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분산형 임상시험 지침 초안 공개 "충분한 이점 가져"
전 세계 시장 매년 10% 성장 거듭 전망...한국도 뜨거운 열기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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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전 세계 임상시험 시장의 격변이 예상된다.  임상시험센터, 즉 현장 중심에서 이뤄지던 임상시험 방식이 점차 비대면으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분산형 임상시험(DCT) 지침 초안을 내놓으면서 시장 변화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분산형 임상시험은 연구의 일부 또는 전체가 전통적인 임상시험 장소, 즉 임상시험기관이 아닌 연구 참여자의 집이나 참여자의 이동이 편리한 지역 의료시설에서 진행되고 데이터가 온라인으로 수집되는 방식을 말한다.

 

FDA, 지침 초안 공개...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경계 강조 

최근 FDA는 의약품, 생물학적 제제, 의료기기 등에 대한 분산형 임상시험 지침 초안을 공개했다.

지침 초안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에 따라 전통적 임상시험의 대안으로 떠오른 분산형 임상시험을 촉진하기 위한 취지다.

FDA는 "분산형 임상시험은 임상시험 참여자의 편의 향상, 간병인 부담 감소, 임상시험 효율성 향상, 희귀질환 연구 촉진 등 수많은 이점이 있다"며 "이번 지침 초안은 임상연구를 현대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번 지침 초안에는 △분산형 임상시험 설계 △조사자 방문 및 임상시험 활동 △데이터 전송을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활용 △임상시험 시행 제약사 및 의료기관의 역할과 책임 △안전성 모니터링 등의 내용이 담겼다.

우선 FDA는 분산형 임상시험 설계 시 전통적 임상시험과 다른 장소에서 진행되는 만큼, 연구 참여자의 모든 기록을 보관할 수 있는 물리적 장소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데이터의 취합 과정과 취합된 데이터는 임상시험 조사관이 모니터링하도록 했다.

수집된 데이터는 전통적 임상시험을 통해 수집된 자료와 비교할 때 정확성이 다를 수 있지만 우월성, 타당성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다만, 대조약은 그동안 효능과 안전성 평가 시 전통적 임상시험 환경에서 진행된 만큼 비열등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이에 분산형 임상시험 연구자가 비열등성 입증을 위한 연구를 계획할 때는 FDA와 상의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연구 참여자와 대면이 필요한 경우라면 임상시험 담당자나 지역 내 의료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들은 임상시험 프로토콜에 자세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대면이 필요하지 않다면 원격의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특히 분산형 임상시험은 임상시험기관 현장에서 이뤄지지 않는 만큼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에 주의를 강조했다.

실제 FDA는 이번 지침에서 연구 참여자의 데이터를 전송할 때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에 관한 지침을 따를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분산형 임상시험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적극 활용되는 만큼 임상시험 참여자라면 누구나 해당 기술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FDA는 "분산형 임상시험의 활성화는 의학적 필요가 높은 영역에서 약물 개발을 촉진할 것"이라며 "이는 환자에게 더 많은 치료옵션과 더 나은 치료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급성장 전망 DCT 시장...한국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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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형 임상시험이 전통적 임상시험의 대체로 떠오르면서 관련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디테크 인사이트에 따르면 분산형 임상시험 시장은 2021년 88억달러에서 오는 2026년 142억달러 규모로 매년 1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 성상의 배경은 분산형 임상시험의 분명한 이점 때문이다.

분산형 임상시험은 연구 대상자 모집을 오프라인 뿐 아니라 웹사이트, 모바일로도 가능해 임상시험 모집 속도와 참여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 임상시험을 위한 장소에 구애받지 않아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특히 임상시험 진행을 위한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이는 곧 신약 개발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아울러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이용해 분산형 임상시험을 진행할 경우 누락이나 변형 없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도 있다.

실예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해 환자 모집 12주 만에 3만명의 참여자를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스마트폰으로 임상시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구현, 참여자들의 의료기관 방문을 최소화했다.

분산형 임상시험이 글로벌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하면서 한국도 발맞추고 있다.

우리나라의 분산형 임상시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2019~2022년 국내 분산형 임상시험 비율은 다국가 임상시험에서 1.1%, 단일국가 임상시험에서 7.5%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에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분산형 임상시험 활성화를 위해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과 스마트 임상시험 플랫폼 기반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2021년 글로벌 제약사, 국내 제약사, 대학병원 임상시험센터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 비대면 임상시험 가이드라인 개발에 착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요 국가에서 분산형 임상시험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미국이 대표적인 국가다"라며 "한국도 분산형 임상시험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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