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발생 위험, 세포독성항암제 대비 2.5배 높아
당뇨병 동반 비소세포폐암 환자, 키트루다 효능 떨어져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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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암 치료를 위한 면역항암제가 진료 현장에 속속 진입하는 가운데 당뇨병을 동반한 암 환자를 위한 치료전략 개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면역항암제를 투여받는 암 환자는 세포독성항암제로 치료받는 환자에 비해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을뿐더러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는 면역항암제 효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면역항암제는 암 세포가 인체의 면역체계를 회피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면역세포가 암 세포를 더 잘 인식해 공격하도록 하는 기전이다.

이는 세포독성항암제의 한계를 극복, 2018년 기준 미국 암 환자의 44%가 면역항암제로 치료를 시도할 정도로 암 치료옵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면역항암제는 일부 환자에서 면역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내분비기관 염증 등 이상반응이 발생한다. 그 중 하나가 당뇨병이다.

지난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2005년~2020년 내원 환자 중 면역항암제를 투여받은 환자 221명과 세포독성항암제를 투여받은 110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당뇨병 발병 위험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면역항암제 투여 환자는 세포독성항암제 환자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2.45배 높았다.

약물 투여 후 시간이 지나면서 혈당이 상승한 환자 비율 역시 면역항암제 투여 환자군이 10.4%로, 세포독성항암제 투여 환자군 7.4%보다 높았다.

이에 연구팀은 면역항암제를 투여받은 군의 혈당 상승의 임상적 양상과 특징을 분석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면역항암제 사용 3개월 내 평균 혈당이 당뇨병 진단 기준인 126mg/dL를 넘어섰다. 이들은 면역항암제 투여 후 림프구증가증이 두드러졌다.

연구를 진행한 이유미 교수(내분비내과)는 "면역항암제를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환자의 임상적 특성을 기반으로 당뇨병 고위험군을 예측하고 선별해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뇨병 유발 면역항암제, 당뇨병 동반 시 효능 저하

최근에는 당뇨병을 동반한 암 환자는 면역항암제 효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당뇨병은 면역기능 장애와 관련돼 있어 결장, 직장, 유방, 자궁내막, 담낭, 간세포 등에서 악성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일반인 보다 높고, 생존율은 낮춘다고 알려진다.

그러나 당뇨병이 면역항암제 효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연구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텔아비브 수라스키메디컬센터 Yasmin Leshem 박사 연구팀은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효능이 당뇨병 동반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평가한 연구 결과가 Cancer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17년 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이스라엘 텔아비브 수라스키메디컬센터에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로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을 받거나,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투여한 환자의 의무기록을 검토했다.

적격환자 203명 중 51%(105명)는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투여 받았고, 나머지 환자들은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을 받았다.

전체 환자 중 25%(51명)는 당뇨병 환자였다. 이들의 82%(42명)은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복용 중이었고, 14%(7명)는 인슐린을 투여 중이었다.

26.9개월 추적관찰 결과, 당뇨병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PFS)은 5.9개월로, 당뇨병이 없는 환자(7.1개월)에 비해 짧았다(P=0.004).

전체생존기간(OS) 역시 당뇨병 동반 환자는 12개월에 불과했지만,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는 21개월에 달했다(P=0.006).

이 같은 경향성은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받은 환자에서도 유사했다.

실제 당뇨병을 동반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받은 환자의 OS는 12개월이었지만, 당뇨병이 없는 환자는 27개월로 집계됐다(P=0.03).

cox 비례-위험 모형을 이용한 다변량 분석에서도 당뇨병은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재발 위험을 67%(HR 1.67; 95% CI 1.11~2.50; P=0.01), 사망 위험을 73%(HR 1.73; 95% CI 1.09~2.76; P=0.02)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면역항암제는 당뇨병을 동반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아웃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이번 연구는 전이성 비소세포페암 환자만 대상으로 한 만큼 다른 암종에서의 영향도 확인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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