개 혹은 3개의 징후 또는 증상을 보이는 RSV 관련 하기도 질환에 대한 백신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 증상 2개 이상 RSV 하기도 질환은 애브리스보군 11명과 위약군 33명에서 발생해 애브리스보의 효능은 66.7%로 나타났다(96.66% CI 28.8~85.8).

증상 3개 이상의 중증 RSV 하기도 질환은 애브리스보군 2명, 위약군 14명에서 발생해 애브리스보의 효능은 85.7%로 측정됐다(96.66% CI 32.0~98.7).

2차 목표점인 RSV 관련 급성 호흡기질환은 애브리스보군 22명, 위약군 58명에서 발생해 애브리스보 효능은 62.1%였다(95% CI 37.1~77.9).

이에 앞서 5월 3일 GSK '아렉스비'가 FDA 승인을 받았다. 아렉스비 승인의 바탕이 된 연구는 17개국에서 모집된 2만 500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AReSVi-006 임상3상이다.

연구 결과 중앙값 6.7개월의 추적관찰 동안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을 통해 확인된 RSV 하기도질환은 아렉스비군 7건, 위약군 40건으로 아렉스비는 82.6%의 효능을 보였다(96.95% CI 57.9~94.1).

또한 중증 RSV 하기도질환에 대한 효능은 94.1%(95% CI 62.4~99.9), RSV 관련 급성 호흡기질환에 대한 효능은 71.7%(95% CI 56.2~82.3)로 나타났다.

백신 효능은 RSV A 및 B 균주에 대해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다양한 연령,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백신으로 인한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경증에서 중등도였고 일시적이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이번달 21일 노인에서 적절한 RSV 백신 사용에 대한 권장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화이자는 올가을 RSV 유행 시기에 맞춰 3분기부터 백신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모더나 역시 6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RSV 백신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상반기 중 FDA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승인 시 노인용 RSV 백신의 선택권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영유아, 임산부 등 적용 대상 확대 전망

노인뿐 아니라 다른 연령층의 RSV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연구도 한창이다.

화이자는 아브리스보의 적용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2~5세 건강한 아동, 기저질환을 가진 5~18세 소아청소년, 기저질환을 가진 18~60세 성인, 면역저하자 및 RSV 고위험군인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효능을 평가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임산부의 면역을 통해 출생부터 생후 6개월까지 영유아의 RSV 하기도질환 및 중증 하기도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사노피는 RSV 백신이 아닌 지속형 항체 주사제 '니르세비맙'을 개발 중이다. 니르세비맙은 1회 투여로 출생부터 첫 RSV 유행 시즌까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근 제41회 유럽소아감염병학회(ESPID)에서 발표된 HARMONIE 임상3b상 결과에 따르면, 니르세비맙을 1회 투여받은 생후 12개월 미만 영유아의 RSV 하기도질환 입원율이 비투여군 대비 83.21% 감소했다.

니르세비맙은 중증 RSV 하기도질환으로 인한 입원율을 75.51% 감소시켰으며 모든 원인에 의한 하기도 감염증 입원율을 58.04% 줄였다.

니르세비맙은 현재 FDA 심사중으로 8일 FDA 산하 항균제자문위원회(ADAC)에서 품목허가신청(BLA) 승인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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