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분비∙면역억제제 관련 임상시험 증가세
표적항암제 임상 비중 대폭 감소...면역항암제는 점유율 유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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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이 국내 임상 트렌드 변화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의약품 임상시험은 711건으로 직전해 842건 대비 15.6% 감소해 2019년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팬데믹 기간 동안 코로나19 관련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임상시험 수가 크게 늘어났지만, 안정세에 접어들자 평년 수준으로 회귀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학술연구 관련 임상보다 제약사 시행 임상시험 비중이 증가했고 표적항암제 임상 숫자는 대폭 감소했다. 이에 반해 면역억제제 및 내분비계 임상시험은 증가세를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내분비계∙면역억제제 임상시험 수 증가세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에 따르면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은 595건으로, 이 중 다국가 임상2/3상 시험이 각각 약 30건씩 감소했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들의 다국가 임상 수가 감소했다.

해외 제약사가 원개발사인 임상시험은 338건으로 전년 대비 15.1% 감소했으며, 이 중 다국가 임상시험이 325건으로 전년 대비 15.6% 감소했다.

 2018~2022년 식약처 임상시험계획 승인 현황. KoNECT 재가공
 2018~2022년 식약처 임상시험계획 승인 현황. KoNECT 재가공

항암제 임상시험은 259건으로 전체 36.4% 비율을 차지하며 여전히 가장 많이 수행되고 있으나, 2021년 321건 대비 19.3%로 가장 크게 감소한 분야다. 특히 표적항암제 임상시험은 151건으로 전년 대비 24.9%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개발에만 성공하면 적응증을 다수 확보할 수 있는 면역항암제 임상시험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내분비계 및 면역억제제 임상시험 수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내분비계 임상시험은 92건으로 전년 대비 48.4% 증가했다. 특히 국내 제약사가 수행한 임상시험이 37.7% 증가했다. 이는 당뇨병을 비롯한 내분비∙대사성 질환에 대한 국내 제약사의 제품이 활발히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가 안정세에 접어들며 감염병 관련 임상시험(항생제 등)은 2021년 60건에서 지난해 41건으로 약 31.7% 감소했다.

팬데믹 이후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은 감소세를 보이나 감염병 재창궐의 위험도를 고려해 향후 부스터샷 또는 변이와 관련된 임상시험 비중은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국내사는 지난해 종근당이 19건으로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수행했고 대웅제약(16건), 휴온스(8건)가 뒤를 이었다. 

다국적 제약사에선 한국MSD(20건), 한국로슈(15건), 한국노바티스(14건), 한국얀센(10건) 등이 많은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은 한국아이큐비아(32건), PPD(28건), 노보텍아시아코리아(18건), INC research(17건) 등 글로벌 CRO가 임상시험 수행에서 중심이 됐다.

연구기관은 서울아산병원(18건), 서울대병원(15건), 세브란스병원(15건) 순이었다. 

 

다국가 임상시험, 

스페인인도 등 R&D 인센티브 혜택 국가로 비중 이동 

지난해 전체 프로토콜 기준 상위 10위권 이내 임상시험 글로벌 점유율은 하락하거나 근소하게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과 유사한 수준을 회복했고 중국은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

중국은 최근 3년간 급격하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며, 지난 3년간 4%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임상시험 상위 국가의 점유율이 3~4%대임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상당한 속도로 성장한 것을 알 수 있다.

2020~2022년 프로토콜 기준 다국가 임상시험 점유율 순위. 자료= 미국 NIH, Clinicaltrials.gov. KoNECT 재가공
2020~2022년 프로토콜 기준 다국가 임상시험 점유율 순위. 자료= 미국 NIH, Clinicaltrials.gov. KoNECT 재가공

특히 최근 임상시험은 간소화된 승인 절차 등 효율적 규제 및 연구개발(R&D) 인센티브 등 유인책이 있는 국가들(스페인, 호주, 인도 등)과 분산형 임상시험(스페인, 독일, 캐나다, 프랑스) 도입이 활발히 이뤄지는 국가 위주로 활성화되고 있다.

한국의 다국가 임상시험 수행 수는 2011년 19위에서 2020년 10위까지 상승했으나, 최근 3년간 점유율과 순위가 모두 하락해 지난해는 11위를 기록했다.

다국가 임상시험은 국제 표준에 대한 이해도 향상, 국내 제약산업으로의 지식 및 기술 이전, 신약개발 선진국들의 인식 전환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다국가 임상시험은 신약개발 이후 별도 가교시험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돼 자국민의 신약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사들이 다국가 임상시험 참여에 적극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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